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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가 인하대로부터 받아 공개한 '인하대의대 정석빌딩 임차료와 관리비 납부내역'자료
▲ 정석기업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가 인하대로부터 받아 공개한 '인하대의대 정석빌딩 임차료와 관리비 납부내역'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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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3세의 재벌소유 병원 내 커피숍 운영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이 이번에는 '등록금으로 그룹 지주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앞서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와 인천경실련 등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인하대 의과대학이 빌려 쓰고 있는 정석기업(한진그룹 지주기업) 소유의 '정석빌딩' 임대료에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6월 '대학등록금으로 기업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하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에 인하대는 지난달 24일 홈페이지 갈무리 인쇄를 통해 최근 5년간 재단전입금 현황과 대입전형료 수입 현황, 사용처 등에 대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그리고 쟁점으로 부각 된 '정석빌딩 임대료 지급액'은 공개를 거부했다.

인하대측이 정보공개 거부와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자 인천지역시민사회단체는 21일 오전 인하대 총장실을 기습 항의방문한 뒤, '정보공개할 때까지 총장실을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인하대 박춘배 총장은 치아 진료 차 이날 자리를 비운상태였다.

시민사회단체가 완강하게 버티자 인하대는 결국 '정석빌딩 임차료' 납부내역을 공개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가 인하대로부터 받아 23일 공개한 임차료 납부내역을 보면, 정석기업은 인하대로부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해마다 많게는 7억 8700만 원, 적게는 6억 5700만 원을 징수해 5년 간 모두 36억 9100만 원을 걷어 들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석기업은 또 매년 7억 원 안팎의 관리비를 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대료와 관리비를 합하면 인하대는 지난 5년 간 한진그룹의 지주기업한테 72억 37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납부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신규철 사무처장이 21일 '정보공개 공개'를 요청하며 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신규철 처장 뒤로 역대 인하대 총장들의 사진이 재임순으로 걸려 있다.
▲ 인하대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신규철 사무처장이 21일 '정보공개 공개'를 요청하며 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신규철 처장 뒤로 역대 인하대 총장들의 사진이 재임순으로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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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는 1995년 의과대학 설립을 승인 받은 뒤 건물이 없어 용현동 캠퍼스 내 5호관 옆 시험동 건물을 의대 건물로 사용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6년 지금의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을 지었다.

그러나 당시 강의동과 연구실, 교수실 등 의대가 사용할 공간을 따로 마련하지 못한 게 결국 화근이 돼 인하대의대는 인접한 정석빌딩에 임차로 들어가 매년 십수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지불하고 있는 것.

이를 두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신규철 사무처장은 "1996년 인하대의대부속병원 건물을 지을 때 자연스럽게 의대 건물도 같이 지었어야 했다, 그런데 투자비가 아까워 지금까지도 미루고 있다, 대학을 운영함으로써 막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누리는 재벌이 정작 대학발전에는 의지가 없다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인하대가 공개한 최근 5년간의 임차료 납부내역을 토대로 1996년부터 정석기업에 납부한 임대료가 약 2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신규철 사무처장은 "재벌이 학교에 투자를 해도 모자랄 마당에 재벌소유 빌딩에서 매년 십수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걷어갔다는 건 결국 등록금으로 장사를 해온 것"이라고 한 뒤 "240억 원이면 건물을 짓고도 남는다, 지금이라도 정석빌딩을 인하대 자산으로 하던지, 의대를 새로 짓던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진그룹 관계자는 "처음에 납부한 금액은 지금보다 적어 총액이 24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는 맞지 않다, 또 적법한 절차를 걸쳐 임대차 계약을 맺고 그에 따라 정상적으로 임대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정석기업 임차료 부분에 여전히 의혹이 많다"며, 인하대에 임차료 납부 영수증 등 증빙자료 공개를 요청했다. 인하대 '등록금으로 기업유지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진, #인하대, #등로금,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정석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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