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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4·11총선 단독 과반 승리. 예상 밖의 결과였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각종 악재를 뚫고 승리를 일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날개를 달았다. 통합과 단일화 구도 완성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차지 못한 야권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고 했다. 4·11총선 이후 169일 동안 18대 대선 풍향계는 수차례 방향을 틀었다. <오마이뉴스>가 검색어 순위와 키워드를 중심으로 169일 간의 기록을 복기해봤다.

[김형태·문대성] 새누리당의 '단독 과반' 9일 만에 무너지다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가 4월 18일 오후 국회에서 탈당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자료사진)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가 4월 18일 오후 국회에서 탈당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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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고무된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총선 전 제기됐던 김형태·문대성 의원에 대한 도덕성 관련 의혹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제수 성폭행 미수 의혹을 받았던 김형태 의원의 경우, 4월 13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김형태 성추행'으로 떠올랐고, 논문표절 의혹을 받았던 문대성 의원의 이름은 4월 12일 네이버 일간 종합검색어 순위 4위에 올랐다.

박근혜 후보가 비대위 일각의 출당 요구에 대해 "사실을 확인한 후에 얘기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한 13일 당일엔 두 사람의 이름이 네이버 일간 종합검색어 순위 9위와 11위를 차지했다. 결국 김 의원은 총선 일주일 뒤인 18일 자진 탈당했다. 문 의원은 20일 국민대 윤리위의 논문 표절 판정 이후 탈당을 선언했다. 김형태·문대성 탈당으로 새누리당의 단독 과반은 총선 승리 9일 만에 붕괴됐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야권연대의 한 축, '분당'으로 귀결

김형태·문대성 파문으로 비틀거리는 새누리당의 뒤를 이은 건 통합진보당이었다. <중앙일보>가 4월 20일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을 첫 보도하고 그 뒤를 잇는 후속보도가 쏟아졌다.

당 진상조사위가 5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라고 발표했지만 오히려 당내 분열이 가속화됐다. 이정희 당시 대표 등 구당권파는 5월 4일 중앙위원회에서 경쟁부문 비례후보 총사퇴 등의 안건을 저지시켰다. 다음 날인 5일 전자투표를 통해 공동대표 사퇴 및 비례대표 1~3번 사퇴에 대한 의결이 진행됐지만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사퇴를 거부했다.

5월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차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이 의장석이 있는 단상으로 뛰쳐올라 회의진행을 방해하며 폭력을 행사하자 유시민 공동대표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자료 사진)
 5월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차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이 의장석이 있는 단상으로 뛰쳐올라 회의진행을 방해하며 폭력을 행사하자 유시민 공동대표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자료 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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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일 네이버 일간 종합검색어 순위에 김재연(8위), 이정희(9위), 이석기(17위) 세 사람의 이름이 올라갔다. 폭력사태가 벌어진 중앙위원회 다음날인 13일 통합진보당도 일간 종합검색어 순위 8위를 차지했다.

결국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은 '분당'으로 막을 내렸다. 비례대표인 김제남·박원석·서기호·정진후 의원은 '셀프 제명'을 통해 당을 탈당했고, 지역구 의원인 강동원·노회찬·심상정 의원도 당을 떠났다. 이들은 10월 21일 새 진보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정희 전 대표는 지난 2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박담합] 계란·물병 투척 '불씨' 잉태... 친노-비노 화합 성공?

민주통합당은 6.9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의 이른바, '이박 담합'이 불거지며 논란이 일었다. "친노와 비노의 갈등을 종식하고 단결하기 위한 역할분담"이란 명분이었지만 '문재인 대선후보 만들기 플랜'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선후보도 이에 대해 "담합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담합'이 아닌 '단합'으로 오히려 바람직한 모습이다"고 두둔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이박담합 '역풍'은 당대표 경선은 물론,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이어졌다. 모바일 경선 논란과 결합돼 일부 당원들이 당 지도부를 향해 계란이나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이박담합' 논란과 관계없이 당내 인사들의 돌출 발언도 나왔다. 탈북자에게 '변절자' 운운하며 막말을 한 임수경 의원이 6월 3일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해찬 당대표가 방송사와 전화 인터뷰 도중 원래 취지와 달리 임수경 사건에 대해 질문한다는 이유로 전화를 끊어버린 '이해찬 방송사고'는 네이트 6월 둘째주(4~10일) 인기검색어 6위에 올랐다. 

