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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이상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민주당' 점퍼만 입으면 국회의원이 되고 대선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던 지역이다. 그러나 올해 대선은 사정이 달라졌다.

문재인 40.4%, 안철수 52.7%.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민주통합당의 후보의 지지율이 무소속 후보보다 낮거나 접전을 벌이는 '기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오마이뉴스>는 4일 오후 8시 전남대 인근의 한 주점에서 이 지역 20대 대학생들의 좌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좌담에서 대학생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는 관계 없이 "민주당은 광주·호남 지역에서는 새누리당과 다를 바가 없는 기득권 정당"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민주당을 뽑는 것일 뿐, 대학생들은 민주당을 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섯 명의 학생 중 문재인 후보 지지자는 두 명, 안철수 후보 지지자는 한 명이었다.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학생 한 명은 야권 단일후보에게, 다른 한 명은 박근혜 후보를 포함해서 공약을 들어보고 뽑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지지의 가장 큰 이유로 '조직력'을 꼽았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인권변호사로 살아온 삶의 궤적과 세 후보 중 비교적 20대를 위한 정책이 구체적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지목됐다.

안철수 후보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로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준다", "더 포괄적인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는 답이 다수였다. 그러나 "너무 정책이 나오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지지를 권유하기 민망할 때도 있다"는 대답도 있었다.

야권후보를 지지하는 학생들은 좌담회 내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로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든 간에 야권단일화가 성사되면 반드시 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오마이뉴스> 이승훈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다음은 좌담회를 정리한 내용이다.

이승훈 <오마이뉴스> 기자(이하 훈) : 좌담회 시작하기 전에 우선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부터 '까고' 시작하자. 어떤 후보들 지지하시나. 

신원경(23세, 전남대 경영학부 4학년, 이하 신) : 저는 문재인이다.

이상희(22세, 전남대 건축학부 3학년, 이하 이) : 저는 안철수.

박지민(23세, 전남대 철학과 4학년, 이하 박) : 저는 지지후보를 못 정했다. 야권 단일후보 나오면 찍으려고 한다.

강승원(23세, 전남대 신방과 2학년, 이하 강) : 저는 문재인쪽에 가깝다.

김도훈(가명, 23세 전남대 경제학과 2학년, 이하 김) : 저는 아직 누구 찍을지 못 정했다. 하지만 안철수에 가깝다.

: 박지민씨는 왜 지지하는 후보가 없나.  

: 안철수와 함께하는 시민정책포럼 대표긴 한데. 아직 제가 두 후보 다 자세히 모른다. 그래도 단일화하면 누가 되더라도 지지를 할 생각이다.

"문재인 당 마음에 안든다는 사람 많아... 민주당 신뢰 잃었다" 

이상희씨
 이상희씨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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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에 광주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취재해 보니 시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신과 분노, 불만이 너무 많았다. 50대 이상 되신 분들도 그렇고. 20대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나는 광주에서 태어나서 광주에서 자라고 사실 이 도시를 벗어나본 적이 별로 없다. 저는 문재인을 지지하지만 최근 대선 앞두고 주변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면 문재인이 민주통합당이라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민주당이 집권을 해도 호남지역은 계속 소외를 받아오고 그런 것 때문에 호남 민심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이런 부분이 근본적으로 쇄신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얘기는 계속 나올 거다.

: 아까 말씀하신 대로 당이 마음에 안 든다는 사람이 많다. 광주는 텃밭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해왔다. 만약에 이번 대선에 안철수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면 문재인 후보가 당연히 지지를 받았을 것. 저는 안철수가 등장하고 안철수가 지지를 받는 상황이 광주에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 민주통합당에 대한 제 생각은 두 가지다. 민주통합당이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는 야권이었다지만 광주전남에서는 새누리당과 같은 급의 엄청난 기득권이었다. 이곳에서 시민활동 하는 사람은 오히려 민주당 출신이 없을 정도다.(웃음) 학생들이나 젊은 사람들을 봐도 20대 후반에서 서른 살 사이에는 민주당에 들어간 사람이 거의 없다. 민주당은 진보정당이라거나 청년들을 대표하는 당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한 여건을 만들어왔던 게 민주당이다.

: 제가 느낀 바대로 말하자면 그동안에는 민주통합당이 사람들 신뢰를 잃었지만 다른 새로운 정당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어서 그게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진보정당이 들어오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도 있으니까 민주당이 마음에 안 들어도 울며 겨자먹기로 (찍는거다). 사실은 박근혜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 호남 지역이 그동안 민주당에 몰표를 줬다. 그랬더니 민주당이 호남에는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민주당만 무조건 뽑아줄 게 아니라 경쟁을 시켜야 할 것 같다. 저번 총선 때도 서구에서 새누리당 이정현씨 보니까 득표율도 높던데.

