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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초대형 이슈가 터져나왔습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오는 26일까지 단일후보를 뽑는 데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단일후보가 되느냐와 함께 어떤 정책을 펼칠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대선공약검증팀'에선 이들 두 후보가 내놓은 주요 정책 50가지를 비교해 분석해봤습니다. 정치쇄신을 비롯해 일자리와 복지, 경제민주화, 대북정책 등 분야에서 두 후보의 정책 유사도가 얼마나 되는지, 차이는 무엇인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를 통해 향후 단일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밀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말]
[기사보강 : 9일 오후 3시 47분]

[오마이뉴스 공약검증팀 : 김종철 김시연 최지용 강민수 / 그래픽: 고정미]

<일자리-노동 부문> 문재인 후보 vs. 안철수 후보 대선 공약  정책 유사도
 <일자리-노동 부문> 문재인 후보 vs. 안철수 후보 대선 공약 정책 유사도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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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일자리-노동 관련 정책은 전체 10개 주요 분야에서 대부분 일치한다. 정책의 큰 줄기로 문 후보는 '일자리 대통령'을 내세우며 정부가 직접적으로 일자리 정책을 책임지는 것을 강조했고, 안 후보는 '국민적 합의를 통한 사회통합적 일자리 창출'에 무게를 실어 차이를 보였지만, 각 사안별 공약에서는 높은 유사도를 나타냈다.

특히 일자리 창출 정책에서 '노동시간단축'을 핵심적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띤다. 문재인 후보는 현행 주 40시간 노동, 최대 연장근무 12시간만 철저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70만 개의 일자리 창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안 후보는 구체적인 노동시간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총 노동시간 대폭 감축'을 구상 중이다.

'노동시간단축'은 일자리 창출 방안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과거 다른 나라 사례에서처럼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쉽지 않다. 문 후보는 현행 제도를 철저히 이행하는 쪽으로, 안 후보는 과감한 단축을 시도하는 쪽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방안도 유사하다. 먼저 두 후보 모두 최저임금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노동계의 오래된 요구사안이기도 하다. 2011년 기준 노동자 평균임금은 시간당 1만1000원가량으로, 두 후보가 공약을 이행하면 2013년 기준 4860원인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기대된다. 다만 두 후보의 공약은 노동자 평균임금 50%를 '최저임금 산정 기준'으로 하는 제도화까지 나가지는 못했다. 현재 최저임금노동자는 200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 "불법파견 금지 법안"... 안, 언급 없으나 공약 추가 가능성

양질의 일자리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와 정리해고 등 고용불안 문제와 직결한다. 두 후보도 이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비정규직 문제해결의 기본방향으로 놓고 제도개선을 공약했다. 공공부분의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전화시키는 것도 일치한다. 또 쌍용자동차 사태로 대표되는 정리해고 문제에도 동일하게 '정리해고 요건 강화'라는 예방책을 내놨다. 사용자가 해고를 시킬 수 있는 조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약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학습지교사, 택배노동자, 화물차운전자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관련해 문 후보는 '노동기본권 보장'이라는 포괄적 범위의 공약을 제시했고, 안 후보는 '산재보험 임의 가입'을 내놓았다. 특수고용노동자는 실제 노동자처럼 일하지만 신분은 개인사업자로, 제도적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안 후보가 제시한 '산재보험 가입'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공약으로 볼 수 있다.

또 현재 20여 일에 송전탑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사례로 대표되는 불법파견, 위장도급의 문제에 문 후보는 "금지 법안을 만들겠다"고 밝힌 반면, 안 후보는 아직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안 후보는 지난달 25일 현대자동차 송전탑 고공농성 현장을 찾아 이들의 문제와 요구사안을 들었다. 이후 관련된 공약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그밖에 청년고용의 제도적 지원 마련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통령 기구를 설치하는 점도 두 후보가 일치한다. 또 '60세까지 정년 연장'도 공통점이다.

두 후보의 일자리-노동 정책이 매우 유사한 이유는 그동안 기업 중심의 경제체제에 문제를 제기해온 노동계의 목소리가 비중 있게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총선부터 한국노총과 통합을 이룬 상태고,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 이경훈 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이 문 후보 캠프에 결합해 있다(문재인 후보 측은 이경훈 전 지부장이 통합진보당 사태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캠프 노동위원회 부위원장에서 사퇴했다고 밝혀 왔다). 안 후보 캠프에도 이용식, 김태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등 노동계 인사들이 합류했다. 두 후보의 일자리-노동 정책의 유사도는 대략 85%다.


태그:#문재인, #안철수, #비정규직, #최저임금, #노동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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