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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해소와 당 쇄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해소와 당 쇄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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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수정 : 11일 오후 2시 45분]
대선 99일 전 민주통합당 의원총회 "존립할 수 있을지..."

박지원 원내대표 : "(의원들 사이에서)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말이 많았다. 희망을 읽었다. 지도부 퇴진론에 대한 얘기가 별로 없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 : "민주통합당의 존립을 걱정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후보에게 전권을 주고, 지금 책임 있는 분들은 자연스럽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였다."

11일 오전 민주통합당 의원총회가 마무리된 후,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취재진에게 서로 다른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당 지도부와 초선·비주류가 중심이 된 쇄신파 의원들 간의 상황 인식에 극명한 차이가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99일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대선에 당력을 집중하기는커녕 당내 갈등부터 수습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대선 후보 경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향후 당 지도부의 쇄신 노력과 그에 따른 쇄신파의 반응에 따라, 갈등 국면이 봉합될지 아니면 더 심화될지 결정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의원 128명 중 11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의원총회는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초선·비주류 중진, 지도부 비판... "지도부 2선 후퇴론"도 언급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비주류 중진 의원들이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4선인 김영환 의원은 "민주당은 존립 위기다, 당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위기가 많았지만 (지금이 회생할) 마지막 기회"라며 "역사적 책무에 대한 지도부의 책임이 심각하다, 반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두관 캠프 상임경선대책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은 "제주 경선에서 모바일 불공정 시비가 있었지만 당 지도부는 경선을 강행했다, 민주통합당은 과연 민주 정당이냐, 의원들을 졸로 보는 것 아니냐"면서 "철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반성은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들도 당 지도부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김기식 의원은 "대선후보 선출 다음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 구성을 포함한 일체의 전권을 후보에게 넘긴다는 결의가 있어야 한다, 후보 중심의 단결을 결의하자, 후보도 당 혁신과 변화 비전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자리에서 지도부의 진퇴를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플러스 알파'가 되는 얘기를 하자"고 덧붙였다.

박홍근 의원은 "지금 쇄신과 소통이 절실하다, 후보 선출 뒤 추석 전까지가 우리 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당의 사활이 걸려있다"며 "사활을 걸고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김기식·박홍근 의원의 발언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단결·단합 이런 얘기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많이 하는 얘기다, 수사에 불과하다, 이런 식의 강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한테 철저한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은수미 의원은 친노 프레임 극복을 강조했다. 은 의원은 "후보가 확정되면, 친노 프레임 등 후보에게 덧씌워져 있는 것을 후보 스스로 결단해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주홍 의원은 "모든 문제의 핵심은 오만에서 비롯됐다"며 "지도부는 도덕적 책임감을 통감하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전했다.

'안철수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용익 의원은 "우리가 국민의 마음을 채워주는 정당 되기 전에 '안철수 현상'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이 먼저 돼야 '안철수 현상'은 없어질 것이다, 우리가 자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나쁜 분위기는 아니었고 건설적인 토론이 됐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의원들이) 위기 의식을 느꼈고, '이제는 다 털고 할 얘기를 하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기 살을 배는 아픔이 있더라도 필요하다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의 2선 후퇴론이 언급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후보가 결정되면 후보 중심으로 가야하고, 후보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 지금 책임 있는 분들은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박지원 "지도부 퇴진론 얘기 별로 없어... 오히려 희망 읽어"

반면, 박지원 원내대표가 전한 의원총회 분위기는 이언주 원내대변인이 전한 것과 온도차가 있었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대선 후보가 탄생되면 후보 중심으로 파벌 없이 모두가 참여하는 선대위를 구성해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 '그 승리를 위해서 우리 의원들이 몸을 바쳐야 된다'고 강조해서 희망을 읽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의원들이 '안철수 현상'에 대해 그렇게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우리 민주당 후보가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말을 했다"며 "또한 다행인 것은 지도부 퇴진론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가 별로 없었다"며 여유를 부렸다.

그는 쇄신파 의원들을 겨냥해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민주당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우리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생각하자'고 했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지도부의 소통부족, 대선에 대한 낙관론, 국민시각을 의식하지 않은 리더십에 대해서 많은 주의를 요구하는 말들이 있었다"면서 "정기국회 중에 가급적 의원총회를 자주 열도록 해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해소와 당 쇄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를 지도부가 전체 공개하겠다고 하자, 강기정 의원이 비공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해소와 당 쇄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를 지도부가 전체 공개하겠다고 하자, 강기정 의원이 비공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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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11일 오전 10시 45분]
민주당 쇄신 의원총회, 시작부터 신경전 팽팽

흥행 가도를 달려야 할 당 대선 후보 순회 경선은 날계란이 날아다니는 아수라장이 됐다. 경선 초반부터 불공정 경선 문제가 대두됐지만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되레 증폭됐다. 당 지도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대선을 100여일 앞둔 민주통합당의 현주소다.