: 제 주변 어른들은 "누가 집권하나 호남은 진창 밀어주기만 밀어주고 효과는 못 얻었다"는 얘기도 많이 한다.


: 호남에서 민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했던 배경들이 있지 않나. 그게 민주화의 원동력이라고 볼 수도 있고. 과거 야권이 의회에서 그나마 힘을 갖게 되는 배경에 호남의 절대적 지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지역에서 호남을 절대적으로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에 대해서 요즘 20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박 : 학생들이 정치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단적인 예로 제가 전남대 다니는데 얼마 전에 5.18 행사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다. 5.18 행사 학교에서 하고 있으면 시끄럽다고 하고 취업률 떨어지면 책임질거냐고 항의하는 학생들도 있다. 지금 학생들에게 정치를 생각할 여유도 없다. 더구나 지방대다보니까 그런 걱정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저희 과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때문에 많이 싸운다. 이 분이 명예철학박사를 받으러 2년 마다 한 번씩 벌써 세 번인가 왔다가 학생들 반대로 되돌아갔다. 학업적 성취도 없는데 무슨 정몽준한테 박사학위를 주냐고 반대하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전남대 학생들이 제일 욕한다. 정몽준 박사 주면 50억 정도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의대 같은 경우는 좋은 데로 옮겨야 하는데 그 돈 받아서 투자하면 좋지 않으냐는 얘기도 나오고, 전남대나 광주전남이 민주당에 너무 치우쳐있으니까 정몽준한테 그 정도 주면 안 되냐. 이런 얘기도 나온다. 분위기가 그렇다.


: 앞으로 점점 더 세대가 내려갈수록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 게 없다고 보면 되나.  

: 지금은 아니겠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그렇게 될 것 같다. 지금도 제 친구들은 민주당이 보수라고 생각하지 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민주당, 새누리당이 차이가 없는 거다. 지금 저희 같은 경우는 그래도 새누리당은 안된다고 생각해서 민주당을 뽑는 거고.

: 아무래도 호남이 5.18을 겪었고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민주당을 뽑는 거다. 박지민씨가 말했듯 지금 5.18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뭔가 변화를 보여주지 않으면 이전처럼 지지를 받을 수는 없다.

"안철수 현상? 안철수가 '스펙'이 좋지않나"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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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번 총선에서 이정현 후보가 40%넘게 지지를 받았다. 재보궐 선거에서는 민노당 후보에게 밀려서 민주당 장병완 후보가 떨어질 뻔 했다. 최근 이런 신호들을 보면 광주에서 민주당도 아니고 새누리당도 아닌 제3의 대안세력을 원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지금 광주에 나타나고 있는 '안철수 현상'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나.

: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라고 본다. 출마부터가 그렇지 않나. 모두가 새로운 후보를 열망했고, 사람들이 또 나와달라고 했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도 나오게 된 것이라고 본다.

: 20대들 이야기 들어보면 안철수 지지자들에게는 그런 경향이 있다. 새누리당 싫고, 민주당 싫고. 바뀌길 바란다는 게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안철수가 살아온 삶이 20대에게 모범상이 되고 인기가 있다는 것도 주요한 이유다. 아무래도 선망의 대상이니까.

: 안철수가 스펙이 엄청 좋지 않나. 요즘 학생들이 스펙 쌓느라 힘든데.(웃음) 안철수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게 '상식'이라는 단어다. 뒤집어보면 기존 정치인들이 그 '상식'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얘기다. 국정감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골 답변이 '모릅니다'인데 아니 책임자라고 앉혀놓은 사람이 왜 저걸 모르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거다. 그러다보니 대안을 찾는 거지.

: 그동안 정치인들에게 질릴대로 질리고 데일대로 데였기 때문에 그 반대급부로 작용하는 게 분명 있다. 또 안철수가 대한민국에서 전무후무한 캐릭터잖나.

: 문재인이랑은 좀 다른게 안철수와 주변 사람들이 때가 덜 묻었다. 무소속이고 주위에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에서 '쩔어있는' 사람들이 아니란 점도 반영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치개혁 얘기하는데 뭔가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주는 거다. 안철수 후보가 대선에 나오면서 가장 공격을 많이 받은 게 정치경험이 없다는 건데 청년들이 보기에는 그런 것도 굉장히 비논리적이다. 그럼 그동안 정치 경험이 많았던 대통령들은 대통령직을 잘 수행했느나. 아니라는 거 다 알지 않나.

: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과 안철수의 등장이 맞물린 측면이 있다. 주변 사람들 보면 안철수 지지하는 이유로 변화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 (웃음) 사실 강승원씨도 이전에 안철수를 지지했다.

