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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폭력'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컨택터스의 실제 사장은 누구일까? 이번에는 과연 깃털이 아닌 몸통이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이 회사마크가 찍혀 있는 검은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정문을 지키고 있다.
 '용역 폭력'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컨택터스의 실제 사장은 누구일까? 이번에는 과연 깃털이 아닌 몸통이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이 회사마크가 찍혀 있는 검은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정문을 지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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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제이엠(SJM)에 투입돼 불법 폭력을 행사한 '컨택터스'의 실제 사장이 누구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사장이 누구인가가 중요한 이유는 지금껏 컨택터스와 같은 경비용역업체가 불법행위를 저질러도 '몸통'은 대개 무사했기 때문이다.

관련자가 형사입건되고 허가를 취소당해도 법망을 빠져나간 '몸통'은 다시 비슷한 업체를 차려 활동해왔다. 실제로 컨택터스는 지난 2010년 6월 19일 전남 나주의 한국쓰리엠(3M) 공장에서 농성중인 노조원들을 폭행했다가 13명이 형사입건 됐다. 이 일로 2011년 1월 경비업 허가가 취소됐지만, 같은 해 9월 임원과 주소지만 바꿔 새로 허가를 받았다.

<오마이뉴스>의 취재결과 컨택터스의 전현직 임직원들은 하나같이 "서진호(34)가 몸통"이라고 지목했다. 법인 등기부등본과 홈페이지 도메인 등록 현황, 상표권 등록 현황 등에서도 서씨가 컨택터스의 실제 사장임을 의심할 만한 증거들이 나왔다. 법인의 주소와 서씨의 거주지가 대부분 일치했고 등록 사안 상당수가 그의 이름으로 이뤄졌다.

서씨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컨택터스의 실제 사장이라는 주장에 대해 "경기(법인)는 아니다, 서울(법인)만 그렇다"고 말했다. 이번 SJM 폭력사태는 경기법인 차원에서 이루어져 자신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 역시 서진호씨가 컨택터스의 실질적 사장으로 보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서씨가 부당행위에 대한 처분을 피하기 위해 2개 법인을 운영하며 다른 사람들을 명의상 대표이사로 내세웠다고 보고 있다.

"서진호가 몸통" 일치하는 증언들

사설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실소유주로 보이는 서진호씨. 디텍티브 주식회사는 그가 2002년 세운 '탐정 주식회사'의 다른 명칭이다. 컨택터스는 이와 별개 법인이며, 공식 홈페이지에는 '탐정컨택터스'와 '도청컨택터스'가 자매사로 나와 있다.
 사설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실소유주로 보이는 서진호씨. 디텍티브 주식회사는 그가 2002년 세운 '탐정 주식회사'의 다른 명칭이다. 컨택터스는 이와 별개 법인이며, 공식 홈페이지에는 '탐정컨택터스'와 '도청컨택터스'가 자매사로 나와 있다.

현재 컨택터스는 서울법인(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과 경기법인(경기도 양평군 소재)이 존재한다. 대표이사는 각각 박종태(57)씨와 정미현(45)씨다. 두 법인의 등기부등본은 매우 복잡하다.

2006년 4월 24일 자본금 2억 원으로 설립된 서울법인은 6년 동안 대표이사가 네 차례 바뀌었다. 사내이사를 포함해 이사는 10번이나 교체됐다. 설립 당시 대표이사였던 주아무개(33)씨는 딱 두 달 만에 회사에서 물러났다. 주씨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아무개(39)씨의 임기는 약 10개월이었고, 다음 대표이사 박종태씨는 2년을 채웠다. 이후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2년 반 가량 일하던 서진호씨는 2011년 8월 다시 박씨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긴다.

2011년 1월 17일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설립된 경기법인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1년 반 사이에 대표이사가 세 차례 바뀌었다. 설립 당시 대표이사는 현재 서울법인을 맡고 있는 박종태씨였다. 사내이사를 겸임했던 박씨는 그해 8월 23일 두 직책을 모두 사임했다. 같은 날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취임한 구아무개(41)씨는 한 달 만에 모든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 뒤를 이은 최아무개(41)씨는 올해 5월말 사임했고, 현재 경기법인의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는 정미현씨다.

과연 이 많은 사람들 중 누가 속칭 '바지사장'이고 '몸통'일까.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오마이뉴스>는 컨택터스에 몸담았던 업계 관계자 A(30)씨로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다.

- 회사가 복잡한데, 누가 진짜 사장인가?
"서진호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바지(사장)다. 이OO, 구OO, 문OO, 박OO…. 대표 또는 회장이라고 나오는 사람들 다 그냥 일 물어오는 영업직이다. 이번 사건은 아마 구OO 이사(전 경기법인 대표)가 총대를 멜 거다. 허가 취소되고 법인 바뀌는 거 눈 하나 깜짝 안한다. 사건 터졌을 때 서 대표가 잘못되면 안 되니까 빠져나갈 수 있도록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 놨다."

