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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내가 제일 잘 나가 피디(PD) 토크배틀'에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김용민 PD와 이근행 전 MBC PD, 최승호 전 MBC PD, 임장혁 YTN PD가 회사 사장과의 악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내가 제일 잘 나가 피디(PD) 토크배틀'에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김용민 PD와 이근행 전 MBC PD, 최승호 전 MBC PD, 임장혁 YTN PD가 회사 사장과의 악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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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내가 제일 잘 나가 피디(PD) 토크배틀'을 보러온 시민이 YTN 해고 언론인을 격려하며 응원 메시지를 적고 있다.
 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내가 제일 잘 나가 피디(PD) 토크배틀'을 보러온 시민이 YTN 해고 언론인을 격려하며 응원 메시지를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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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게임이 하나 있다. 싸우는 주제 중 하나는 '누가 누가 더 강한 징계를 받고, 많은 소송을 당했나'이다. '회사 사장과의 악연'이나 '불법사찰을 당했는지 여부'를 겨루는 종목도 있다. 바로 YTN 해직사태 4주년 기념행사장에서 벌어진 '내가 제일 잘 나가 피디(PD) 토크배틀'이다.

5일 늦은 오후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사각의 링'에 오른 참가자는 2년 4개월째 '실직자'인 이근행 전 MBC PD와 4년이 아닌 4개월차 해직 언론인 최승호 전 MBC PD. 이들보다 징계 수위는 약하지만 네 번이나 '징계메달'을 목에 걸었고 정부 사찰 문건에 이름까지 올렸던 임장혁 YTN PD도 있었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PD는 사회를 보며 첫 종목으로 '나는 징계를 이 정도로 받아봤다'를 제안했다. 상황은 해고자 두 명에 정직자 하나. 하지만 본인 말대로 "선진국처럼 횟수로 계산"한 결과 1라운드의 승자는 임장혁 PD였다. 이근행 전 PD와 최승호 전 PD는 승부에 연연하기보다 '김재철 MBC 사장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아리송해하는 모습이었다.

대결 종목은 '우리 사장님이 더 나빠요' '내 징계가 더 세요'

"저는 누구한테 혼나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김재철 사장이 해고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근데 소송은 안 할 거에요. 복수를 해야죠(웃음). 해고기간 동안 깨달은 게 많아서 제게는 '쓰고도 단 선물'이라고도 생각해요(이근행)."

"저는 헷갈려요. <PD수첩>에서 '검사와 스폰서'를 만들었을 때 김 사장이 저한테 상을 줬거든요. 저를 굉장히 사랑하는구나 생각했죠. 솔직히 이근행 위원장은 출근 저지하고 파업 당시 사령관이었잖아요. 근데 저는 조합원 800명 중 한 사람으로 파업한 것밖에 없는데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해직됐어요(최승호)."

직접 만나 본 결과 김재철 사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전직 PD 두 명과 달리 임장혁 PD는 "별로 얘기해본 적도 없어서" 차 앞에 대(大)자로 누워버릴 만큼 적극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것일까. 이로 인해 임 PD는 징계를 받았다. 쌍용자동차 사태와 관련한 <돌발영상>을 내보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 PD는 "요즘은 김재철 사장이 더 밉다"며 "진짜 이 분은 못 당하겠다"고 인정했다. 종잡을 수 없는 김 사장 덕분에, 그에게서 상도 받고 벌도 받은 최승호 PD가 2라운드에서 승리했다.

게임 도중 이근행 전 PD가 쌍용차노조와 약속이 있어 행사장을 떠나면서 대결은 '배석규 대 김재철'로 분명해졌다. 최 전 PD와 임 PD는 '나는 이런 사찰을 당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방 날렸다' 등을 두고 본격적으로 다퉜다. 결과는 두 번 다 임장혁 PD의 승리. 김용민 PD는 "(YTN 노조행사여서) 유리했던 것 같다"며 임 PD의 승리를 선언했다.

정연주 "복직 못하면 어떠냐, 내가 KBS 돌아갈 때 데리고 갈 것"

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YTN 해직 4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사에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참석해 해고 언론인을 격려하며 연대사를 하고 있다.
 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YTN 해직 4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사에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참석해 해고 언론인을 격려하며 연대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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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언론민주주의 회복선언 서약식'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이정식 한국PD연합회 회장이 참석해 협약서에 서명한 뒤 이명박 정권에서 해고된 언론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언론민주주의 회복선언 서약식'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이정식 한국PD연합회 회장이 참석해 협약서에 서명한 뒤 이명박 정권에서 해고된 언론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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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토크배틀을 보며 깔깔거렸지만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었다. 행사를 지켜본 변상욱 CBS 대기자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엄청난 자괴감에 빠졌다"며 "딸이 언론인을 꿈꾸는데, 그 아이를 해직 명단에서 보는 날이 없었으면 좋겠고, 이 사태가 몇 달 안에 정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약한 맨살인 뿌리가 나무에서 가장 든든하고 강하다"며 "지금 해직 언론인들이 아프지만, 그들 덕분에 저널리즘이 계속 유지될 것"라고도 밝혔다.

다음날이면 '4년째 해직 중'이 되는 YTN 기자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노종면 전 YTN 노조 위원장은 "노조의 해직자 복직 협상 제안에 배석규 사장이 '해직자들이 먼저 사과부터 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며 "배 사장이 물러나 저희가 복직하는 날까지 지켜봐주시고 지지해달라"고 부탁했다.

YTN 기자들보다 해직 경력이 짧은 MBC와 국민일보 언론인들도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제 자리로 돌아가는 날까지 열심히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해직 선배'인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들도 참석했다. 동아투위 출신인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우리는 37년 됐고, 저는 KBS까지 세면 두 번이나 잘렸다"며 "4년 갖고 너무 폼잡지 말라"는 농담을 던졌다.

"그리고 YTN, MBC 안 들어가면 어때요? 제가 KBS로 돌아가면 다 데리고 갈 겁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말고 힘내세요. 해직 5주년, 오지 않을 겁니다."

한편 이날 본 행사에 앞서 열린 '언론 민주주의 회복 선언 서약식'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참석해 '차기 정부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을 정부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 등이 담긴 선언문에 서명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본인 대신 박선숙 선거총괄본부장과 금태섭 상황실장을 참석하게 해 지지 뜻을 밝혔다. YTN 노조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도 사전에 참석을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언론민주주의 회복선언 서약식'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참석해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해직 언론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YTN 해직 사태 4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언론민주주의 회복선언 서약식'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참석해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해직 언론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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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언론민주주의 회복선언 서약식'에 참석한 뒤 행사장을 나서며 박선숙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선대본부 총괄본부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언론민주주의 회복선언 서약식'에 참석한 뒤 행사장을 나서며 박선숙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선대본부 총괄본부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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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YTN, #MBC, #언론자유, #언론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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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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