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진그룹이 자신의 지주기업인 정석기업과 그룹소유 인하대학교(학교법인 인하학원·조양호 이사장)를 비판했던 인천의 시민단체 사무처장을 지난 9월 인천지방검찰청에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과잉 대응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은 "6일 오후 인천지검으로부터 출두 명령을 받고나서야 한진그룹이 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지난 6월 인하대학교가 임차해 의과대학으로 사용하고 있는 정석기업(한진그룹 지주기업) 소유의 정석빌딩 임차료에 의혹을 제기하며 인하대에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당시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대학등록금으로 기업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정보공개를 거부하던 인하대는 지난 8월 '정석빌딩 임대료 징수 내역'을 공개했다. 당시 인하대가 공개한 내역을 보면, 인하대는 정석기업한테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해마다 많게는 임대료로 7억 8700만 원에서 적게는 6억 5700만 원을, 관리비로 매년 7억 원 납부해 5년간 모두 72억 37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당시 "재벌이 학교에 투자를 해도 모자랄 마당에 재벌 소유 빌딩에서 매년 십수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걷어갔다는 건 결국 등록금으로 장사를 해온 것"이라고 비판한 뒤, '5년간 72억원 납부'를 근거로 17년간 240억 원 납이면 건물을 짓고도 남는다. 지금이라도 정석빌딩을 인하대 자산으로 하든지, 의대건물을 새로 짓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한진, 인하대 정보공개 거부 이어 '인천공항 특혜' 의혹)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의 비판에 대해 한진그룹은 지난 8월 29일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가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등 위계의 방법으로 정석기업과 한진그룹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해명과 시정을 촉구하며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법적 조치(명예훼손혐의 고소)를 취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당시 한진그룹은 "인하대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한진그룹이 부동산 임대수익을 챙겨왔다. 대학을 운영하는 재벌이 학교에 투자는 못 할망정 그룹 소유 빌딩에서 수십억 원씩 임대료를 걷어간 것은 등록금으로 장사를 해온 것'이라는 등의 사실을 언론에 유포함으로써 정석기업과 한진그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소는 한진그룹 측의 후속작업인 셈이다.

인하대학교는 학교법인 인하학원소유로 이사장은 한진그룹 회장인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맡고 있다.
▲ 인하대 인하대학교는 학교법인 인하학원소유로 이사장은 한진그룹 회장인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맡고 있다.
ⓒ 인하대학교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물류전문대학원 임차건물은 위법, 의대 임차건물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하대 의과대학은 1995년 의과대학 설립을 승인 받은 뒤 건물이 없어 남구 용현동 캠퍼스 내 5호관 옆 시험동 건물을 의대 건물로 사용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6년 지금의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을 지었다. 하지만 대학병원을 건립할 때 강의동과 연구실, 교수실 등 의대가 사용할 공간을 따로 마련하지 못한 게 결국 화근이 돼 인하대 의대는 대학병원과 인접한 정석빌딩을 의대로 임차해 쓰면서 매년 수억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인하대가 의대로 사용하고 있는 임차건물은 위법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의과대학뿐만 아니라 인하대가 물류전문대학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임차건물도 '교사와 교지는 학교법인 소유여야 한다'는 대학운영규정2조 위반이라고 밝혀지면서 교육과학기술부가 '신입생 모집 정지'라는 시정명령을 내리기까지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재 인하대 의대 임차건물의 위반여부에 따른 시정명령 수준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물류전문대학원과 같은 상황이라 형평성과 공정성을 놓고 고심하는 교과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으며, 인하대 또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인하대병원은 병원신관을 증축한다면서 직원들에게 자율적인 기부금모집이라는 허울아래 100억원이 넘는 돈을 병원 내 의사와 간호사, 직원들로부터 모금한 반면 한진그룹은 단 한 푼도 내놓지 않아 반강제적이라는 여론의 지탄을 받았으며 신관 건축허가를 받을 당시에도 강의실, 연구실 등이 없어 한진그룹이 여전히 위법 임차건물로 의대를 운영하려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한진그룹이 고소를 한 것에 대해 행점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한진그룹이 끝내 정보공개를 거부한 1)학교법인 인하학원에는 기업별 기부내역과 주식보유현황 2) 인하대부속병원에는 병원 내 부대시설의 매점 및 모든 판매점과의 거래내역, 조에밀리리 대한항공 상무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계약 내용 3) 인하대, 인하공업전문대에는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전무가 이사로 있는 한진정보통신과의 거래내역 등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은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 불법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재벌3세의 지위를 이용해 소상공인들을 울리며, 병원직원들의 땀방울을 자율기부아래 빨아가며, 학생들의 피땀을 등록금을 갈취하는 나쁜 재벌의 표상이 되어버린 한진그룹은 이제 더 이상 인하학원의 재단으로서 자격과 도덕성을 상실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고소에 맞서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며, 한진그룹의 불법과 부도덕함을 더욱 알려 반 한진그룹 연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하대, #한진그룹, #대한항공, #조양호, #인하대의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