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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선을 석달 정도 앞두고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음식점에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투표시간 연장은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최고의 방법이다"며 "박근혜 후보가 통 크게 받아줬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제18대 대선을 석달 정도 앞두고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음식점에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투표시간 연장은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최고의 방법이다"며 "박근혜 후보가 통 크게 받아줬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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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시간 연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지막 세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번에는 연장 반대론 또는 신중론을 알아본데 이어, 이번에는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을 만나 그에 대한 반론을 전해드립니다. 진 의원은 투표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연장하는 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고, 최근 이 논란의 한복판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28일 늦은 오후 만난 진 의원에게 주로 반대하는 논리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무척 답답해 하면서도, 변호사 출신답게 탄탄한 논리로 반박했습니다.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오히려 늦었다"고 말했고, "왜 하필 대선 직전이냐"는 질문에 "우리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대선이기 때문에 더욱 더"라고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당리당략적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묻자 "누구를 선택해도, 우리를 반대해도, 그 사람들의 참정권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랜 관행을 갑자기 바꾸면 혼선이 있지 않겠느냐"고 묻자 "시간을 줄이면 혼선이 있겠지만 늘리는 것은 혼선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투표율 저하가 시간 때문만인가"라는 지적에는 "그러니까 더욱 이걸(투표시간 연장) 해야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그는 투표시간 연장에 드는 추가 비용이 5년간 불과 94억 원에서 133억 원이라며, 다리 하나 건설하는 비용과 비교했습니다. 4대강 사업 등 MB 정부 들어 실시된 수많은 토목공사를 생각할 때 탁월한 비유입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한 다리 좀 연결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선 전 투표시간 연장 관철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포기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전의에 불타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가 이미 동의하고 있는 만큼 박 후보만 움직이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박 후보가 나설 수 있게 국민들이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잖아요. 3자 회동도 하겠다면서요. 투표시간 연장은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최고의 방법입니다. 박 후보가 통 크게 받아줬으면 합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이것으로 '추석기획 : 투표시간 연장, 어떻게 생각하세요?'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부디 추석 연휴 가족, 친지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좋은 화두가 됐기를 기원합니다.

"성급하지 않다, 오히려 늦었다"

- 투표시간 연장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걸 예상했나.
"전혀 몰랐다. 새누리당이 당연히 받을 줄 알았다. 누구나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애초에 냈던 법안은 투표 종료 시간이 오후 9시까지였다. 그게 법안심사소위에서 오후 8시까지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여야가) 합의했다는 것 아닌가."

-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있다.
"동의할 수 없는 게, 이미 18대 국회 때 비슷한 법안(이인영·박선숙 의원 안)이 발의됐다. 이제 와서 갑작스럽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 또 이철우 새누리당 대변인이 27일 투표시간 연장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한 여론조사에서 현행 유지 50%, 9시까지 연장 48% 나왔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국민의 40% 이상이 원하고, 현재 규정으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걸 구제해주는 게 국가기관의 역할 아닌가.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약간의 초과 비용이 있을 뿐이다. 개표 시간 초과? 개표방식이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바뀌었다. 진짜 빨라졌다. 그리고 이제 야간 활동이 얼마나 많아졌는가. 사람들의 생활 패턴 자체가 바뀌었다. 이런 근거로 봤을 때 전혀 급하다고 볼 이유가 없다. 오히려 늦었다."

- 대선이 가까워 민감한 상황이다.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왜 하필 대선 앞두고 이걸 하느냐는 시각이 포함되어 있다. 
"역으로 따져보자. 우리 삶에 가장 영향 미치는 중요한 선거가 대선인데, 이건 5년에 한 번 있을 뿐이다. 이번이 지나면 다시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더욱 빨리, (시한이) 하루 남아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루라도 빨리 서둘러야 한다."

진 의원의 목소리 톤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손짓 등 반응도 덩달아 커졌습니다.

- 만약 새누리당에서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이번 대선이 아니라 다음 선거부터 적용하자'는 역제안을 한다면?
"그건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올해 만 19세로 투표권이 생긴 유권자가 투표시간 문제로 선거를 못한다면, 그는 만 24살이 돼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기본권 행사라는 취지로 제안한 입장에서는 '당장'이 중요하다."

