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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MBC노조원들이 2월 1일 오후 김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연례 업무보고가 예정된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사무실에 기자회견문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MBC노조원들이 2월 1일 오후 김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연례 업무보고가 예정된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사무실에 기자회견문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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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MBC 뉴스의 편파적 보도 태도를 문제삼은 보고서가 공개됐다. 방문진은 이같은 보도로 인해 MBC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MBC 뉴스의 편파 보도를 놓고 시민사회단체 등의 지적이 잇따랐지만, MBC 내부 경영평가에서조차 이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방문진은 또 이번 보고서에서 MBC <피디수첩>에 대해 "사회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MBC 회사쪽은 '공정성' 문제를 들어 8개월째 <피디수첩>의 방송을 하지 않고 있다. 방문진 스스로 회사쪽과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인 셈이다.

이같은 사실은 <오마이뉴스>가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명숙 의원(민주통합당)을 통해 입수한 '2011년 문화방송 경영평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문화방송 경영평가 보고서'는 방문진이 2001년부터 매년 경영평가를 실시해 발표하고 있다. 방문진은 외부전문가 4명과 함께 작년 11월부터 올 6월까지 8개월에 거쳐 경영평가를 실시했다. 이어 지난 7월11일 이사회에서 '2011년도 보고서'를 최종 심의·의결했다.

"MBC, 중요한 뉴스 아이템 다루지 않았다"

<오마이뉴스>가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명숙 의원(민주통합당)을 통해 단독으로 입수한 '2011년 문화방송 경영평가 보고서' 자료 중 일부 내용
 <오마이뉴스>가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명숙 의원(민주통합당)을 통해 단독으로 입수한 '2011년 문화방송 경영평가 보고서' 자료 중 일부 내용
ⓒ 한명숙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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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방문진은 MBC <뉴스데스크>의 공정성·신뢰성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2011년 QI(품질평가지수)조사의 공정성·신뢰성 부문에서  KBS <뉴스9>에 1위 자리를 내준 점이 근거다. 하락 원인으로는 지난 2011년 말 불거진 MBC 편파보도 논란을 꼽았다.

보고서는 "2010년도에 <뉴스데스크>가 공정성·신뢰성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메인 뉴스의 공정성·신뢰성 점수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MBC가 전년도에 비해 평가점수가 떨어진 배경으로는 보도 부문의 공정성 논란과 관련 있다고 본다"며 "타 방송사가 메인 뉴스에서 집중 보도했던 중요한 아이템을 MBC는 다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는 "2010년 9월 <피디수첩> 보도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라고 판결했다"며 "그럼에도 <뉴스데스크>는 9월 5일 '잘못된 정보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고 사과해 MBC 기자회로부터 불공정한 사례라고 지적받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MBC는 자사 기자회로부터 '엄기영 강원도지사 후보 불법선거운동 축소 보도' '<피디수첩> 판결 왜곡 보도' '10.26 재보선 불공정 보도' 등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후 MBC 뉴스 편파보도 논란은 노조 장기 파업의 주요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방문진은 <피디수첩>과 관련해서도 사측과 180도 다른 평가를 내렸다.

"<피디수첩>은 2011년 '로비에 흔들리는 사립학교' '패스웨이 프로그램을 아십니까' 등 교육문제에 관한 획기적인 아이템을 발굴·취재해 큰 방향을 일으켰다. 또한 사회적 의제를 선도해 건전한 여론 형성에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이어 "<피디수첩>은 여타 프로그램에 비해 교육·환경·종교 등의 영역에서 일어난 사회 문제들을 이슈화하는 특성이 강했다"며 "의제설정 기능을 충실이 이행했을 뿐만 아니라 공정성·신뢰성 면에서도 우수성이 입증된 MBC의 간판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피디수첩>, MBC 간판프로그램"... 사측 평가와 엇갈려

<오마이뉴스>가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명숙 의원(민주통합당)을 통해 단독으로 입수한 '2011년 문화방송 경영평가 보고서' 자료 중 일부 내용
 <오마이뉴스>가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명숙 의원(민주통합당)을 통해 단독으로 입수한 '2011년 문화방송 경영평가 보고서' 자료 중 일부 내용
ⓒ 한명숙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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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피디수첩>은 시사교양 프로그램 중에서 2년 연속 가장 높은 QI 평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계속 보고 싶다' '믿을 수 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다룬다'의 평가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재 <피디수첩>은 담당 PD 징계, 메인작가 전원 해고 등으로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이에 사측은 "시청률 하락과 공정성 시비 등으로 <피디수첩>의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칭찬 일색'인 방문진 보고서와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한명숙 의원은 "방문진 조차 MBC 뉴스보도의 편파성 인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방문진의 평가와 다르게 오히려 김재철 MBC 사장은 <피디수첩>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만 제작하겠다는 불공정 방송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어 "방문진은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한 김재철 사장에 대한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베트남 출장을 이유로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불출석을 통보한 김재철 사장에 대해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22일 고용노동부 국감 자리에 김 사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내 MBC 사태 책임을 강력히 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MBC, #방문진, #피디수첩, #김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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