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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와 정수재단반환부산시민연대 회원들이 24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와 정수재단반환부산시민연대 회원들이 24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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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사과로 지지율 반등을 노린 박근혜 후보를 바라보는 부산 민심은 싸늘했다. 24일 전국 시도당 중 가장 먼저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연 부산 남천동 새누리당 부산시당사 앞은 격한 분노로 가득했다. 정수재단 사회환원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과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의 집회로 곳곳에서는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다.

오후 2시 박 후보의 부산시당 방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연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정수재단반환부산시민연대는 이날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 발언을 "말뿐인 사과"라고 혹평하며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수장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부산일보>의 독립을 요구하며 "정치색 짙은 정수장학회와의 독립적인 관계 설정은 <부산일보>가 명실상부한 독립정론지로서 바로서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 후보를 '공주'라고 지칭하며 정수장학회가 "자신들의 공주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일에 여생을 바치기로 작정한 무리의 어긋난 충성심이 건실했던 <부산일보>를 끝없는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박 후보의 사과에 정수장학회와 영남학원, 육영재단 등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각종 공익법인 형태로 박 전 대통령의 자녀들이 이사 추천 등의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들 재단은 박 후보의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박 후보는 강탈재산 정수장학회와 그 검은 우산 아래 모여 있는 측근인사들이 속히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 정상 집회신고도 불허하며 새누리당 당사 '봉쇄'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4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선후보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4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선후보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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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4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저축은행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부산 선거대책위 발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24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저축은행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부산 선거대책위 발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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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사회환원에 관한 기자회견이 열리는 한편에서는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60여명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충돌했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이날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위해 집회 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라는 집회를 열 예정이었다.하지만 경찰은 피해자들의 집회를 막아서며 피해자들이 당사로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이성우 부산민중연대 공동대표 등이 신고까지 마친 집회를 막아서는 경찰을 향해 항의를 했지만 경찰은 박 후보가 오기 전까지 철저히 당사를 에워쌌다. 2시께 박 후보가 도착하자 경찰은 스크럼을 짜고 박 후보가 당사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경찰 현장지휘관은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향해 "갑자기 움직이면 체포된다"며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피해자들을 겁박했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우리가 칼을 들었나, 총을 들었나, 왜 막아서냐"며 경찰을 비난했다. 피해자들을 이끌던 김옥주 부산저축은행비상대책위원장에게는 8명의 사복경찰관이 에워싸며 김 위원장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 김 위원장은 "집회신고도 했는데 왜 막아서냐"며 항의했지만 경찰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박 후보가 당사로 들어선 뒤에야 집회를 허용한 경찰은 2시 45분께 박 후보가 당사를 나오자 다시 스크럼을 짜 박 후보의 이동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의 차량 앞에 피해자들이 드러눕자 경찰은 이들의 팔을 거세게 잡아끌며 박 후보의 차량이 이동할 수 있게 통행로를 확보했다. 저축은행 피해자 몇몇은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피해자 김아무개(75)씨는 "박근혜가 경찰 두목이라도 되는 모양"이라며 경찰의 과잉 경호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축은행 피해자 "박근혜가 경찰 두목이라도 되는 모양"

박 후보가 떠난 후 남부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는 기자에게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당사 내부로 진입을 시도했기 때문에 막았을 뿐 정상 집회는 보장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옥주 비대위원장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경찰이 집회를 할 수 없게 막았다"며 "당사 진입은 시도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부산시당도 이날 박 후보의 부산 방문에 앞서 성명을 발표하고 정수장학회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과거사) 사과가 박 후보의 진심 어린 반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기가 의심스럽다"며 "지지율이 하락하자, 어쩔 수 없이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는 더 이상 정수장학회와 부산일보사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며 "총칼로 뺏은 장물인 정수장학회 환수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과거사 반성이자 청산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 '(박 후보가) 남부권 신공항'을 언급하며 대상지를 확대해 재추진하겠다고 거론해 오히려 지역간 갈등만 재현시키고 있다"며 "이제라도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을 밝히라"고 주문했다. 더불어 민주당은 4·11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 박 후보의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태그:#박근혜, #정수장학회,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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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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