- 찬반 양쪽 모두 상대방의 주장이 당리당략적이라고 비판한다.
"진짜 이해가 안된다. 내가 정치 초짜라서 그런가?(웃음). 투표시간과 당리당략을 동일선상에서 다루는 것 자체를 이해 못하겠다. 우선 기본적으로 투표시간을 늘렸을 때 투표할 수 있는 분들이 어느 당을 지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거 아닌가. 좋다. 만약, 혹여, 우리 쪽에 유리하다한들, 새누리당도 기본 지지율이란 게 있지 않은가. 보통 40%로 보는데 30%라고 치자. 그럼 새누리당은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함으로써) 그 숫자만큼의 지지자들을 버리는 것이다. 이걸 왜 버리는가. 난 정말 이해를 못하겠다. 누구를 선택해도, 우리를 반대해도, 그 사람들의 참정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이번이 지나면 다시 5년을 기다려야 한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놓고 당리당략적이라는 지적에 "누구를 선택해도, 우리를 반대해도, 그 사람들의 참정권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놓고 당리당략적이라는 지적에 "누구를 선택해도, 우리를 반대해도, 그 사람들의 참정권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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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의원은 반대 입장에서 던진 질문에 두가지 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정말 이해가 안 된다"와 "내가 정치 초짜라서 그런가?"였습니다. 그는 정말 답답한 듯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막힘없이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 수십 년간 지속돼온 제도여서 갑자기 바꾸면 혼선이 있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진짜 내가 정치 초짜여서 그런가? 혼선이란 말이 정말 재밌는 게, 나는 투표 종료 시간을 만약 6시에 5시로 당기면 진짜 혼선이라고 생각한다. 늦으면 못 하니까. 근데 두 시간이 늘어나면, 내가 갈 수 있는 시간에 맞추면 된다. 6시인 줄 알았는데 8시다? 뭐가 문제인가. 이런 논리는 반대를 위해 만든 논리다."

- 추가 비용의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법안을 준비하며 국회 예산정책처의 검토를 받았다. 투표 시간을 3시간 늘리면 향후 5년 간 133억 원, 2시간 연장하면 94억 원이 소요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5년간을 따진 이유는 지방선거, 총선, 대선, 모두 한 번씩 치른다는 전제다. 이걸 유권자 한 사람당으로 따지면 200~300원 정도씩 부담하면 된다. 몇 십만, 몇 백만 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위한 비용이 고작 5년간 94억 원이다. 요즘 웬만한 다리 하나 건설하는데도 100억 원이다. 그렇지 않은가. 국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한 다리 좀 연결하자."

- 과연 투표시간을 늘린다고 투표율이 올라가겠냐는 회의론에 답한다면?
"당연히 올라가지 않겠는가. 일본이 시간 연장해서 10% 늘었다. 선진국 대부분이 오후 10시, 8시까지 한다. 우리가 제일 빨리 끝난다. 수없이 선진국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 부분은 왜 그냥 놔두는지 모르겠다.

투표율이 낮아지는 게 투표시간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엔 동의한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더더욱 투표시간을 늘려야 한다. 각자 당의 입장을 떠나서 정치권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투표권 행사를 위해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은 낮은 투표율의 원인이 다른 데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더더욱 이걸(투표시간 연장) 해야 한다."

- 만병통치약이 아닌 건 안다, 하지만 이것부터 시작하자?
"그렇다."

"만병통치약 아닌 건 안다, 하지만 이것부터 시작"

- 그렇다면 투표율을 높이고 투표권을 좀 더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다른 방안이 있는가.
"굉장히 다듬을 게 많더라. 일단 지정투표소 문제가 있다. 왜 꼭 주민등록주소지에서 투표해야 하나. 이미 개인정보 전산화가 다 이루어졌다. 기술적으로는 꼭 동네에 가서 할 필요가 없다. 또 부재자투표 때 2000명이 모여야만 학내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다. 8월 간담회 때 대학생들이 분노하더라. 왜 그래야 하는가? 딱 하루인데 만들면 안 되나? 투표일이 일 년에 얼마나 있겠냐.

학교만이 아니다. 노량진에 갔더니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인원이 엄청나더라. 그런데 지방할당제가 있어서 주소를 안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더라. 그들이 공부하다가 투표하러 내려갈까? 안 간다. 거긴 대학도 아니어서 부재자투표소장을 찾아가야 한다. 그렇게 하지 말고 학원이나 대표적인 장소에 투표소 만들어서 밥 먹고 산책할 때 투표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다문화 이주민들이 선거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 투표율이란 게 전체적으로 보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줘야 올라간다. 아무것도 모르면 참여하고 싶어도 못한다. 관심 없어서 안 하는 것과 아예 못하는 건 엄청난 차이다. 국가라면 적어도 '못하는 것'은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시각장애인 등 장앤인들도 마찬가지다."

진선미 의원은 "우리 삶에 가장 영향 미치는 중요한 선거가 대선인데 이건 5년에 한 번 있을 뿐"이라며 "이번이 지나면 다시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 더욱 빨리 해야한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은 "우리 삶에 가장 영향 미치는 중요한 선거가 대선인데 이건 5년에 한 번 있을 뿐"이라며 "이번이 지나면 다시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 더욱 빨리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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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이 불과 두 달 조금 넘게 남았다. 투표시간 연장, 과연 가능할까?

"법적으로는 선거 전날까지 공표하면 된다. 일정이나 준비 등을 볼 때 내부검토로는 11월말까지 국회에서 통과하면 된다. 국민들의 힘이 필요하다. 새누리당이 이토록 적극 반대할 줄은 몰랐다. 그들을 설득해내려면 유권자들이 힘을 모아줘야 한다. 5년 만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새누리당을 압박해줘야 한다.

문재인, 안철수 두 대선후보는 이미 투표시간 연장에 동의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만 움직이면 된다.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3자 회동도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투표시간 연장은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최고의 방법이다. 박근혜 후보가 통 크게 받아줬으면 한다."


태그:#투표시간, #진선미, #공직선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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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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