이렇게 곪아왔던 고름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의원 40여 명은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요구서를 제출했다. "당내 리더십과 소통의 부재에 대한 우려가 날로 증폭되는 가운데 당내 현안에 대한 상시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11일 오전 8시 긴급 의원총회는 이 같은 과정 속에 소집됐다. 그러나 시작부터 녹록지 않았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공개 자유 토론을 제안하자 곧장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강기정 의원은 "왜 오늘 이례적으로 공개를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민석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의총 소집 요구서에 서명한 의원들을 추궁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또, 11일 의총을 요구하자 대정부 질문 때문에 절대 안 된다고 하더니 (의총 소집 요구서에 서명한) 우리에게 아무런 연락 없었다, 최고위원회를 통해 의총 소집 사실을 알았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서명한 의원 40여 명은 공개 의총을 요청한 적이 없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기 위해 비공개를 원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추궁은 아니고, 절차상의 문제를 상의하지 않아서 이언주 원내대변인에게 (과정을) 물었다"라며 "서명한 분들이 39명이지만 나한테 와서 (서명) 안 했는데 (명단에) 들어갔다는 분들도 있었다"며 맞섰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소란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가 반성할 때"라며 "지도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의원들 염려가 컸음을 인정한다, 나도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안에 대해 의원들이 건의할 일 있으면 잘 전달하도록 하고, 최소 1~2주에 한 번씩 의총을 소집해 자유로운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의원들이 서명이 아니라 나에게 (직접 의총 소집을) 요구했으면 좋았겠다"며 섭섭함을 표했다.

이해찬 '탕평 선대위' 언급... 쇄신책 가닥 제시

의총 모두발언에 나선 이해찬 대표는 "의원들이 바빠서 소통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의총"이라며 "그동안 의원이 128명이나 돼서 연찬을 못한 점이 있다, 충분한 대화 못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하나로 마음을 모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해소와 당 쇄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이해찬 대표가 목을 축이고 있다.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해소와 당 쇄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이해찬 대표가 목을 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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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경선장에 물병이 날아다닌 것을 두고 "1990년대 중반에 모 인사가 (전당대회에) 뱀을 가져오려다 저지당한 적이 있는데 최근 와서 이런 모습이 보이는 것에 대해 곤혹스럽다"며 "여러 이해관계가 모인 당에서 하나의 축은 당헌·당규다, 이대로 실행·집행할 수밖에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당 후보 중심 선대위가 구성될텐데, 경선 과정의 갈등이나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탕평 선대위가 구성돼야 한다, 그래야 집권할 수 있다"며 "(당 경선에서) 당선된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를 구성해 당 체제를 정비해 본선에 나가야 한다"고 말해 당 쇄신책의 가닥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향해서도 "당이 없으면 개인 마음이 언제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당 없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어렵다"며 당 중심주의를 설파했다. 30여 분간의 소란 속에 의총은 결국 비공개로 전환됐다. 

의총 소집 요구 의원들 사전 모임 열어..."안철수, 민주당 신경도 안 써"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해소와 당 쇄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 안민석, 황주홍 의원등이 참석해 지도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해소와 당 쇄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 안민석, 황주홍 의원등이 참석해 지도부의 발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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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의원총회 모집 요구서에 사인을 한 의원들이 의총 전 사전모임을 했다. 각 후보 캠프 인사는 물론 무계파 의원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일단 내부에서 인식을 공유하자는 차원이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사전모임에는 김동철·안민석·김용익·김영환·최원식·전해철·황주홍·은수미·김민기·정성호·민홍철·문병호·신학용·이종걸·이언주·노웅래 의원 등 16명이 참석했다. 의원들의 요구는 '당의 쇄신'에 방점이 찍혔다. 그러나 지도부 사퇴 목소리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의원들 간의 신뢰가 중요한데, (신뢰가 쌓이기) 전에 극단적인 얘기가 나오면 또 다른 불신을 낳을 수 있다"며 "당 지도부 퇴진을 지금 얘기할 때는 아니다"라고 발언 수위 조절을 요구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박근혜는 보이는데 민주당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민주당이 미래가 있다고 하나라도 보여주려면 의원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전 모임에서는 안철수 원장 얘기도 나왔다. "지금 민주당과는 안철수가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통된 문제의식이었다. 비문재인 후보 캠프의 한 핵심 의원 역시 "소식통에 따르면 안철수는 민주당 신경도 안 쓴다"며 "지금 당의 모습은 새누리당 못지 않은 독재자의 모습이다, 강력한 쇄신이 없으면 내부 설득조차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전모임 직후 안민석 의원은 "당 지도부의 퇴진이 목표가 아니"라며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태그:#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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