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6일 오전 10시, 용산참사 철거민인 김재호씨(가운데)가 3년 9개월만에 공주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며 환영나온 일행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용산참사 철거민인 김재호씨(가운데)가 3년 9개월만에 공주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며 환영나온 일행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용산참사 사건으로 구속된 김재호씨가 출소직후 환영 나온 철거민 가족들을 감싸 안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용산참사 사건으로 구속된 김재호씨가 출소직후 환영 나온 철거민 가족들을 감싸 안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용산참사 생존자이자 용산4구역 철거민인 김재호(56)씨가 교도소 정문을 나서자마자 '구속자 석방'을 외쳤다.

김재호씨와 김대원씨(42)는 사건 발생 4년여 만인 26일 오전 10시 공주교도소와 전주교도소에서 각각 출소했다. 이들은 용산참사사건과 관련 4년형을 선고받고 구속됐으나 만기 3개월을 앞둔 이날 3년 9개월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날 공주교도소에서 출소한 김 씨는 교도소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과 동료들을 보고는 먼발치에서부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이어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 안으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부인 심연씨를 부둥켜안고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용산참사 사건으로 구속된 김재호씨가 출소직후 부인 심연씨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용산참사 사건으로 구속된 김재호씨가 출소직후 부인 심연씨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26일 오전 10시 용산4구역 철거민인 김재호씨가 공주교도소에서 3년 9개월만에 가석방됐다.
 26일 오전 10시 용산4구역 철거민인 김재호씨가 공주교도소에서 3년 9개월만에 가석방됐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김재호씨는 출소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염려 덕분에 어렵지 않게 잘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사건으로 구속돼 있는 다른 동료들에 대해 "정권이 바뀌기 전에는 출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먼저 나오게 됐다"며 "먼저 출소하게 돼 미안한 마음이 크다, (다른 구속자들도) 건강하게 잘 지내다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계획을 묻자 "무슨 일이라도 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로 생계를 걱정하고 있는 속내를 내비쳤다.

이어 그는 일행들과 함께 "용산은 끝나지 않았다 구속자 석방하라"는 구호를 큰 소리로 외쳤다. 부인 심씨는 "중학교 1학년인 딸이 아버지가 구속되는 충격으로 2년 동안 우울증이 심했다"며 "다행히 심리치료를 받고 아빠가 보낸 편지를 매주 읽으면서 지금은 상태가 호전됐다"고 말했다.

26일 공주교도소 출소한 용산4구역 철거민인 김재호씨 등이 환영나온 일행들과 '용산 참사관련 구속자 전원 석방'을 외치고 있다.
 26일 공주교도소 출소한 용산4구역 철거민인 김재호씨 등이 환영나온 일행들과 '용산 참사관련 구속자 전원 석방'을 외치고 있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26일 공주교도소 출소한 용산4구역 철거민인 김재호씨가 환영나온 일행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6일 공주교도소 출소한 용산4구역 철거민인 김재호씨가 환영나온 일행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5년 4개월 형을 선고받고 안양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이충연(용산4구역 철대위 위원장)씨 모친 전재숙씨도 이날 공주교도소에서 김씨를 맞았다. 전씨는 "우리들의 소원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라며 "진상규명이 이루어질 때까지 함께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관계자는 "늦었지만 두 철거민의 석방을 환영한다"며 "수감 중인 나머지 여섯 명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면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1심에서 법정 구속된 3명은 내년 말에, 5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나머지 3명은 2014년 또는 2015년에 출소할 예정이다.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이명박 정권에게 더 이상 사면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대선 후보들은 누가 당선되든 취임과 동시에 용산참사 철거민에 대한 사면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주교도소에서 출소한 김재호씨는 용산4상공철대위 소속 상가 세입자로, 용산4구역 내에서 '진보당'(금은방)을 운영했다. 전주교도소에서 출소한 김대원씨는 용산4구역 내에서 중화요리집을 운영했으며 미혼으로 80대 노모를 모시고 생활하던 중 구속됐다.


태그:#용산참사, #공주교도소, #출소, #철거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