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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열린 'PD수첩 방송정상화를 위한 콘서트 - 응답하라! PD수첩'에 참석했다. 안 후보는 "대선 완주할 것인가?"라는 방송인 김미화씨의 질문에 "제가 지난주 수요일날(대선출마 선언한 날)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열린 'PD수첩 방송정상화를 위한 콘서트 - 응답하라! PD수첩'에 참석했다. 안 후보는 "대선 완주할 것인가?"라는 방송인 김미화씨의 질문에 "제가 지난주 수요일날(대선출마 선언한 날)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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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6일 0시 53분]

"상식적으로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여야 간 신의로 (MBC 사태 해결) 합의를 하기로 했다면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다들 알고 있는 마당에 합의가 안 지켜지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MBC 사태'와 관련해 여야 간 개원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열린 'PD수첩' 정상화를 위한 호프 콘서트 '응답하라! PD수첩'에 참석한 안철수 후보는 'PD수첩 작가 해고와 불방 사태'에 대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지난 7월 개원 합의에서 "8월 초 구성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 처리하도록 협조한다"면서 "이를 위해 언론관련 청문회가 문방위에서 개최되도록 노력한다"고 합의문에 명시한 바 있다. 하지만 방문진 이사회 차원의 문제 해결도, 언론청문회 개최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파업 후 좀 더 나아지길 희망했는데... PD수첩 불방사태, 있을 수 없는 일"

이날 콘서트를 주최한 PD연합회와 구성작가협회는 안철수 후보를 비롯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게도 공개적으로 초청장을 보냈지만 안 후보가 유일하게 행사에 참석했다. 안 후보는 대선 출마 이전에도 MBC 파업을 지지하는 영상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다른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한 문재인 후보는 도종환 캠프 공동대변인을 통해 서신을 보냈다. 박근혜 후보에게는 답변이 없었다.

이날 행사 사회는 방송인 김미화씨와 송일준 'PD수첩' 전 CP가 맡았다. 안철수 후보는 "170일 파업 한 뒤에 좀 더 나아지기를 희망했는데 오히려 사태가 악화된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파업 후에도 복귀하지 못한 분들이 120분 넘게 계시고, PD수첩 작가분들 6분이 한꺼번에 계약해지 되고"라면서 "그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안 후보는 이어 "언론은 본질적으로 진실을 이야기해야 하는 숭고한 사명을 갖고 있다, 그 숭고한 사명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차단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가 말했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 나는데, '나는 당신과 의견이 다르다. 그렇지만 만약에 당신이 의견을 표명할 때 누가 방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당신 편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생각이다."

이 말에 100여 명의 관객들 사이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 원장의 '대선 행보'와 관련된 '깜짝 질문'도 나왔다. 김미화씨가 "지금 사람들이 안 후보님이 끝까지 완주를 할까,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을까(궁금해한다)"라고 묻자, 안 후보는 "제가 지난주 수요일 날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라고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문재인 후보는 도종환 공동대변인이 대독한 서신을 통해 "공영방송이 권력의 입맛에 따라 본분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근본적인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제가 준비한 방송언론정책을 가지고 조만간 여러분을 찾아뵙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을 드린다"고 전했다.

해고, 대기발령, 정계, 인사이동을 받은 PD수첩 제작진이 대형스크린에 비춰진 단체사진에 표시되고 있다.
 해고, 대기발령, 정계, 인사이동을 받은 PD수첩 제작진이 대형스크린에 비춰진 단체사진에 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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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열린 'PD수첩 방송정상화를 위한 콘서트 - 응답하라! PD수첩'.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열린 'PD수첩 방송정상화를 위한 콘서트 - 응답하라!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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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비리 내부 고발자 "PD수첩은 제 본심을 봤던 유일한 프로"

이날 콘서트의 주인공은 지난 1월 17일 방송을 끝으로 8개월 넘게 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는 PD수첩 제작진. 170일간의 파업 기간 동안 '해직언론인'이 된 최승호 전 PD수첩 CP와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가 나란히 무대 위에 올랐다. 12년 동안 PD수첩에 몸 담아온 정재홍 작가는 다른 5명의 PD수첩 작가와 함께 '분위기 쇄신'을 명목으로 해고당했다.

정 작가는 "눈총을 받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같은 아이템을 냈다, 한진중공업은 7번, 4대강도 3번이나 냈다"면서 "'아, 이 사람들 그냥 두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미 FTA, 4대강, 제주해군기지, 세계7대 자연경관, 희망버스. 시사교양국 '윗선'과 마찰을 빚었던 아이템들이다.

최승호 PD는 "현재 김재철 사장 해임 권한이 있는 방문진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해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직언론인'이 된 최승호 전 PD수첩 CP와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
 '해직언론인'이 된 최승호 전 PD수첩 CP와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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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강서 신부, 우희종 교수, 김영수 예비역 소령.
 왼쪽부터 이강서 신부, 우희종 교수, 김영수 예비역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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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이들도 초대 손님으로 참석했다. '계룡대 군납비리'를 내부고발했던 김영수 소령은 "다른 프로그램에도 제보를 했지만 PD수첩은 제 본심을 봤던 유일한 프로였다"면서 "PD수첩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며 PD수첩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 소령은 "24년 군 생활을 하다가 덮고 넘어가야 할 것을 못 덮고 넘어가서 잘렸다"면서 "지금은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억울함을 해결하고 사회 부정부패와 싸우는 조사관 업무를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뜨거운 논란을 낳은 '광우병 편'에서 전문가로 나왔던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응답하라 PD수첩' 타이틀이 마음에 안 든다, PD수첩이 언제 조용한 적이 있었나"라면서 "PD수첩은 항상 살아서 깨어있는 삶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최고의 PD수첩은 '도가니' 편

PD수첩이 다룬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씨.
 PD수첩이 다룬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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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최고의 PD수첩'은 무엇일까. '용산참사 편'이 5위, '광우병 편'이 4위, '김종익씨 불법사찰'이 5위,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이 2위. 1위는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이 차지했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소설 <도가니>를 쓴 공지영 작가는 "MBC가 한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 그 이전에 너무 나태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명박 시대 5년을 통해 민주주의도, 언론의 자유도 그냥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PD수첩 제작진들에게 동병상련을 느낀다"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다음과 같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시대, 오래 가지 않을 거라고 본다. 이명박 정부에서 경험한 것,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아마도 피디수첩에서 해고된 피디, 작가들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프로를 다시 만든다면 본인들 경험이 바닥에 깔려서 정말 절절한 프로를 만들 수 있을 거다."

정연주 전 KBS사장, 최강욱 방문진 이사,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
 정연주 전 KBS사장, 최강욱 방문진 이사,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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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은 오는 27일 김재철 사장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 야당 추천 방문진 이사로 선임된 최강욱 변호사는 "(김재철 사장에게) 인생의 쓴맛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명숙 전 총리는 "환노위 차원에서 MBC 청문회를 개최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저희는 김재철 사장을 미워하는 게 아니다, 지금 그 분이 얼마나 힘드시겠나, 해방시켜드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PD수첩, #피디수첩, #문재인,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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