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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13일 오후 1시 43분]

심상정·강동원·노회찬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통합진보당을 통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는 길은 막혔다"며 탈당을 선언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심상정·강동원·노회찬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통합진보당을 통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는 길은 막혔다"며 탈당을 선언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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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혁신파 소속 노회찬·심상정·강동원 의원과 유시민·조준호 전 공동대표 등이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전직 최고위원·국회의원들도 이날 연쇄적으로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진보정치혁신모임 운영위원 회의를 연 데 이어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공식화했다. 유시민·조준호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별도의 회견 없이 앞서 혁신모임 회의에서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또 이날 운영위 회의에서 신당 창당을 위한 정치결사체 구성 등 탈당 후 마스터플랜도 논의했다.

이들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통합진보당을 통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는 길은 막혔고, 진보정치는 빈사상태에 이르게 되고 말았다"며 "하지만 저희들의 걸음을 멈출 수 없다. 진보를 살리는 길에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탈당이라는 또 한 번의 멍에를 쓰게 됐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처럼 진심으로 다시 만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 때문에 입당하신 분들께 거듭 죄송하다"며 "저를 용서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통합진보당을 좋은 당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사과드린다"며 "낡은 것, 관성, 편협함을 과감히 혁신하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능력을 갖추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위해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심 의원은 운영위 회의에서 "저희가 이번 주에 탈당을 하고 일요일(16일) 오후 2시 전국의 각 지역 책임자들이 모이는 워크숍을 통해 새 진보정당의 진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치인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실패를 고백하는 일"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진보를 살리기 위해 그 실패를 인정,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조준호 전 대표도 "언제부터인가 진보정치가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통합진보당을 나와서 국민들에게 저희들의 길을 묻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전 대표는 "많은 국민들이 표를 주셨는데 '좋은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며 "꿈을 잃어버려서 나오는 게 아니고, 꿈이 있기 때문에 당을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심상정·유시민·조준호 전 공동대표를 비롯, 강동원·김제남·노회찬·박원석·서기호 의원, 이정미·천호선·권태홍·이홍우 최고위원, 김성진 인천시당 위원장이 참석했다.

또한 최순영·홍희덕·곽정숙 전 의원과 박승흡 최고위원 등도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으로는 고통받는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올바르게 대변할 수 없고, 국민의 명령인 진보적 정권교체에 기여할 수도 없다"며 "민주당과 안철수의 한계를 넘어 우리사회의 근본적 개혁을 염원하는 국민여러분의 새로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통합진보당 혁신파 소속 의원 및 전직 대표들의 탈당 소회 요지다.

심상정 의원 "국민을 등진 죽은 진보를 떠나며..."

여러 가지 소회가 있고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진보정치를 살리는 길로 나아가는 마당에 이러저러한 말들이 다 사족이 될 것 같다. "아침에 백제성을 떠나며"라는 이백의 시에서 인상 깊은 한구절로 떠나는 사람의 각오를 대신하고자 한다. '양안원성제부주兩岸猿聲啼不住, 경주이과만중산輕舟已過萬重山'. 양쪽 강 언덕에 원숭이 울음소리 그치지 않는데, 배는 이미 만 겹의 첩첩산을 지나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주저함, 이전투구의 소란함, 번민의 괴로움을 더는 뒤돌아보지 않겠다. 뜻을 세우고 배를 띄웠다면,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국민을 등진 죽은 진보를 떠나 국민이 원하는 진보, 국민과 함께 가는 정치의 길로 가겠다. 진보라는 이름으로 횡행했던 낡은 것, 관성, 편협함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유능하고 실력 있는 진보정치, 성공하는 진보적 대중정당의 전형을 이루어 내는데 어떤 고난, 고비가 있다하더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삶을 바꾸는 능력을 갖춘 새로운 진보정당을 위해 새롭게 출발하겠다.

심상정·강동원·노회찬 의원이 13일 통합진보당 탈당을 선언했다. 노 의원은 "탈당이라는 또 한 번의 멍에를 쓰게 됐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탈당의 변을 밝혔다.
 심상정·강동원·노회찬 의원이 13일 통합진보당 탈당을 선언했다. 노 의원은 "탈당이라는 또 한 번의 멍에를 쓰게 됐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탈당의 변을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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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 "저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지역구 출신 의원으로서 저의 거취와 관련해서 지난 9월 2일 노원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여론조사에서 분당 후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라는 주민들의 여론이 41.2%, 분당하지 말고 내부에서 혁신하라는 뜻이 33.2%였다. 그리고 저의 거취와 관련해서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 데 참여하라는 여론이 36.8%, 통합진보당에 잔류해서 혁신과 개혁에 참여하라는 것이 22.4%였다. 지역구 주민들에게 약속한 바를 앞으로도 계속 이행해 나가겠다.

