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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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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투표 시간 연장을 관철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대선 후보 중도사퇴 시 선거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자'는 새누리당의 요구를 31일 전격 수용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당초 야권의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선거법 개정 요구에 대해 '대선후보 사퇴시 국고 보조금을 환수하는 일명 '먹튀방지법'을 연계 처리하자고 맞서왔다. 문 후보가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후보단일화 경쟁에서 질 경우 민주당에 지급될 152억 원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새누리당에 대한 투표 시간 연장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측 "정당 이익보다 참정권 중요"... 안철수 측 "결단 존중"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 진선미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문 후보는 정당의 이익보다 국민의 참정권을 지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요구를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법개정과 후보 중도사퇴 시 선거보조금 미지급안을 함께 합의 통과시키는 데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역제안을 전격 수용한 배경에 대해 "새누리당이 투표시간 연장을 통한 국민참정권 확대에 대해 이러 저러한 핑계로 회피하다 못해 제기한 편법이지만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이번 대통령 선거전에 여야합의로 통과시키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투표시간 연장 문제에 있어 문 후보 측과 공동 전선을 펴고 있는 안철수 후보 측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문 후보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약속한 대로 즉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처리하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은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여론조사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투표율이 높을수록 야권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야권 지지성향이 높은 20~30대 투표율 제고가 가장 큰 과제다. 투표시간 연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문 후보가 국고보조금 포기라는 배수진을 친 이상 공은 다시 새누리당으로 넘어가게 됐다.

공은 다시 새누리당으로... "먹튀 방지법·투표시간 연장 연계 못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선대위 이정현 공보단장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선대위 이정현 공보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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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그동안 후보 중도사퇴 시 국고보조금 환수를 위한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의 연계처리를 주장해왔다. 박근혜 후보 선대위 이정현 공보단장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후보로 출전도 안 하면서 후보로 등록해 150억 원의 혈세를 먹고 튀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나라도 국가도 아니다"며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 관련 법안 개정을 동시에 처리하자"고 밝힌 바 있다.

문 후보가 새누리당의 역제안을 전격 수용함에 따라 새누리당은 투표시간 연장 논의를 거부할 명분을 잃게 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문 후보의 '먹튀방지법' 수용을 환영하면서도 투표시간 연장 법안과의 동시 처리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근혜 후보 측 박선규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투표율 제고를 위한 제도 보완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야당과 마주앉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만 시간 연장뿐만 아니라 접근성 강화, 유권자 의식 제고 등 종합적인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과 협상은 시작할 수 있지만 이정현 공보단장이 언급한 동시 처리는 힘들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박 대변인은 '조건부 연계가 새누리당의 제안 아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연계할 사안이 아니다, 하나는 선거법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자금법 아니냐"고 말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의 동시 처리 언급에 대해서는 "이 단장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공보단장도 이날 다시 기자들과 만나 "어차피 선거와 관련된 법 개정이라면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었지 두 사안의 연계처리를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을 바꿨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을 맞교환하자는 것은 정략적 접근"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입장 바꾼 새누리당... "정치 사기집단 전락하게 될 것"

새누리당의 입장이 오락가락하자 강한 비판이 제기되기 되고 있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또 다시 어떤 핑계나 이유로 투표시간 연장을 외면하고 헌법이 보장한 국민 기본권을 훼손한다면 모든 책임은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도 "당내 지도부 간에 서로 짜고 공보단장은 연계처리를 제안하고 원내지도부는 이를 부인하고 나선 것이라면 전형적인 정치사기집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며 "박 후보의 공보단장이 나서 두 법안의 연계처리를 제안했음에도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이를 부인하고 나서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고 새누리당이 먹튀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그:#문재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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