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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kv 고압 송전탑 공사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경남 밀양지역 주민과 한국전력공사가 8일 내지 9일 '3차 실무회의'를 할 예정이어서 회의 결과에 관심이 높다.

또 송전탑 공사를 추진해온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김 사장은 사퇴에 앞서 밀양시민한테 사과부터 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주민대표, 3차 실무회의 이번 주에 열듯

한국전력과 송전탑 반대 밀양지역 4개면(부북․상동․단장․산외) 주민대표들은 이번 주에 3차 실무회의를 한다. 한국전력은 8일, 주민대표들은 9일 회의를 열 것을 제안해 놓고 있다. 실무회의는 지난 10월 9일 1차, 30일 2차에 이어 열리는 것이다.

밀양 보라마을 고 이치우씨가 지난 1월 16일 송전철탑 공사에 반대하며 분신 사망한 가운데, 마을 주민들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조문.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밀양 보라마을 고 이치우씨가 지난 1월 16일 송전철탑 공사에 반대하며 분신 사망한 가운데, 마을 주민들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조문.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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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실무회의에서 입장 차이가 좁혀 질지 의문이다. 주민대표들은 2차 회의까지 ▲ 고소고발 취하 ▲ 창구 단일화 ▲ 2개월간 공사 중단 등을 요구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 보상협상을 주제에서 제외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은 주민대표측이 공문을 보내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고 싶은데, 실무회의만 하는 상황에서 본회의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인데 철탑(96번) 부지 불법 가건물은 원만한 대화를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최근 한국전력은 경과지 마을이장들을 모아 '주민설명회'를 하기도 했다.

'밀양 4개면 주민대책위원회'와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9일 실무회의를 열 것을 제안해 놓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한국전력 요구대로 주민회의를 8일에 열 것인지는 논의해서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주에 3차 실무회의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이 마을이장한테 주민설명회를 한 것과 관련해, 대책위 관계자는 "경과지 10개 마을 가운데 몇명만 참석하고 대다수는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과 마을주민대표 사이 대화는 지난 9월 국회 지식경제위에서 제기하고,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10월 5일 밀양을 방문해 주민대표들과 대화를 약속한 뒤부터 이루어졌다.

이병하 "김중겸 사장은 밀양시민에 사과부터"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통합진보당 이병하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 예비후보는 7일 논평을 내고 "김중겸 사장은 사퇴에 앞서 밀양시민께 사죄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이 예비후보는 "김중겸 사장은 주민의 안타까움 목숨마저 앗아간 폭력적인 밀양송전탑 건설을 이끈 인물이 아닌가"라며 "죽음의 땅을 거부하는 주민들을 짓밟고 폭력까지 서슴지 않는 한전의 오만방자함에 주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70대 노인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제발 살려달라'는 주민들의 절규를 무시하고, 시의원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주민들을 포박하는 일련의 사태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하 예비후보는 "결국 이번 김중겸 사장의 자진 사퇴는 스스로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자, 임기를 2년여 남겨두고 중도사퇴를 결정한 것은 무책임함을 넘어 사고치고 도망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김중겸 사장은 사퇴에 앞서 밀양 주민들께 진심으로 사죄하고, 한전의 공사와 관련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마무리 짓는 것이 먼저다. 주민들과 한 약속 또한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라며 "죽음을 부르는 밀양송전탑 건설 공사 전면중단을 다시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고 이치우 열사 분신사망' 명칭 사용 못해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단체들은 앞으로 '고 이치우 열사 분신․사망'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6일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이 유족들이 냈던 '명칭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고 이치우(74) 어르신은 지난 1월 16일 오후 8시10분경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경남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보라마을 입구 다리에서 분신 사망했다. 이후 주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해 왔다.

유족들은 '고 이치우 열사 분신 또는 사망'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지난 9월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고 이치우 열사 분신 또는 사망'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위반할 때 1회당 1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명칭의 사용 때문에 유족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춰 보면 가처분으로 위 행위의 금지를 명할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가져가기 위해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밀양에만 69기의 송전탑이 들어선다. 밀양 4개면 주민들은 송전탑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공사 현장 9곳에 움막과 천막 등을 설치해 놓고 반대 활동을 벌여 왔다. 송전탑 공사는 지난 10월 한국전력과 주민대표들이 대화하면서 잠정 중단된 상태다.


태그:#밀양 송전탑, #한국전력공사, #핵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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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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