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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강변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강변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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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다. 8월로 접어드니 절정이다. 산과 계곡, 그리고 바다로 향하는 사람들이 연일 길을 나선다. 당연히 가족, 또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나선 즐거운 휴가일 것이다. 

그러나 '아차' 하는 순간 악몽이 될 수 있다. 전국 여기저기에서 물놀이 사망 사고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강과 바다는 물론이고 계곡에서 역시 안전수칙이 그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순간 방심한다.

기자가 사는 강원도 홍천에서 연일 물놀이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홍천군(군수 허필홍)은 지난 6월 하순부터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피서객들의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피서객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피서객 스스로가 자신의 안전에 책임을 져야 한다.

올해 들어 홍천강에서 사망한 사람의 수는 벌써 15명. 지난 29일 새벽 홍천읍 연봉리 연봉교 아래 홍천강에서 홍천에 사는 이아무개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27일 밤에는 홍천군 서면 홍천강에서 다슬기를 잡던 47세 김아무개씨도 물에 빠져 숨을 거뒀다. 김아무개씨는 만취 상태로 다슬기를 잡겠다며 강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6일 밤에 홍천군 서면 개야리 홍천강에서 서울에서 휴가를 온 김아무개(49)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김아무개씨 역시 만취한 채 지인들과 함께 어두운 밤에 강에서 다슬기를 잡다가 변을 당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홍천강으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온 김아무개(47)씨 역시 다슬기를 잡으러 강물에 들어갔다 급류에 휩쓸려 숨지고 말았다.

홍천강변에 만약의 사고를 위하여 홍천소방서에서 준비해둔 인명구조 장비
 홍천강변에 만약의 사고를 위하여 홍천소방서에서 준비해둔 인명구조 장비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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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사고를 대비하여 홍천군에서 강변에 마련해둔 인명구조 장비
 만약에 사고를 대비하여 홍천군에서 강변에 마련해둔 인명구조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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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다. 지난 25일에는 홍천강에서 경기도 하남시에 사는 39세 신아무개씨가 직장동료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다 물에 빠져 숨지기도 했다. 올해 들어 물놀이 사망사고가 지난해 7월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 원인으로는 체감 온도 35도를 웃도는 더위가 계속되면서 밤늦은 시간까지 열대아 현상이 이어졌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사망사고가 어두운 밤에 물놀이를 하거나 다슬기를 잡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천에서 이처럼 익사사고가 급증한 것은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홍천으로 휴가 오는 피서객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피서객들의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음주 후 수영을 하거나 늦은 밤 시간에 다슬기를 잡겠다고 강에 들어가는 중년 남성들이 사고를 당하고 있다. 낮에는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밤 시간에 활동하는 다슬기를 잡겠다며 랜턴을 들고 강에 들어가면 어둠 때문에 물속에 시선을 집중하게 되고, 주변 환경에 관심을 두지 못하게 된다.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강변에서 매일 물놀이안전을 위한 지킴이 활동을 하는 김영규씨.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강변에서 매일 물놀이안전을 위한 지킴이 활동을 하는 김영규씨.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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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강변을 비롯한 홍천강변에 해병대 출신의 인명구조 요원이 매일 물놀이 사고를 예방하고자 근무를 하고 있다.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강변을 비롯한 홍천강변에 해병대 출신의 인명구조 요원이 매일 물놀이 사고를 예방하고자 근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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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강서 물놀이안전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규씨는 "사고 원인은 딱 하나"라며 "피서객들이 다 알면서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밤에 술을 마신 채 다슬기를 잡겠다는 사람, 술에 취해 깊은 강으로 수영해 들어가는 사람을 말리고 설득하는 일이 여간 힘들고 고된 일이 아니다"라며 "목숨 귀한지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홍천강에서 다슬기 체취 허가를 받아 식당을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는 "술을 마신 채 다슬기를 잡겠다고 강에 들어가면 절대로 안 된다"며 "물속에 있는 다슬기를 찾겠다며 고개를 숙이고 강물을 들여다보면서 한 걸음씩 앞으로 가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깊은 물에 발을 내딛게 되고, 술을 마신 사람은 당황해서 이성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천강은 굴곡이 심한 강이고, 군데군데 모래가 쌓여 있어서 깊지 않은 곳이 많다"며 "하지만 한 발짝 사이로 물살이 쌘 강물에 쓸려나가면서 생긴 낭떠러지 현상이 물속에 있어서 매우 위험한 강"이라고 덧붙였다.

이아무개씨는 "그러므로 음주를 했던 안 했던 밤에 다슬기를 잡겠다고 강물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피서객들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니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그:#홍천간, #홍천군, #여름 휴가, #물놀이 안전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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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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