[안철수 그리고 정우택] 핫한 '안철수의 생각' 누른 '정우택 성상납'

지난 7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구 광화문점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원장의 신간 <안철수의 생각>이 출간돼 진열되어 있자, 서점을 찾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며 책을 읽고 있다.
 지난 7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구 광화문점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원장의 신간 <안철수의 생각>이 출간돼 진열되어 있자, 서점을 찾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며 책을 읽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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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발간한 7월 19일. 그의 이름은 한동안 네이버 일간 종합검색어 순위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의 저서는 물론, 그가 출연한 SBS <힐링캠프>도 7월 23일 검색어 순위(7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 후보는 검색량 추이를 보여주는 구글트렌드에서도 7월 넷째주 검색지수 68점(최고 100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대한 검색지수는 36점이었다.

그러나 같은 시기, 구글트렌드에서 드러난 '최종 승자'는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이다. 그는 같은 시기 검색지수 최고지수인 100점을 기록했다. 4.11 총선 전 제기됐던 '성상납 의혹'이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 의해 재점화된 것. 해당 의혹은 지난 6월 말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 종결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7월 24일 네이버 일간 종합검색어 순위 4위에 올랐다.

정 최고위원의 성상납 의혹은 2개월이 지난 9월 28일 현재에도 살아있다. 지난 24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새누리당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 손아무개씨의 폭로 때문이다.

손씨는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정 최고위원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아 지방의원 후보 7~8명에게 돌렸다"고 진술했으며, 그는 "정 최고위원이 대만에 가서 성 상납을 받았다"는 성추문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27일 네이버 일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 '정우택 대만'의 순위는 5위다.

[뇌물공천] '돈 추문'의 시발점, 대선주자 박근혜 발목 붙잡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새누리당 대선경선에 8월 2일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비례대표 현영희 의원이 친박(친박근혜)계 현기환 전 의원에게 공천뇌물로 3억 원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선관위는 현 의원과 현 전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장 경선판이 출렁였다. 야권과 김문수·김태호·임태희·안상수 등 경선주자들은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 후보를 향해 책임을 물었다. 구글트렌드에서 검색지수 '0'을 유지하던 현 의원의 이름은 뇌물공천 파문이 본격화된 8월 둘째주 최고지수인 100점을 찍었다.

공천헌금 사건으로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현영희 의원(무소속)이 지난 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선 신상발언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공천헌금 사건으로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현영희 의원(무소속)이 지난 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선 신상발언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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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빠르게 현 의원과 현 전 의원을 제명시키며 사태진화에 나섰다. 박 후보도 경선 승리 이후 '정치쇄신특위'를 구성하고 '차떼기 수사'를 진두지휘한 안대희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인선했다.

하지만 '돈 추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친박계 좌장 홍사덕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자진 탈당했고, 송영선 전 의원이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며 불법 자금을 요구한 녹취록도 공개됐다. '역사인식 논란'과 함께 박 후보의 발목을 붙잡은 악재였다.

[안철수 룸살롱과 박근혜 콘돔] 누리꾼의 반란, 검색어 순위 바꾸다

8월 20일 <동아일보>의 보도가 화근이었다. <동아일보>는 8월 20일 인터넷판에서 <신동아> 9월호를 인용해, "안철수 원장이 룸살롱을 방문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보도했다. 안 후보가 2009년 6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 "술을 못 마신다, 여종업원이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어, '거짓말 논란'으로 발전했다.