A씨는 논란이 되고 있는 물대포와 경비견 로트와일러에 대해서도 "모두 서 대표가 사온 것"이라며 "(물대포는) 경매로 산 거다, 3억 5000만 원에 사왔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A씨의 진술은 등기부등본에서도 일부 뒷받침된다. 컨택터스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과 서진호씨는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법인의 주소와 서씨의 거주지가 같은 것이다. 컨택터스 서울법인은 현재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XX번지에 자리잡기 전까지 네 번 이전했다. 설립 당시 주소 역삼동 8XX번지와 세 번째 소재지였던 도곡동 4XX번지, 그 다음 수서동 7XX번지는 등기부등본에 쓰인 서씨의 주소와 일치했다. 다른 대표이사는 그런 경우가 없었다.

서울법인 회장 "서씨가 '저하고 이야기하면 된다'고 하더라"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컨택터스'란 상표권의 출원인은 전 대표이사로 알려진 서진호씨였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컨택터스'란 상표권의 출원인은 전 대표이사로 알려진 서진호씨였다.

서씨가 컨택터스의 실제 사장이라는 증언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나왔다. 올해 3월 컨택터스 서울법인 회장으로 취임했다가 SJM 사태가 터지자 지난달 30일 사임 의사를 밝힌 문아무개씨는 서씨를 통해 이 회사와 인연을 맺게 됐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서진호, 느낌상 이 사람이 사장 맞다. 나한테 자기네 회사가 경호·경비 쪽에선 오래되고 제일 좋다고 했다. 법인 대표의 이름이 (서진호 대표와) 다른 것 물어보니까 '박종태(서울법인 대표) 그 사람은…'이라며 머뭇거리더니 '저하고 얘기하면 된다'더라. 융통성 있고 머리가 좋은 것 같았다."

서진호씨는 컨택터스 상표권뿐 아니라 공식 홈페이지 도메인도 소유하고 있었다.
 서진호씨는 컨택터스 상표권뿐 아니라 공식 홈페이지 도메인도 소유하고 있었다.
컨택터스 홈페이지에 법률자문으로 이름과 사진이 올라가있던 법무법인 세민(옛 영포) 소속 김아무개 변호사도 서씨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서씨가 친구의 후배인데 '법조계에 아는 사람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해서 연결됐다"면서 "이름과 사진만 빌려줬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터지자 "서진호한테 사진이랑 이름 내리라고 했다"고 밝혔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관련 내용이 빠져 있다.
서씨와 컨택터스의 깊은 관계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컨택터스'란 이름에도 숨겨져 있었다. 취재 결과 지난해 1월 출원, 올해 등록된 '컨택터스' 상표권의 출원인은 서씨였다. 회사 공식 홈페이지(contactus.kr)와 자매사인 탐정컨택터스(www.detective.co.kr)·도청컨택터스(www.wiretap.co.kr)의 도메인 소유주도 모두 그였다.

서진호 "나는 서울법인의 실제 사장일 뿐"... 내부 관계자 "컨택터스는 하나"

<오마이뉴스>는 5일 오후 어렵게 서진호씨와 연락이 닿았다.

- 취재결과 많은 취재원들이 당신을 컨택터스의 실제 사장으로 지목한다.
"경기(법인)는 아니다. 서울(법인)만 그렇다."

- 현 정권과 연관설도 제기되고 있다.
"전혀 없다. 일개 용역회사를 누가 비호해주냐.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시절(2006년) 하이서울페스티벌에서만 (경호를) 했을 뿐이다. 박근혜 대표는 본 적도 없다."

- 정권의 비호를 받고 성장했다는 시각도 있다.
"말이 안 된다."

- 사안이 심각해졌다. 실제 사장으로서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겠나.
"중요한 미팅이 있다."

- 폭력사태 부분에 책임은?
"나는 관여 안했다. 경기법인에서 했다."

- 그러면 경기법인 실소유주는 누군가?
"바쁘다. 나중에 전화하겠다."

짧은 전화통화에서 서씨는 자신이 서울법인의 실제 사장임은 인정했지만 경기법인은 아니며, 이번 에스제이엠 사태는 경기법인에서 한 일이기 때문에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컨택터스 내부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의 말은 전혀 다르다. 컨택터스 관련 일을 몇 년간 했다는 B(31)씨는 "(서울법인이든 경기법인이든) 컨택터스는 하나다, 서 대표가 다 하는 것"이라며 "그냥 법인명만 따로 가지고 있고, 이런 때(에스제이엠 사태와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그렇게 법인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B씨의 말은 앞선 A씨와 완전히 일치했다. 서씨가 실제 사장이라는 것은 물론 구아무개 이사가 이번 사건 수습의 총대를 멜 것이라는 점까지 일치했다.

"우리가 일하면 중간에서 자기가 돈 더 받고 가려주는 사람이 있다. 자기가 지시했다고 덤터기쓰는. 그 사람이 성이, 구씨…."

- 구OO 이사(전 경기법인 대표) 말인가.
"맞다. 그 사람이 기본적으로 우리가 일하면, 사건 터지면, 그 사람이 일차적으로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우리가 누구 때리면 그 사람(구 이사)이 시켰다고 말한다. 구씨는 돈 받고 구속되든 징역 받든. 몸통은 서진호다."

2일 오후 직장폐쇄된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이 철조망이 쳐진 공장 담장에서 방패를 들고 서 있다.
 2일 오후 직장폐쇄된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이 철조망이 쳐진 공장 담장에서 방패를 들고 서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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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컨택터스, #SJM, #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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