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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편집자말]
글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고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일을 하다 보면 시민기자들의 기사만으로도 '아, 이분은 왠지 이런 성격일 것 같아'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그리고 전화를 걸어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추측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최근 '금강 물고기 떼죽음 사태'를 보도한 이 시민기자의 기사를 본 편집기자들은 '집요하다'는 평을 한다. 그의 기사를 보면 대단할 정도의 '집요함' 그리고 '끈기'가 느껴진다. 이렇게 집요한 그는 최근 큼직한 메이저 언론사도 하지 못한 '단독 보도'를 쏘아 올렸다.

이 현란한 수식의 주인공은 충남에서 왕성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종술(e-2580) 시민기자. 그는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으로 '금강 물고기 떼죽음'을 단독 보도했고, 매일 현장 기사를 송고하고 있다. 그는 현재 물고기 사체로 뒤덮인 금강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는데... 그런 그를 전화로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김종술 시민기자가 쓴 기사 보러가기

"금강 물고기 떼죽음 처음 알려 뿌듯하다"

2010년부터 <오마이뉴스>에 지속적으로 환경 관련 기사를 써온 김종술 시민기자.
 2010년부터 <오마이뉴스>에 지속적으로 환경 관련 기사를 써온 김종술 시민기자.
ⓒ 김종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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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금강 분위기는 어떤가. 여전히 물고기는 죽어가고 있나.
"백제보 상류부터 시작된 물고기 때죽음 사태는 점점 그 범위가 확산돼 논산 강경까지 이르렀다. 피해 구간의 길이는 총 29.8km다. 이 구간에 물고기 사체가 계속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현장에 다녀오면 온몸에 물고기 썩은 내가 밴다. 떼죽음 사태가 발발하고 나서 초반 이틀 동안은 악취 때문에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 현재, 대전충남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공주대 정민걸 교수·4대강범대위와 함게 금강을 답사하고 있다."

- 이 뉴스를 '단독'으로 쏘아 올렸는데...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현장을 보면 암담하지만... 단독 기사를 내 기분은 좋다. 뒤늦게 현장에 투입된 메이저 언론사의 기자, PD들도 내게 현장 상황을 묻곤 한다. 시골 사는 촌놈이 '대박' 낸 셈이랄까(웃음). 한편으로는 내가 쓴 기사를 통해 금강 물고기 떼죽음이 전국에 알려지게 되고,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논의되고 있어 상당히 뿌듯하다."

- 이번 금강 물고기 떼죽음 사태뿐만 아니라 김종술 시민기자는 그동안 환경 관련 기사를 계속 써왔다. 주로 어떤 사안을 다뤘는지 소개해달라.
"4대강 문제를 주로 다뤘다. 2010년 4월부터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로 기사를 송고하기 시작했는데, 첫 기사도 4대강 문제를 다룬 기사였다."

- 특별히 환경 이슈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었나.
"내가 어려서 자란 곳은 전남 장성이었다. 바로 집 뒤에 시멘트 공장과 채석장이 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먼지를 먹고 자랐다. 안 좋은 자연환경에서 자랐더니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해졌다. 이후 환경단체에 가입도 하면서 환경보호활동에 몸담았는데, 부조리한 풍경을 많이 봤다. 수년 전, 한두 사람의 사업자가 세운 공장 등이 영리를 추구하면서 지역 환경을 파괴하고 인근 주민들의 삶을 망쳐 놓는 것을 본 뒤 환경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결심했다."

- 그 결심과 동시에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송고하기 시작했나.
"아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지역언론인 <백제신문>에서 취재기자로 일했다. 그때도 4대강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백제신문>에서 펜을 굴리다가 2010년 4월 <오마이뉴스> 대전·충남 주재기자 심규상 기자의 권유로 이곳에 글을 보내기 시작했다. 나중에 경영상의 문제로 <백제신문>이 폐간된 뒤 <오마이뉴스>에 올인하고 있다."

- 기사를 보면 현장 기사가 주를 이룬다. 현장 취재가 쉽지는 않을 텐데... 독자들에게 현장 취재 노하우를 알려 달라.
"별거 없다. 무조건 현장에 나가 사는 것밖에...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현장에 한 번 나가면 온종일 거기(현장)서 살다시피 한다. 나같은 경우, 우선 현장에 닿아 상황을 살핀 뒤 인근 주민부터 먼저 만나본다. 그 다음에 현장을 찾은 관공서 사람들을 취재한다. 모르는 게 있으면 관련 단체나 대학교 같은 곳에 무조건 전화를 걸어 물어본다. 내가 환경전문가이기 때문에 환경 관련 기사를 쓰는 게 아니다. 묻고 물어 설명을 들은 뒤 기사를 쓰는 것 뿐이다. 기사 쓸 때는 보통 2시간 정도 걸린다."

- 온종일 나가 산다니... 그러면 가족들이 싫어하지 않나.
"엄청 싫어한다. 오늘도 친누나가 전화해 '당장 때려 치우라, 뭐하는 거냐'라고 한소리 듣기도 했다."

"환경기사 쓰기? 어렵지 않다... 관심 두는 게 제일 중요"

금강서 현장 취재를 벌이고 있는 김종술 시민기자. 그의 표정에서 금강 일대에 얼마나 심한 악취가 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금강서 현장 취재를 벌이고 있는 김종술 시민기자. 그의 표정에서 금강 일대에 얼마나 심한 악취가 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 김종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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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다른 시민기자들도 환경에 관련된 기사를 쓸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관심을 두는 것이다. 관심을 두면 관련 서적도 찾아보게 되고, 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게 된다. 인터넷에 관련 검색어만 쳐봐도 상당히 좋은 자료들도 구할 수 있다. 또, 주변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시청·구청·군청 등 공공기관의 누리집 같은 곳에 먼저 들어가보기를 권한다. 대개 관공서에는 환경분과나 허가과 같은 곳이 있는데 이곳에 전화해 관련 자료를 요청하면 대체로 성실하기 자료를 준다. 말로 들으면 상당히 어려운 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 앞으로도 환경 관련 이슈를 다룰 계획인가.
"당연하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의 단점은 바로 '자기 전문 분야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내 전문분야를 환경으로 정했기 때문에 앞으로 지속적으로 환경 관련 기사를 쓸 계획이다."

- <오마이뉴스>에 하고픈 말이 있다면.
"서울에서 볼 때는 작은 사안 같지만 지역에서는 동네의 사활이 걸린 일이 벌어지곤 한다. 환경 사안이든 정치 사안이든 마찬가지.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기자들은 이런 사안들을 공들여 취재해 기사로 보내지만, <오마이뉴스> 지면에서는 그 뉴스가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 <오마이뉴스> 지면에서도 지역 이슈가 제대로 조명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태그:#김종술, #금강, #4대강, #환경, #찜E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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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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