: 맞다. 저도 기존 정치인들에게 질려서 막연히 안철수를 지지한 적이 있다.

: 어차피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나 구체적으로 뭘 보여준다는 게 없으니까. 그래서 안철수에 표를 주지 않을까.

"문재인 장점은 '조직력', 안철수 장점은 '폭넓은' 지지층"

박지민씨
 박지민씨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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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가 변화의 상징이고 또 기존 정치권을 변화시켜보자 해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가 뭔가. 

: 안철수를 처음에는 좋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정책 발표하는 걸 보면 결국 안철수도 기업인인 것 같았다. 사람이 살아온 궤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기업인에 대한 불신이 높은 편이라. 그런 부분이 조금 걸렸다.

반면 문재인은 변호사시절부터 소외계층을 위해 싸운 경험도 있고. 제가 있는 학보사에서 문재인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저는 사실 그때 문재인이 생각보다 20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느껴서 놀랐다. 최저임금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국립대 활성화도 있었고. 지역대학 간 격차 해소도 생각한 것 같더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동반성장 균형발전 강조했잖나. 문재인도 그런 부분에 상당히 영향을 받은 것 같고. 어떤 점에서는 20대를 위해서 노무현을 뛰어넘은 정책을 내놓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 안철수가 정치경험이 없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으로 작용할지 모르지만 과연 안철수의 힘만으로 정권교체가 될까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안철수가 조직이 없지않나.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조직들이 대부분 포럼들인데 그 조직들이 얼마나 힘이 될는지 의문이다.
말을 너무 아끼는 것도 문재인에 관심을 갖게 하는 점이다.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 같기는 한데 너무 답답하다. 유권자가 진짜 안철수의 생각이 뭔지 알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 저도 안철수를 지지하다가 문재인으로 바꾼 게, 조직력 때문이다. 이게 선거 때도 문제가 되겠지만 사실 대통령이 된다 해도 그 뒤에도 여전히 문제가 될 것 같다. 국정 장악을 하기 어렵지 않을까.

: 근데 그건 또 단일화가 잘 돼서 민주당이 제대로 힘을 실어주면 해소가 되는 부분이라고 본다.


: 안철수를 지지하는 이유는 뭔가.

: 변화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다. 그리고 20대 측면에서는 20대 고민을 많이 알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하기 전에 박경철 원장과 함께 전국을 돌면서 '청춘 콘서트'라는 걸 한 적이 있다. 20대들 만나는 행사인데 저는 광주에서 열린 청춘 콘서트 총괄을 맡았었다. 그래서 안철수가 20대 고민을 더 많이 알고 있을거란 생각을 한다.

이게 좀 이율배반적이긴 한데 저는 안철수 후보를 대선 후보가 아니라 멘토로 만났기 때문에 대통령이 안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다. 일종의 '팬심'이다. 특히 청춘 콘서트 참여했던 친구들이 안 후보 개인을 아끼는 마음에서 이런 생각 많이 한다.

: 저는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는데 안철수의 장점 중 하나는 단일화가 됐을 때 안철수가 더 많은 지지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거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안철수가 단일후보가 되면 안철수를 찍을텐데 안철수 지지자들은 문재인으로 단일화가 되면 박근혜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구체적이지 않은 정책 무슨 의미 있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3 새로운 교육실현 국민연대' 행사에 참석하여 단상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3 새로운 교육실현 국민연대' 행사에 참석하여 단상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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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 얘기 좀 해보자. 후보들 정책 중에 마음에 안 드는 정책이 있나. 

: 후보들이 무조건 반값등록금 얘기 안 했으면 좋겠다. 지금 등록금이 비싼 이유는 사립대들이 등록금 모아서 땅 사고 투자하고 그러니까 높은 것 아닌가.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 때 못한 사학법 개정안을 재추진해야 한다. 어차피 국민들이 내는 세금인데 그거 들여서 반값등록금 한다면 무슨 의미인가 싶다. 또 정부가 사립대에 주는 지원금이 너무 많다. 서울대를 제외한 국립대들이 사립대인 고려대, 연세대보다 더 정부 지원을 적게 받는다. 그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등록금도 많이 걷지 않나.(웃음)

: 문재인 후보가 그 점을 지적했다. 사립대에 가는 지원금 줄이겠다고 얘기 했었다.

: 학생 입장에서 보면 반값등록금 얘기가 나왔는데 그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건지. 기본적으로 재원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비현실적이다. 세수를 어디서 마련할 것이며 결국에는 국민들 세금 다 짜낼텐데. 그렇게 되면 대학 안 가는 사람들과 형평성 차이도 있다. 재원을 어떻게 확보를 할 건지 저는 그런 게 중요하다. 구체적이지 않은 정책은 의미가 없다.

