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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살률은 2010년 통계에서 10만 명 당 10명꼴로 OECD 국가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이다. 청소년 자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학업 스트레스는 우리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결과 지상주의와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문화가 낳은 결과물이다. 이 같은 세태는 자살 같은 극단적인 현상, 그리고 청소년들의 인성 문제·학교 폭력 문제·건강 문제 등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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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아이들에게 또래 집단은 경쟁 관계"

4일 이털남에 출연한 곽금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입을 위해 문제를 푸는 것만 기계적으로 연습시킨다"고 꼬집었다.
 4일 이털남에 출연한 곽금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입을 위해 문제를 푸는 것만 기계적으로 연습시킨다"고 꼬집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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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인터넷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4일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를 만나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진단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곽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OECD 국가 조사 결과(2009년), 수학과 과학에서 높은 성적을 얻었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도는 꼴찌였다"고 밝혔다. 심지어 공부를 잘하는 학생조차도 즐겁게 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

곽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입을 위해 문제를 푸는 것만 기계적으로 연습시키는 반면, 미국은 상황을 제시하면서 어떤 공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절로 깨닫게 만드는 교육을 한다"며 "결과보다도 과정 자체에 집중을 할 수 있는 교육의 패러다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이런 한국의 결과 지상주의와 관련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학업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신체적·심리적 하악이 크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곽 교수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 피로감 때문에 외부로의 시선을 돌리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개인주의나 냉소주의 등 타인에 공감하는 능력이 점차 결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는 그저 상대 평가로 줄 세우기 경쟁에 몰입하고, 부모는 아이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못하면서 아이들의 정서가 집단적으로 병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결국, 이러한 학업 문화의 기형적인 행태를 방치하면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 견디기를 강요하게 되면 학교 폭력·우울증·자살 문제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곽 교수는 "왕따·학교 폭력 문제가 우리나라처럼 대규모로 이뤄지는 경우는 없다"며 "또래 집단이 성장에서 중요한 보호 요인이 돼야 하는데, 요즘은 그저 경쟁관계로만 치환된다"고 말했다. 학업 스트레스를 통한 기형적인 부작용이 또래 집단을 통해서도 해결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줄 세우기·대학입시 위주의 교육문화, 변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성적 지상주의, 극심한 대학입시 경쟁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은 없다. 곽 교수는 "그 자체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부모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며 "결과 중심의 가르침이 아니라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거기에서 의미를 찾는 대화·가르침을 행해야 아이가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곽 교수는 "요즘 대학에도 쉬운 길, 요령좋은 길을 가려는 학생들 밖에 없다"며 "과정 중심으로, 결과가 조금 못나오더라도 개인적으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길을 가면서 성장하는 학생이 예전에 비해 너무 없다"고 평했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결과 지상주의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시기에 눈앞의 결과에만 급급하는 풍조를 야기해 역설적으로 개인의 성장에 비효율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

곽 교수는 "청소년기는 많은 잠재력을 지닌 시기"라며 "학교의 줄 세우기 교육 방침과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문화가 변화를 맞지 않는 이상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알게 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학업 외에 음악·미술·체육·공연 등 문화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런 '감성의 흥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로서 아이의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밝혔다.


태그:#이털남, #학업 스트레스, #청소년 자살률, #청소년 우울증, #곽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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