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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선 '노무현, 정몽준'과는 차원이 다르다. DJP(김대중+김종필)는 정체성이 달랐다. 지금 구체적인 정책 제시는 안 됐지만, 가치 지향은 유사하다. 단일화 못할 이유가 없다. 공학적 차원이 아니라, 국민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같은 틀 내에서 해야 한다.

(민주당 내에서 단일화 경쟁은) 오히려 나한테 유리한 구도일 수도 있는 만큼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저도 민주당 입당한 지 오래 안 됐다. 당에 기득권…. 별거 없다. 안철수 후보 힘만으로도 민주당은 바뀔 수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말이다. 그는 15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단과 만찬을 갖고 '감동 있는 단일화 조건'에 대해 피력했다. 문 후보는 "(문재인-안철수 양측이) 따로 가는 게 오히려 국민들 보기에 더 이상하다"며 "단일화는 이긴 사람이 후보 되고, 진 사람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일화를 하면) 함께 선거운동도 다니고, 자기 지지층을 동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새 정치를 위해 힘을 합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득권 내려놓겠다, 안 후보 힘만으로도 민주당 변화 가능"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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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 후보는 "(단일화 방법이) 정치공학적 차원이 아니라, 국민적 역량을 키우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며 "가장 쉬운 방법은 같은 틀(민주당) 내에서 하는 것이고 내가 민주당 후보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 분에게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내에서 단일화 경쟁은) 나한테 유리한 구도일 수도 있는 만큼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민주당 입당한 지 오래 안 됐고 당에 기득권이 별거 없다"며 "안철수 후보 힘만으로도 민주당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서로) 협의해나가고,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그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혁신이 필요하고,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민주당)도 국민참여경선, 완전국민경선 등을 했다, 그래도 국민적 눈높이에서 보면 (여전히) 힘들고, 제 힘으로 못할 수 있는데 안철수 후보와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안 후보 측이 단일화 대신 연합이나 연대를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안철수 후보가 말하는 것은 종국엔 단일화일 것"이라며 "다만 그 생각이 우리와 다를 수도 있어서 현실적이고 쉬운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민주당 입당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서 후보가 꼭 결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일화 방법도 민주당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도 자기가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과학기술나눔 마라톤 축제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과학기술나눔 마라톤 축제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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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들이 "만약 안 후보 측이 단일화는 응하되 민주당 입당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문 후보는 "그런 선택도 있을 수 있다"는 전제를 달고, 한 가지 예를 제시했다.

문 후보는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때도 민주당 지지층이 안 움직여서 민주당 입당을 약속했었다"며 "그렇게 (민주당 지지층을) 설득해냈고, 당시 (민주당 지지층을 움직이게 하는 게) 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이 내건 전제조건 '정치혁신'과 관련해서는 "조국 서울대 교수의 제안은 우리로서도 한 방법"이라며 "혁신위를 공동으로 하는 게 충분치 않다면, 위원장을 공동으로 할 수도 있고, 위원회를 공동으로 한다든지 등등을 제안할 수도 있다, 이 길만 길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동적인 단일화' 키워드로는 합리적 단일화를 꼽았다. 문 후보는 "정당혁신의 계기가 되면 충분히 감동이 있을 것"이라며 "정책연대가 필요한 이유이며 안철수 후보와는 정책영역에서 (통진당-민주당 정책연대) 정도의 차이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층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점과 관련해 안 후보 측과 차별화 전략과 관련해서는 "정당 불신으로 정당 밖에서 희망을 찾는 게 계속 되겠나"라며 "우리가(민주당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면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나와는 무관' 발언, 국민 납득 못할 것"

박근혜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에서 열린 경기도당 대선선대위발대식에 참석하고 있다.
 박근혜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에서 열린 경기도당 대선선대위발대식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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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정수장학회와 관련이 없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오래 했다"며 "상근도 안 하면서 연봉이 많을 때는 2억이나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후보는 "2007년 대선 분위기에서 공격받았던 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자신이 그만두고 측근들로 이사장과 이사를 뒀는데 법적으로 본인이 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수장학회가 정리된 거라고 하는 걸 누가 이해하겠나"고 정조준 했다.

또한 문 후보는 "정수장학회가 공익재단이라면 이사진 구성을 지역의 신망 받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이사들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부산일보 지분을 100% 갖고 있으니 더더욱 그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학재단의 제 기능을 위해서라면 절대로 어려운 일이 아닌데 아쉽다"며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영화 <광해>를 보고 손수건이 흠뻑 젖도록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수습 못할 정도로 운 건 처음"이라며 "영화 끝나고 나서도 음악이 계속돼 도저히 안 되겠어서 수습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그게 안 됐고 정말 눈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 얘기 등등 노무현 대통령 오마주가 담긴 것 같다"며 "노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이 만든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정책과 관련해서는 일자리와 재벌개혁 등에 대해 강조했다. 문 후보는 "총선 때 선거운동을 다니면서 제일 많이 들은 얘기가 일자리였다"며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한 얘기가 첫째 일자리, 둘째, 싸우지 말라였다"고 말했다.

"재벌개혁, 참여정부 때 후회된다"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재벌이 창업정신을 잃은 것 같다"며 "일감 몰아주기나 빵집 같은 걸로 쉽게 돈을 벌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후회가 된다"며 "(재벌개혁은) 3년차까지 가면 못하고 끝나는 거라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이 공약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 인수위 단계 이후 국민 지지를 동력으로 (재벌개혁을) 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야 5년 동안 (재벌개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며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거의 말년에 가서 (재벌개혁) 법안을 마련하게 되는데, 그래선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 이건희 회장과 관련해 문 후보는 "이건희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 된다는 논리는 안 된다, 이런 걸 깨야 한다"며 "이런 논리가 있으니까 사면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캠프 내 친노와 비노 구분에 대해서는 언론에 대해 불편한 심경도 내비쳤다. 문 후보는 "언론이 심한 게 아니냐"며 "선대본부장 중에는 친노인사가 하나도 없는데 '도로 친노'라니?"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문 후보는 "언론이 시민캠프 대표 수십 명 중 유독 문성근 백만민란 대표만 콕 집었다"며 "괜히 비서실 인선을 발표해 우리가 빌미를 준 것은 아닌가 싶다"고 볼멘소리를 터뜨리기도 했다.

PK민심은 많이 좋아졌고, 추석 직선 부산 <국제신문> 여론조사 결과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는 걸로 나와 "체감 분위기는 좋다"고 흡족해했다.

최근 그는 "잠이 부족해 진짜 힘들다"며 "어떤 때는 4시간도 못잔다"고 고백했다. 문 후보는 "타운홀 미팅을 하러 갈 때 머리에 내용을 담는 게 힘들다"며 "점점 전문 분야로 들어가니까 더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태그:#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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