: 문재인이나 박근혜는 그나마 시원스럽게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안철수는 뭐가 나온 게 없다.(웃음) 유권자들 '간'을 보는 것 같아서 그게 좀 마음에 안 든다.

: 안철수 후보가 얼마 전에 교육안을 냈는데 논술 확대 등의 내용이 있더라. 저는 애들은 어렸을 때는 뛰어 놀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별로였다.

: 저는 재벌 개혁을 더 확실히 했으면 좋겠다. 저는 부자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한다고 생각하고 재벌 계열사 해체 같은 거 좋아한다(웃음). 물론 무리한 요구일 수 있겠지만 국민들이 왜 경제민주화를 지지하는지 후보들이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나는 사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세 후보 다 마음에 안 든다. 사실은 민주통합당 손학규 후보가 내세웠던 '저녁이 있는 삶'. 그게 마음에 들었다. 제 누나도 직장인인데 이건 사람 사는 게 아니는 얘기를 많이 한다. 세 후보 모두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책도 없고 하다못해 슬로건도 제시를 못하고 있다. 박근혜는 여성, 문재인은 복지, 안철수는 개혁을 들고 나와서 자기들끼리만 얘기하고 있다.

: 정책 얘기는 아니지만 안철수에게 가장 묻고 싶은 게 있다. 만약 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이명박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제대로 끊고. 확실히 하고 갈 것인지 아닌지 정말 궁금하다.(웃음)

"단일화 되면 표 주겠지만...'아름다운' 단일화 해야" 

전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20대 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의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민주당, 그리고 야권의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벌이는 단일화 경쟁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전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20대 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의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민주당, 그리고 야권의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벌이는 단일화 경쟁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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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화 얘기를 해 보자.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안철수 후보는 늦추려는 전략을 쓰는데.

: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는 늦춰야 이길 수 있으니까 늦추는 게 아닌가. 경선 하면 불리하니까. 현실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아무래도 답답한 측면이 좀 있다.

: 현실적으로 여론조사밖에 할 수 없을 때까지 버텨보겠다. 이게 안철수 입장인 것 같다.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저는 단일화가 좀 드라마틱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받아서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표를 깎아먹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누구로 단일화를 해도 이길 수 있다고 하더라. 끝까지 여론 추이를 봐야겠지만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 아까도 얘기가 나왔지만 안철수의 표가 문재인에게 갈건가를 따져보면 좀 위험한 것 같다. 문재인 캠프에서는 어떻게 단일화를 해야만 안철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 (웃음)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안철수로 단일화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 단일화가 되면 누구를 지지할 생각인가. 

: 누가 되건 단일화가 되면 그 결과를 최대한 존중하려고 하고 있다.

신, 이 : 마찬가지다. 단일 후보를 찍겠다.

: 저는 제 이익을 대변해주는 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이다. 제가 대학생이고 취직을 앞두고 있으니까. 여권이든 야권이든 취직에 도움이 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

: 저도 단일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그런데 단일화를 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아름다운'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 이상한 방식으로 단일화가 되면 있던 표마저 뺏긴다.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한다.

: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단일화를 해야 한다. 야권은 1987년에 노태우 대통령 될 때 이미 한 번 경험한 적이 있지 않나. 야권 표가 김대중, 김영삼으로 분산이 돼서 노태우가 이겼다. 저는 1997년처럼 두 후보가 전략적으로 접근을 해서 국정을 나누는 방식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본다.

: 전략적인 선택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안철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됐을 때 입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반대다. 안철수 후보가 말하는 게 동·서 대통합인데 민주당으로 들어가면 지금 지지자의 적지않은 부분을 잃게 될 것 같다.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에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 현실적인 측면을 간과할 수는 없다. 저는 안철수가 단일 후보가 되면 민주당 표를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에서 입당을 하는 조건으로 대선 후보를 주겠다고 하면 안철수가 받지 않겠나. 단일화 후보가 되면서 민주당 지지도 받고, 자기 세력은 자기 세력대로 챙겨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광주가 단일화 단초로 지목되면서 양 후보가 광주 민심 잡기에 열심이다. 문재인 후보는 와서 자기가 '호남의 정치적 아들'이라고 하고 안철수 후보는 '나는 호남의 사위다'라고 하고 있는데 이런 정치적 수사를 보면 어떤가. 좀 '올드(old)'한 수사 아닌가. 

(일동 웃음)

: 솔직히 "무슨 개소린가"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 호남 와서 그 얘기 하고 어차피 서울 가서 또 그런 얘기 하고 그럴 거 아닌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태그:#광주, #안철수, #문재인, #전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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