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통합 행보'가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후보 확정 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는 등 중도층 민심 잡기에 적극 나섰던 박 후보는 28일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유족들과 노동자들의 항의로 방문을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또 전태일 열사 동상에 헌화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의 격렬한 반대로 결국 저지당했다.

계속되는 박 후보의 '통합 행보'를 새누리당은 화해를 통한 통합이라고 평가했다. 후보 확정 후 지지율이 일정 부분 상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평가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선거철을 이용하여 한 번 만나 고개 숙이고 대화를 하는 것이 역사적인 화해로 귀결될 수 있는 것인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전태일재단 방문이 거부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 평화시장 앞 '전태일 다리'를 찾은 박 후보가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려하자,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바닥에 누워 헌화를 막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전태일재단 방문이 거부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 평화시장 앞 '전태일 다리'를 찾은 박 후보가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려하자,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바닥에 누워 헌화를 막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 아이튠즈에서 <이털남> 듣기
☞ 오마이TV에서 <이털남> 듣기

역사학자이자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29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와의 인터뷰에서 박 후보의 행보에 대해 "본격적인 선거철이 시작되었음을 느꼈다"며 "선거철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진정성이 있었다면 왜 그 수십 년의 시간 동안 찾아오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안 교수는 현재까지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언급하며 "그 농성을 보면서 새누리당 당직자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의 격렬한 반대는 그동안 당했던 억울함이나 처지로 보아 정당하다는 것.

화해 위한 행보를 펴려면 살아있는 사람들 간의 감정 문제 풀어내야 

또한, 안 교수는 "역사적 화해는 악수 한 번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그간 (박 후보의) 의정활동 등을 볼 때 누가 보더라도 앞뒤가 맞지 않고 일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화해를 위한 행보를 펴려면 살아있는 사람들 간의 감정 문제를 풀어내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지금의 행보가 긴 역사에 뿌리내려 고질화된 갈등과 대립을 처리하는 방법이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것.

한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5·16 군사정변이나 유신에 대한 박 후보 자신의 평가가 박 후보의 진정성을 검증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안 교수는 "일련의 패행적인 국가폭력에 대하여 일정하게 그분들 (새누리당)이 책임감을 느끼면서 역사에서 어떻게 극복할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유산을 넘겨받으려면 부채도 넘겨받아야 하고 부채를 받기 싫으면 유산도 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받을 수 없는 것처럼 과거의 공과 과를 동일한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박 후보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앞으로 정치권이 제대로 된 역사적 화해를 이뤄내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소아병적인 자기 기득권 지키기를 버려야 한다"며 "뭔가 불안, 공포를 조장하여 표를 얻으려는 저질적 정치행태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정치권이 역사적 상흔을 치료하려고 하기보다는 이를 이용하려 든다는 것.

또한, 안 교수는 "때문에 사회가 어떤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하는 지도자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독도 문제 같은 국가주의적 사안이 나오면 다른 사안이 다 묻혀 버리기도 한다"며 "우리 국민들이 저급한 정치인들에 너무 휘둘리고 있어 현재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그:#이털남, #박근혜, #전태일, #대선, #안병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