남아있는 통진당 당원들에게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 중 한 구절을 들려주고 싶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는다. 저는 진심으로 다시 만날 것을 믿는다. 그러나 그 날은 결코 저절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서로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져야 그 날도 가능할 것이다. 저 때문에 통합진보당에 입당한 분들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를... 저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강동원 의원 "가는 나를 잡지 말고 지는 해를 잡아라"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혈혈단신 야권 단일후보도 아닌 상태에서 당선되었다. 진보가 뭔지, 진보의 뿌리를 내릴 가능성을 확인시켰던 4.11 총선이었다. 이후 저에게 통진당은 가혹한 시련을 맛보게 했다. 지난 과정 일일이 설명 않겠다. 이제 당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될 이 절체절명의 시간에서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시고 우리 당을 사랑해 주셨던 국민 여러분과 지역주민 여러분께 감사말씀 드린다. 탈당하는 제 입장이 충분히 설명될 걸로 믿지만 원만히 정리하지 못한 점을 거듭 사죄 말씀드린다.

저는 저의 심정을, 그리고 남아있는 구 당권파 통진당 모든 분에 이 말씀드리고자한다. 송강 정철 선생께서 정인에 남겼던 싯구다. '말은 가려하고, 님은 잡고 아니놓네. 님아, 가는 나를 잡지말고 지는 해를 잡아라."

유시민 전 공동대표 "당에 남은 분들께도 행운이 있기를..."

마음이 참 안 좋다. 저는 지난 총선 때 방송에 나가서, 또 거리에서 국가권력을 선을 이루는 데 쓰는 그런 좋은 진보정당이 될 테니 믿고 표를 달라고 했고, 많은 국민들께서 표를 주셨는데, 좋은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그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 그 점에 대해서 국민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에 남는 분들이 계신다.

사람 하는 일이 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해서 그 일을 하지만 지나고 보면 늘 그렇습니다만, 완전히 옳은 판단은 있기 어렵다. 당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어 당을 떠나는 저희들의 판단이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다. 저희는 옳다고 생각하지만, 당에 남으시는 분들이 더 혁신하시고 더 발전하셔서 당을 떠나는 우리들의 판단이 잘못이었다, 그렇게 입증하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또 당에 남는 분들이 역사 속에서 승리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모쪼록 성공하셔서 국민에게 봉사하고, 국민의 이해와 사랑을 받는 그런 정당이 되시길 축원하고, 당에 남으시는 분들께도 행운이 있기를 마지막으로 기원드린다.

조준호 전 공동대표 "애정이 많았던 당이었지만... 버릴 건 버려야"

이제 새로운 길을 나서고자 한다. 이제까지 몸담았던 정당에서 나와서 국민의 눈높이, 노동자, 농민, 서민의 희망이 되는, 그리고 그 고통을 안고 미래로 나아가는 정치의 길로 가고자 한다. 그 길은 노동자, 농민, 서민, 국민들이 길을 열어주셔야만 저희들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길을 허락하지 않으면 저희들이 갈 수 없기 때문에 통합진보당을 나와서 국민들에게 저희들의 길을 물을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도 애정이 많았던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버릴 건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들의 잘못을 국민들에게 고백하고 새 살이 돋을 때까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의 아픔을 함께하는 데서 시작하고자 한다. 사랑해주시고, 마지막까지 애정을 거두지 말아주시고, 저희들에게 길을 열어주시면 저희들 열심히 해보겠다.

최순영·홍희덕 전 의원 "민주당과 안철수의 한계를 넘어..."

이제 통합진보당으로는 고통받는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올바르게 대변할 수도 없고, 국민의 명령인 진보적 정권교체에 기여할 수도 없으며 대안의 정치세력인 노동중심의 대중적 진보정당으로의 발전도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결코 좌절하거나 청산하지 않겠다. 민주당과 안철수의 한계를 넘어 우리사회의 근본적 개혁을 염원하는 국민여러분의 새로운 기대에 부응하겠다. 비온 뒤의 땅이 더 굳듯이, 노동자, 민중의 힘과 지혜로 오늘의 위기를 내일의 희망으로 만들어 주시리라 믿는다.


태그:#진보정당, #통합진보당, #유시민, #노회찬,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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