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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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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지금 아들이 있다, 30살이고, 어떻고 저렇고… (그런 기사를) RT(리트윗)까지 신나게 하고, 나중에 보니까 (언론에서) 그것이 아니었다고 한 줄로… 그게 뭐냐, 우리사회가.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22일 자신에 대한 흑색선전 등 네거티브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과 관련 언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피력했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한 오찬간담회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고 확인 되지도 않은 사실이 기사로 나면 요즘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있고 인터넷신문도 있어서 실시간으로 보도가 된다"며 "그게 쫙 퍼져버리고 난 뒤, (언론에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쓰는데, 그건 또 별로 주목을 못 받는다"고 지적했다.

'출산설' 제기한 김현철 만나고 온 박근혜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 7월 박 후보의 출산설을 제기한 <월간중앙> 보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는) 이회창씨의 아들 병역문제보다 훨씬 큰 논란거리가 있다"며 "(아버지가) 많이 알고 계신다, 그것도 팩트(fact)를 알고 계신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월간중앙>은 이같은 인터뷰 내용을 전하면서 "박 전 위원장이 낳은 자식이 올해 30살 정도이며 일본에 살고, 야당에서도 접촉을 꾀한다는 설명까지 붙는다"며 정가의 풍문을 여과 없이 그대로 전했다. 당시 풍문으로만 떠돌던 '박근혜 출산설'은 이 기사를 근거로 SNS 등을 타고 온라인상에서 순식간에 확산됐다.

그러나 <월간중앙>은 지난달 27일 정정보도문을 내고 "김현철씨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또한 김 전 부소장의 인터뷰에 '박 후보의 자식이 올해 30세가 됐고 일본에 살고 있다'는 정가의 풍문을 덧붙인 것에 대해서도 "이 소문 또한 사실관계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특별히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주문을 받고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것이 보도가 되면) 국민도 허위 사실에 속는 게 되고, 그게 확대 재생산되면 당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굉장히 억울하겠지만 그런 것이 오히려 흑색선전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나중에 안 되더라도 일단은 하고 보자' 이렇게 우리 사회가 불신이 쌓이고 험악하게 변해가는 것 아니겠느냐"며 "흑색선전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재가 될 것이다)… 자꾸 그렇게 나쁜 방향으로 생각하게 만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또한 "선진국으로 가는 신뢰 사회가 되는 데에도 문제가 많다는 생각에서 그런 것은 좀 확인을 하면서, 나중에 '그게 아니었다'는 말이 안 나오도록 좀 더 무게있게 기사가 다루어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자신의 출산설을 제기한 당사자인 김현철 전 부소장을 만나고 왔다. 박 후보가 이날 오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 김 전 부소장이 배석한 것. 특히 김 전 부소장은 문제의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많이 알고 계신다, 그것도 팩트(fact)를 알고 계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박 후보와 김영삼 전 대통령 부자가 마주 앉은 자리가 얼마나 어색했는지를 짐작케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후보는 정작 네거티브의 근원지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애꿎은(?) 언론에 하소연 겸 재발 방지를 부탁한 셈이 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참배가 국민통합 단초 됐으면"

2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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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는 이날 네거티브에 대한 우려와 함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장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제가 언론의 책임을 강조했듯이, 뭔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을 할 수 있는 권리보장도 중요하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그 점에 있어서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들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해외 언론에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정부와 시민들이) 노력을 같이 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전날(21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등 파격 행보를 선보인 것에 대해 "저는 국민통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각 시대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계신 역대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상징성도 크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충원 묘역만 참배하게 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못하게 되니 그날 봉하마을까지 가야겠다고 미리부터 생각을 했다"며 "어제 참배한 것을 계기로 해서 국민통합의 단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대선캠프 구성과 관련 "이번에 후보가 된 만큼 당 차원의 선대위를 꾸릴 때는 당의 아주 좋은 능력 있는 분들과, 외연도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모든 당협위원장, 그 외 밖에 계신 좋은 분들도 영입해 많은 분들이 동참해 함께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현재 남북 경색 상황과 관련해서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이야기를 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연평도나 금강산 문제에 대해 북한의 사과 없이 관계정상화를 새롭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며 대화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또 "수많은 젊은 장병들이 희생된 끔찍한 일인데 아무 일 없이 하자는 것도 정부로서는 무책임한 일이지만 계속 이런 상태로 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또 '젊은층과의 소통을 위해 찢어진 청바지도 입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행복을 위해서라면 찢어진 청바지도 얼마든지 입을 수 있다"며 웃었다. 그는 또 "그런 변화는 별 거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국민행복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캔들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태그:#박근혜, #출산설, #노무현, #봉하마을, #흑색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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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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