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25일 오후 홍대 씽크카페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문재인과 안철수, 누가 박근혜와 맞설 것인가' 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하승창 전 희망과대안 운영위원장,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25일 오후 홍대 씽크카페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문재인과 안철수, 누가 박근혜와 맞설 것인가' 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하승창 전 희망과대안 운영위원장,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아름답게 담판 짓는 단일화는 중요하지 않다."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말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대선 후보(무소속)의 단일화를 바라는 야권 성향 지지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말일 터다. 김 교수의 말은 이어진다. "성공하는 정부를 만드는 단일화가 중요하다"고.

18대 대선의 최대 이슈는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다. 단일화 여부에 따라 대선 결과가 새누리당의 재집권 또는 정권교체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단일화 논의는 시기와 규칙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이는 정치공학적인 말들을 수반했고, 논의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최근 기존 단일화의 틀을 뒤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김헌태 교수의 시민정부론이 그것이다. 아름다운 단일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두 후보가 함께 성공한 정부를 만들 수 있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시민정부론은 정치권 바깥에서 논의돼왔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싱크카페'에서 연 '문재인-안철수, 누가 박근혜와 맞설 것인가' 토론회를 기점으로 시민정부론에 대한 논의는 각 캠프와 정치권으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문재인 캠프 대선기획위원인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과 하승창 안철수 캠프 대외협력팀장은 시민정부론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헌태 교수와 정태인 새로운사회여는연구원장은 시민정부론 필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맡았다.

보수언론, 3자 대결론 거론... 쉽지 않은 단일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전에 실현 가능성부터 짚어보자. 보수언론에서는 '3자 대결론'을 부추기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안철수 캠프의 입장은 안 후보의 19일 출마 선언 당시 입장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하승창 전 희망과대안 운영위원장
 하승창 전 희망과대안 운영위원장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하승창 대외협력팀장은 "캠프 일각에서 3자 대결론 언급이 있지 않느냐"는 오연호 대표기자의 질문에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에 대해서는 "(안 원장이) 출마 선언에서 말한 그대로다"라고 전했다. 당시 안 후보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이 동의하느냐 여부 등의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논의는 이르다"고 밝혔다.

반면, 문재인 캠프는 단일화에 적극적이다. 박영선 의원은 "이번 대선은 기본적으로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하고, 국가정의차원에서 공동의 집합이 있다는 믿음이 흔들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문재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는 확고한 전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헌태 교수가 "단일화가 쉽지만은 않다"고 분석한 이유다. 또한 두 후보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은 서로 간의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안철수 후보는 '준비돼 있지 않다'는 게 큰 약점이다. 정태인 소장은 "한 달 안에 구체적인 정책 기조가 제시되지 않으면, 지지율이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영선 의원은 안 후보의 자문역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두고 "관료집단의 지지를 받는 분이 안철수의 생각을 실현에 옮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하승창 팀장은 민주당이 정치쇄신의 대상임을 지적했다. 그는 "시대의 변화는 정치를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기둥에 대한 비토"라며 "시민들은 기존 정치권이 시민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시민이 요구하는 대책을 수용하지 못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헌태 교수는 "상처내기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소민주당주의'에 집착해 민주당 후보를 안 내면 안 된다고 접근하면, 이기적이고 속좁은 정당으로 비쳐질 것"이라며 "또한 안철수 후보는 준비가 안 된 모습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다음은 시민정부"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두 후보의 한계는 오히려 단일화를 추동할 수 힘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많다. 박영선 의원은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로부터 민주당 개혁을 지시받았고, 쇄신에 나섰다"며 "국민에 대한 믿음 속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함께 가야 한다"고 전했다. 정태인 소장은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틀 속에서 민주당의 정책 능력·인력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단일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 단일화 틀을 뒤집어야 한다. 김헌태 교수는 지금까지의 야권 후보 단일화는 모두 실패했다면서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는 성공한 정부를 만들어내는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1987년 김대중·김영삼 후보 단일화 실패는 역사에 잘못된 것으로 기록됐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는 선거 하루 전 깨졌고, 1997년 김대중·김종필 공동정부도 잘됐다고 볼 수 없다"며 "국민들의 열망은 진보와 정권교체다,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새로운 정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 손잡고 아름답게 담판 짓는 단일화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성공한 정부를 만드는 플랫폼을 짜고 5년 뒤에 국민들이 원하는 나라를 만들었느냐가 중요하다"며 "성공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려면 이벤트성으로 가면 안 된다, 각 세력이 모여 정책연합을 이룬 뒤 후보를 선출하고 정부연합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정부를 만드는 단일화의 조건은 뭘까? 이날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시민 참여'를 강조했다. 이른바 시민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정태인 소장은 "시민이 직접 참여해서 대통령제 하의 정치연합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며 "시민들이 내각 구성이나 보편복지·경제민주화·사회적경제의 방향성과 구체성을 강조할 것이다, 대통령이나 관료들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태 교수는 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시민이 주도하는 연합정부 추진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정태인 소장이 "시민과 함께 정책을 만드는 일은 양 캠프에서 인정해준다면, 금방 할 수 있다"고 받았다. 그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다음은 시민정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협동조합 관련 단체들이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정리해 공동의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누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이 정책을 실천하겠다고 해야 한다, 그러면 시민들은 적극 지지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촛불을 들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인 소장은 또한 "시민들이 경제민주화를 주장해서 관철시키는 동아시아 모델이 될 것이다, 이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 수 있다"며 "이렇게 해서 만들어져 성공한 정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두 후보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 캠프 역시 적극적인 시민 참여에  호의적이다. 박영선 의원은 "국민적 압력을 통한 단일화가 바람직하다"며 "문 후보가 제안한 공동정부론은 국민과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서 정부를 구성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승창 팀장 역시 "변화 공감하는 세력과 어떻게 네트워킹하고 동행할지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대선 생중계, 어떠신가요? '이런 방송 계속해라' 싶으면 지금 바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으로 가입(02-733-5505/ 내선 274~275)해주세요. 여러분의 월 1만원은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한 언론'을 만드는 데 씨앗이 됩니다.




태그:#시민정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