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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유신시대 금지곡 전국노래자랑'에서 시민 참가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2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유신시대 금지곡 전국노래자랑'에서 시민 참가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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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딴 따따 딴 따따 따~ 따라라따 따따따따~."

매주 일요일 점심 때면 울려퍼지는 소리가 해질녘 서울 청계광장을 채웠다. '국민MC' 송해씨가 진행하는 그 프로그램은 아니다. 이 노래자랑에는 출전곡이 정해져 있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아는 인기곡들이지만 다 같은 상처를 가진 노래다. 노래자랑의 제목은 '금지를 금하다', 시민들이 부르는 노래는 <고래사냥> <아침이슬> <불 꺼진 창> 등 유신시대 금지곡들이다.

28일 오후 청계광장에 차려진 무대에서 진행된 '유신시대 금지곡 전국노래자랑 : 금지를 금하라!'에는 말 그대로 전국에서 찾아온 11개 팀이 참가했다.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이하 민주행동)이 유신 40년을 맞아 설정한 '유신 독재 실상 알리기 집중행동기간'의 마지막 날 개최된 노래자랑은 그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됐고 이날 최종 무대를 서울에서 열었다.

민주행동은 40년 전 광화문에 탱크가 들어온 날인 지난 17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집중행동 선포식을 열고 12일 동안의 일정을 시작했다. 18일 부마항쟁 33주년 기념식과 '유신 40년 학술대회'가 이 기간에 치러졌다. 또 지난 22일에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시국미사를 열었고, 23일에는 박정희 독재 시절의 실상을 담은 영화 <유신의 추억> 시사회가 국회에서 있었다.

이날 노래자랑 행사에는 장발, 미니스커트 단속 장면을 재연하는 퍼포먼스와 유신시대 사법살인으로 평가받는 '인혁당' 관련 전시 행사,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박정희 도서관' 폐관 서명운동 등 다양한 사전 행사가 준비됐다. 특히 시민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유신청산 민주올레'가 서울 독립문부터 청계광장까지 진행됐다.

"인혁당 진실 알고 마음 아프다, 진실 계속 알려야"

28일 '유신시대 금지곡 전국 노래자랑'이 개최된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이 유신시대 벌어졌던 인혁당 사건과 관련된 전시물을 보고 있다.
 28일 '유신시대 금지곡 전국 노래자랑'이 개최된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이 유신시대 벌어졌던 인혁당 사건과 관련된 전시물을 보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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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올라 가수 양희은씨의 <아침이슬>을 부른 최지혜(여, 38)씨는 "언니의 추천으로 참가하게 됐는데 평소에도 <아침이슬>이나 양희은, 김민기의 노래들이 그 당시에 금지곡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정말 시적이고 노동자들을 위한 좋은 노래들이 많은데 이런 노래들을 금지시킨 시절이 있었다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래자랑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무대 뒤쪽에 설치된 인혁당 사건관련 전시를 지켜보던 안상호(남, 28)씨는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는 이야기라 관심이 있었다"며 "솔직히 문제가 많다고들 하는데 뭐가 문제인지 잘 몰랐다, 오늘 전시된 인혁당 분들의 사연을 보니 정말 마음이 아프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잘 알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노력하시는 분들이 더 많이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배 민주행동 상임대표는 이날 무대가 시작되기 전 개회선언에서 "최근 유신독재 시기의 지배세력과 그 후예들은 5·16군사반란과 유신 쿠데타를 미화하는 것도 부족해 '두 개의 판결' 운운하며 역사를 유린하고 헌정을 부인하는 발언과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유신의 실상을 알리는 집중행동기간 동안 정말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줬다, 집중행동 일정은 끝나지만 대선까지, 그 이후로도 이 역사에 대한 진실은 계속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유신시대, #인혁당, #아침이슬, #금지곡, #유신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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