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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7월 27일 SJM사태는 노조의 불법파업 때문에 발생했다"는 경총의 주장에 대해 "경총과 사측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7월 27일 SJM사태는 노조의 불법파업 때문에 발생했다"는 경총의 주장에 대해 "경총과 사측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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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제이엠(SJM) 노사분규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조가 불법 쟁의행위에 돌입한 데 있다. 정치권도 노동계에 편승하여 문제의 본질을 흐리거나 개별 노사 문제를 정략적으로 악용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이희범, 아래 경총)가 지난 9일 발표한 '최근 금속노조의 노동탄압 주장과 총파업에 대한 경영계 입장'의 일부분이다. 경총은 이 글에서 7월 27일 경기도 안산의 자동차부품업체 SJM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는 "노조의 불법행위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약 124억원의 생산 손실, 납기 지연에 따른 발주 취소 등 피해가 발생했기에 SJM 사측의 직장폐쇄·경비용역 사용은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동조합(위원장 박상철)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총과 사측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SJM 노조의 이번 파업은 1996년 한 달간 전면파업 이후 16년 만의 일이었다. 금속노조는 "2012년 단체협약을 두고 사측과 입장 차이를 확인한 노조는 6월 15일 조정신청, 6월 27일 조정중지를 거쳐 적법하게 파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정신청 자료에 쟁의 목적은 '임금과 단체협약'으로 명시되어 있다"며 노조가 무리하게 인사·경영권을 요구했다는 경총과 사측의 주장도 되받아쳤다.

"'파업 전부터 물량 반출·특근 거부했다'는 경총 주장은 거짓"

'SJM노조가 파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집단행동에 돌입했다'는 입장문의 내용 또한 부정했다. 금속노조는 "(SJM노조가) 바이백과 외주화 등을 이유로 물량 반출을 막은 적이 없다"며 "지난달 11일 일부 제품을 반출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 논란이 있었지만, 사측의 설명을 듣고 반출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작성한 노사합의서도 공개했다.

경총과 사측이 발표한 손실액 역시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9일 경총은 노조의 파업으로 124억 원의 생산손실과 납기지연에 따른 발주 취소, 배상급 지급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기에 직장폐쇄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13일 기자회견에서 "회사가 전체 인원이 잔업특근할 때를 기준으로 잔업특근 중단에 따른 손실을 계산하는 등 액수를 부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사측이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와 SJM 노조 간에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며 "'폭력사태는 우발적이었다'는 경총의 주장은 (SJM) 경영진을 비호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쟁점인 '직장폐쇄' 조치에 대한 경총과 금속노조의 평가 역시 정반대였다. 직장폐쇄는 사측이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접근을 막는 제도로, 경총은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응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금속노조는 "직장폐쇄는 노조파괴의 수단"이라며 SJM처럼 직장폐쇄→ 용역업체 투입이 이뤄진 발레오와 케이이씨(KEC), 상신브레이크, 유성기업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 사업장들에선 파업 참가자들의 징계·손해배상 소송·가압류 등 조치가 있었다. 이후 노조들은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했고, 사측과 가까운 성향의 복수노조가 세워졌다.

정치권이 이번 사태 악용? "국회 입법활동 부정... 사과 요구"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SJM 사측이 조합원과 가족들을 회유하는 한편 '파업 가담자들에게 사법절차를 진행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며 문자메시지·공문들을 보낸 사실도 알려졌다.

사측은 강춘기 대표이사 이름으로 발행하는 소식지 <(주)SJM뉴스> 6일자에 "빠른 시일 내에 지회 간부 및 행위 가담자에 대하여 고소·고발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역시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9일에는 강춘기 대표이사 이름으로 "우리 회사 문제가 외부세력 및 정치권에게 정략적인 의도로 악용되고 있다"는 내용의 단체 문자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보냈다.

정준위 SJM지회 수석부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때에 회사는 가정통신문,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합원과 가족들을 협박하고, 경총은 허위사실을 유표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금속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정치권이 이번사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경총의 주장을 반박했다.

경총은 9일 발표한 글에서 "야당의 노동계 편향적 행보로 노조의 기대심리가 높아져 노사간 대화가 중단되는 등 노사분규가 더욱 악화된다"며 "(정치권의) 개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경총의 입장문 내용이) 노동 3권의 훼손여부를 확인하고, 폭력산업의 실태를 파악해 재발방치대책을 찾으려는 국회의 입법활동을 부정한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또 경총이 직장폐쇄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것은 "앞으로도 유사한 폭력행위를 용인 내지 지지하겠다는 뜻으로 보일 수 있다"며 사과와 재발방지 노력을 요구했다.


태그:#컨택터스, #SJM, #은수미, #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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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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