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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 '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로 임대한 주택 부근 복지관(노인정) 앞마당은 컨택터스측이 자신들이 보유한 시위진압용 '물대포'를 직접 시연하는 등 홍보사진을 촬영(사진 위)한 곳이다.
▲ 시골 경로당 앞마당에서 '컨택터스' 물대포 성능 과시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 '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로 임대한 주택 부근 복지관(노인정) 앞마당은 컨택터스측이 자신들이 보유한 시위진압용 '물대포'를 직접 시연하는 등 홍보사진을 촬영(사진 위)한 곳이다.
ⓒ 컨텍터스 홈페이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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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업체 SJM 직장폐쇄 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논란이 되고 있는 용역업체 컨택터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했던 수력방어특수차량(일명 물대포)을 지난해 연말까지 실제로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물대포는 컨택터스 양평 사무실 인근 공터에서 최소 1년 넘게 보관되어 있었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컨택터스 양평 사무소는 6번 국도에서 약 2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아주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었다. 지난 2일 찾은 양평 사무소에는 사무실 인근 조그만 지방하천인 복포천 뚝방을 따라 검은색 차량 3대가 세워져 있었다. 승합차 한 대와 중형승용차 두 대에는 모두 'CONTACTUS'라고 적혀있었다.

마을 주민들을 찾아 컨택터스 홈페이지에 올려진 물대포 차량 사진을 보여주자 대부분이 기억했다.

한 70대 남성은 "1년 넘게 있었는데 움직이는 건 못 봤다"라며 "최근까지 있었는데 정확히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차량이 세워진 뚝방 건너편 대아초등학교에서 일하는 한 50대 여성은 "지금 있는 차 세 대랑 버스 한 대, 트럭 한 대, 그리고 이 차(물대포차량)이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차들은 있다가 없다 했는데 그건 계속 세워져 있었다, 올 봄까지는 있었던 것 같다"며 "사진처럼 이게 물을 쏘는 건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마을 주민들은 물대포 차량의 움직임과 없어진 시기를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했다. 분명한 건 컨택터스가 물대포차량을 가지고 있었고 이곳에 상당 기간 주차돼 있었다는 것이었다. 혹시 다른 곳에 옮겨놨을까 컨택터스 사무실 주변으로 약 3~4킬로미터 근방을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다.

2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 '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로 임대한 주택앞 하천변 뚝방길에 회사차량(습합차 1대, 승용차 2대)이 세워져 있다.
 2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 '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로 임대한 주택앞 하천변 뚝방길에 회사차량(습합차 1대, 승용차 2대)이 세워져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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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지난해 가을까지 있다가 사라졌다"... 고가 장비를 그냥 폐차?

컨택터스의 사무실은 차량이 세워진 곳 바로 옆에 양옥집 지하에 있었다. 밖에서 보면 새로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일반 농촌 전원주택과 같은 모습이다.

집을 끼고 뒤로 돌아가자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그 앞에 '경호경비 컨택터스 주식회사'라는 작은 간판이 붙어있었다. 문은 잠겨 있었고 오래 출입이 없었는지 주변에 거미줄이 여럿 달려 있었다.

열려있는 창문으로 안쪽을 살펴보니 강의용 철제의자가 쌓여 있었고 벽에는 화이트보드가 걸려 있다. '5월 교육일정'이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용역 인원들을 교육시키는 곳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방 밖으로 소파와 책상이 보였지만 사람은 없었다. 한 시간 가까이 사무실 주변에 머무르며 기다렸지만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다.

2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 한 2층 주택 지하에 마련된 '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 입구.
 2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 한 2층 주택 지하에 마련된 '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 입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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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의 강의실. 접이식 의자가 한 켠에 정리되어 있고, 칠판에는 직원 교육일정이 적혀 있다.
 '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의 강의실. 접이식 의자가 한 켠에 정리되어 있고, 칠판에는 직원 교육일정이 적혀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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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된 차량으로 접근했다. 역시 오래 운전하지 않은 듯 거미줄이 있었다. 차량 앞유리에 등록증이 부착돼 있었는데, 긴급차량으로 경찰에 신고한 내용이다. 주소는 양평이 아닌 서울 역삼동으로 신고되어 있었다. 차량유리가 검은색으로 짙게 코팅돼 있어 안쪽을 살피는 게 불가능했다. 차량 3대의 뒤쪽으로는 대형버스를 세울 수 있을 만한 공간이 있었고, 바퀴가 있던 자리를 따라 풀이 자라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집주인은 "물대포차량은 지난해 가을 정도까지 이곳에 있다가 사라졌다, 어디다 팔았다고 들었다"며 "세를 준 지는 2년 정도 됐는데 별로 시끄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컨택터스 사람이 (물대포 차량이) 한국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팔았는지 폐차했는지 모르지만 여기에 없는지는 좀 됐다"고 말했다. 용역직원들이 얼마나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신경 안 쓰고 살아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컨택터스는 물대포 차량을 지난해(2011년) 12월 폐차 처리했다고 신고했다. 지난해 가을까지 양평 사무실에 주차돼 있었다는 집 주인의 증언과 대략 일치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2010년 들여와서 곧바로 폐기했다"는 컨택터스 정미현 대표의 말은 거짓이 된다. (관련기사 : 물대포도 MB경호도 과장광고였을 뿐?)

컨텍터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물대포 차량을 경매를 통해 약 3억 5000만 원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컨택터스의 신고된 자본금이 2억 원인 것을 생각하면 여기에 상당한 투자를 한 셈이다. 이렇게 큰 투자를 한 차량을 홍보용으로 잠깐 이용하고 그냥 날려버렸을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2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 '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로 임대한 주택앞 하천변 뚝방길에 회사차량(습합차 1대, 승용차 2대)이 세워져 있다. 차량 뒤 건물인 복지관(노인정) 앞마당은 컨택터스측이 자신들이 보유한 시위진압용 '물대포'를 직접 시연하는 등 홍보사진을 촬영한 곳이다.
 2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 '컨택터스' 양평 지사 사무실로 임대한 주택앞 하천변 뚝방길에 회사차량(습합차 1대, 승용차 2대)이 세워져 있다. 차량 뒤 건물인 복지관(노인정) 앞마당은 컨택터스측이 자신들이 보유한 시위진압용 '물대포'를 직접 시연하는 등 홍보사진을 촬영한 곳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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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컨택터스, #SJM, #물대포, #양평, #히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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