'안철수 룸살롱'이 네이버 일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자, 이에 반발한 누리꾼들이 대란을 일으켰다. '박근혜 룸살롱'부터 시작해, '박근혜 콘돔'을 검색어 순위 1위로 만든 것. 논란이 커지자, 안 후보는 8월 24일 이메일을 통해 "1998년 이후 15년간 술을 마시지 않았다, 다만 사업상 모임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술집에 갈 때 술을 마시지 않고 동석했던 적이 두세 차례 있다"고 입장을 직접 밝혔다.

[안철수 불출마 협박 논란] 안철수 출마 이끌어낸 새누리당의 '자충수'

안철수 후보 측 금태섭 변호사가 9월 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공보위원인 정준길씨가 전화를 해와 대선에 출마할 경우, 뇌물과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특히 금 변호사는 "정보기관·사정기관의 조직적인 뒷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 측에 전달되고 있지 않느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준길 전 공보위원은 당일 기자회견을 열어 "친구 사이의 대화를 두고 '협박'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반박했다. '불출마 협박 논란'은 진실공방으로 번진 것이다.

6일 네이버 일간 종합검색어 순위에서 안철수(2위), 정준길(5위), 금태섭(11위)를 기록하며 불출마 협박 논란은 크게 확산됐다. 그러나 진실공방은 한 택시기사의 결정적 증언으로 막을 내렸다. 이 택시기사는 "(정 전 공보위원이) '비리를 폭로하겠다', '나오면 죽는다'는 말을 써서 일상적인 대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택시를 타지 않았다"고 부인하던 정 전 공보위원은 '블랙박스 영상 확보' 얘기까지 나오자 백기를 들었다. 박 후보로부터 '판정승'을 거둔 안 후보는 9월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인혁당 사건] '역사인식 논란' 박근혜 고개 숙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과거사 관련 입장 발표를 마친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박 후보는 5.16과 유신, 그리고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과거사 관련 입장 발표를 마친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박 후보는 5.16과 유신, 그리고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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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100일 앞둔 9월 10일, 박근혜 후보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유신 당시 대표 공안사건이었던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왔다,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경선 당시 "5·16쿠데타는 불가피한 선택" 등의 발언으로 불거졌던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특히 박 후보가 1975년 유신 당시 원심과 2007년 재심을 동일선상에 놓은 것을 두고 기초적인 법리상식을 무시한 것이란 비판도 나왔다.

홍일표 당 대변인이 '대리 사과' 논평을 내놨지만 후보 본인이 "그런 얘기 나눈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 혼선은 더욱 가중됐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본선 무대에 오르면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역사인식 논란에 붙잡힌 박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박 후보는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5·16, 유신, 인혁당사건 등은 헌법가치를 훼손한 일"이라고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딸이 아버지의 무덤에 침 뱉길 원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9월 23일부터 29일까지 수집된 구글트렌드에서 '박근혜' 검색지수는 73점이었다. 같은 시기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검색지수는 71점이었다.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일정이 알려진 23일,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검색지수는 100점이었다.

[다운계약서] 고공행진하던 안철수 '착한 이미지' 대타격?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고공행진을 하던 안철수 후보가 고개를 숙였다. CBS가 26일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지난 2001년 송파구 문정동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의혹을 보도했다. 또 이를 통해 약 1천만 원 정도의 취·등록세를 탈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 후보 측은 즉각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사과했다. 안 후보 본인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잘못된 일이고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정말 앞으로 더 엄중한 잣대와 기준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를 표방했던 안 후보가 MB정부 들어 인사청문회 낙마기준이 됐던 '다운계약서' 문제에 연루된 사실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다운계약서'는 27일 오전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4위로 등극했다. '다운계약서' 파문은 현재진행형이다. KBS가 27일 밤 <9시 뉴스>에서 안 후보 본인이 지난 2000년 본인 명의의 아파트를 팔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또 보도했다.

안 후보 측은 이 역시 즉각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안 후보 측과 야권은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의 주요 근거인 검인계약서 출처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매매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공개될 수 없는 문건인데 언론 보도에서는 공개됐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이 송파구청에 의뢰, 부인 김미경씨의 문정동 아파트 검인계약서를 확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태그:#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뇌물공천, #불출마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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