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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앞두고 '무소속 대통령론'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김성식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11일 연일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제기하는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에 대해 "딱하다"고 비판했다.

김성식 전 새누리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철수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캠프 합류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성식 전 새누리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철수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캠프 합류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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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본부장은 이날 서울 종로 공평동 캠프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측에서 정당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면서 "추석 이후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도 한계에 부딪히고, 경쟁력 측면에서도 한계에 부딪히자 국민에게 식상한 정당론을 내세우는 모습이 딱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대립으로 얼룩진 낡은 정치를 바꿔야지 민생을 바로 세울 수 있다"며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후보만이 가진 고유의 정치적 자산을 이야기하고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선을 5번이나 치렀고, 총선을 7번이나 했는데, 그 때마다 국정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얘기는 했지만 잘 안 됐다"며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안철수 후보와 함께 새 정치를 열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문재인 후보측이 식상한 정당론을 내세우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은 뒤,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잘 알지 않느냐"며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으로 인해서 새로운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희망이 비로소 생겼다는 사실을 민주당이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연일 이해찬 대표가 제기한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고리로 안철수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특보단장인 신계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무소속 대통령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상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무소속 대통령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지만, 정당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둘 다 현실 속에서 생기는 것이며 이에 대한 균형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계원로이자 '미스터 쓴소리'로 유명한 조순형 전 의원도 민주당의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에 힘을 실었다. 조순형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의 협조를 못 받으면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할 수 없어서 큰 혼란을 가져온다"며 "우리나라 헌법 8조에 대한민국은 정당정치 국가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헌법에 기본정신에 반하는 무소속 대통령을 주장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 측은 "무소속 대통령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후보는 전날(10일) 대전 대흥동 거리에서 "지금 상황에서 여당이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이기로 세월이 지나갈 것 같고 야당이 되면 여소야대로 임기 내내 끌려다니고 시끄러울 것 같다"며 "그럴 바에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이 돼서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이 설득해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맞받아쳤다.

양측이 '무소속 대통령론'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것은 향후 후보단일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조국 서울대 법학 교수는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가 함께 정당혁신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하며 중재자에 나섰다. 조국 교수는 한 라디오에 출연 "안철수 후보가 내건 당 혁신 내용을 가지고 논쟁을 하며 서로 감정 싸움이 벌이고 있다"며 "민주당 안에 정당혁신위원회를 설치하되, 혁신위원은 양쪽에 반반해서 추천해 구성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재미있는 구상이자 좋은 제안"이라면서도 "문재인표 정치혁신은 용광로 선대위 구상에서 보여줬다"며 일축했다. 안철수 후보측 김성식 본부장은  "당장에 저희가 답변할 일은 아니다"며 "지금은 안 후보는 안 후보대로 다른 정당의 후보는 그 후보대로 자신이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의 내용과 비전을 더 충실하게 호소할 때"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도 이날 조국 교수의 제안에 대해 "정치쇄신이 먼저 아니냐"고 반문하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야권 후보단일화를 위한 제반 논의보다 기존 정치권의 개혁과 쇄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태그:#안철수, #문재인, #김성식, #무소속 대통령,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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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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