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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 일몰 일몰
ⓒ 지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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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장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대학원에서 만나, 어~언 7년간 한 달에 한번 정기 모임을 한다.

이 모임은 그룹전, 해외여행 등 친목을 다져 온 '홍익 투티스'다. 회장님 할아버님은 김구 선생님 밑에서 보좌하셨고, 신문 창간도 하신 분이다. 아버님은 신문 주필로 유명하신 분이셨단다.

낙엽
▲ 낙엽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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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 낙엽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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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장난꾸러기여서 고등학교 땐 로켓 쏘는 실험을 한다고 2층집 2층을 홀라당 다 태워 먹었단다. 군대에서 휴가 나왔다가 패싸움이 벌어져 무더기로 무임승차했던 기차 삯을 50년이 작년에 철도청에 찾아가서 갚았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스키를 타러 갔다가 인연이 되어, 7년 동안 장교로 복무(그 중 1년 반은 월남전 참전)한 이야기.

"왜, 그리 오래 계셨나요?"

물었더니 옆에서 부하들이 죽어 가는데, 차마 놔 두고 혼자 나오지를 못하겠더란다.

'꽁까이의 보은'이란 유명한 일화가 있는데, 베트남에서 전투할 때 목줄이 칭칭 매여 꼼짝못하는 비쩍 마른 강아지를 데려와 맛난 음식을 먹여 통통하게 만들어 놨는데... 잘못 던진 수류탄이 바로 앞에서 터지려 할 때, 꽁까이가 장교인 회장님보다 먼저 몸을 날려 온몸으로 파편을 막아냈단다.

가슴 찡한 이야기다.

만추
▲ 만추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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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만추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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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불의를 보면 못 참고, 유머러스하고 ,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새벽 3시에 일어나 집필한다. 용모도 '월출'하다. 그런데 맛있는 것까지 잘 사 주니 우리 회원들한테는 '장동건' 오빠보다 더 인기 짱이다. 오디오와 카메라 '광'이라서 '카메라와 나'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사모님이 삐치신 적도 많단다.

최근 기고한 글에서 오래된 한정판 라이카 카메라를 박물관에 기증하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억새
▲ 억새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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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만추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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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장님 출판회에 갈 기회가 있었다. 그동안 그린 그림이며, 시를 모아 사진과 함께 책을 내셨다. 600명 넘게 친우들이 모였는데, '휘날레' 때 눈물이 났지만 억지로 참았다.

70세 생신 기념이었는데, "10년 후 우리 또 만납시다"라는 멘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10년 후면 백발이 무성할 테고... 나 또한 70세를 바라본다.

삶은 이렇듯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을
▲ 노을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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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소풍을 다녀왔다. 머리통만한 장미를 꺾어 옷 속에 숨겨 다녔다. 회장님도 나처럼 남방 속에 낙엽 이파리를 숨겨 놓고 보라고 하셨다. 모두 배꼽을 잡았다. 원우가 사 준 막걸리 한 병을 들고 또 다른 모임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

저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는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최소한  공항을 사 놓고 도곡동 땅을 사 놓고 등등 그런 일은 없을 텐데... 그 돈으로 우리를 불러서 맛난 짜장면을 사 주실 게 분명하니까.

대통령보다 더 훌륭하신 우리의 대통령.

그런 회장님을 모시게 된 우리 '투티스'는 세상에서 가장 복 터진 사람들이다.


태그:#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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