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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말 어느 날, 나른한 오후 3시쯤 아무개 통신사 법인영업부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평소에는 이런 전화를 잘 받지 않고 바쁘다고 하며 전화를 끊는데, 나른한 오후 시간이라 잠도 좀 깨고 기분도 전환할 겸 상담원과 통화를 해보았습니다. 또 사용하는 아이폰을 반납하고 갤럭시3로 가입하면 엄청난(?) 혜택을 준다고 하여, 어떤 혜택을 주겠다는 것인지 궁금하여 자세히 물어보았습니다.

물론 저는 갤럭시3로 바꿀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음달 출시를 예고한 아이폰5로 당장 바꿀 계획도 없습니다. 2년 전에 가입한 아이폰4 약정이 끝나 할부금 포함하여 매월 8만 원 넘게 나가던 통신비가 이제 겨우 5만 원대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아이폰4를 그대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사실은 아이폰4 2년 약정기간이 끝나갈 무렵 공교롭게도 전원 버튼이 고장나서 보험처리를 하고 새 폰과 다름없는 리퍼폰을 받았기 때문에 당분간 사용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최근 리퍼폰으로 교체한 아이폰4
 최근 리퍼폰으로 교체한 아이폰4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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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이런 제안이 나온 것은 '애국심폰'(갤3)을 생산하는 회사에서 아이폰5 국내 출시가 자꾸 연기되고 있는 틈을 타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담원이 제안한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만 주는 파격적인 혜택은 이렇습니다.

▲ 갤럭시3로 가입하고 아이폰4 반납하면 현금 40만 원 지급
▲ 영화 상품권 카드 19만2000원 지급
▲ 6만2000원, 6만5000원 대신 5만2000원 요금제 가입 가능(기기 할부금 언급 안 함)
▲ 약정기간 36개월이지만, 24개월만 사용하면 최신폰 교체(물론 '애국심폰' 계열)

그래서 상담원에게 2년간 납부하는 기기 할부금은 얼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월 5만2000원 요금에 기계 할부금 1만1000원을 포함해서 매달 6만3000원을 내야 하고 대신 약정기간은 36개월이지만, 24개월 이상 사용하면 최신폰으로 바꿔준다고 하였습니다.

40만 원 현금지원 해준다? 중고 아이폰 판매 가격이 40만 원

다시 상담원에게 24개월 사용 후에 최신폰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월 할부금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24개월 후에는 통신비 5만2000원만 내면 되는지 다시 확인을 하였지요.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은 "약정기간이 36개월이기 때문에 24개월이 지나도 최신폰으로 교체하고 다시 약정하지 않으면 36개월 될 때까지 매월 6만3000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갤럭시3 할부금으로 매월 1만1000원씩 36개월 동안 39만6000원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더군요. 그래서 상담원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아이폰을 반납하면 현금 40만 원을 돌려준다고 하더니 결국 39만6000원 기계 할부금이나 마찬가지군요?"
"(약간 당황하면서) 그래도 영화상품권 19만2000원을 드리니 고객님이 훨씬 이익입니다."
"그래요? 저는 24개월 약정이 끝났기 때문에 만약 갤3 가입하게 되면 제가 그냥 중고로 아이폰4 팔아도 중고 사이트에서 4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는데. 혹시 아세요? 이런 걸 가지고 아이폰 사용자만을 위한 특별 혜택이라고 하는 것은 좀 과장되었는데요."

"아~ 예. (훨씬 더 당황하면서) 저희는 중고 사이트 가격은 잘 모르구요. 그래도 영화상품권 만큼 혜택을 보시는 겁니다."
"예, 고맙지만 아이폰4 그냥 사용하려구요.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폰 판매가격
 아이폰 판매가격
ⓒ 올레KT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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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상담원과의 통화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뭐 대단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폰4 2년 약정이 대부분 끝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냥 대리점 가서 갤3 가입 해도 보조금 받으면 이 정도 조건으로 충분히 가입할 수 있을 겁니다.

앞서 마케팅 상담원에게 말했던 것처럼, 아이폰4(32GB) 중고로 구입하려고 중고 사이트를 알아봤더니 약정 없는 기계들은 30~4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었습니다. 통신사 홈페이지에는 16GB 모델이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구요.

실제로 구입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조건에 중고 기계가 거래된다면, 통신사에서 아이폰4 반납 조건으로 현금 40만 원을 주겠다는 것은 매력 있는 제안이 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최신 스마트폰을 공짜(?)로 주고, 현금 40만 원을 돌려준다는 제안과 19만2000원 상당의 영화상품권을 함께 주겠다는 제안이 솔깃하기는 하지만, 조목조목 따져보면 별 대단한 혜택이랄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스마트폰, #아이폰, #갤럭시, #공짜폰, #현금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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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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