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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서울시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캠프'의 김종인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전환의 세계, 변화의 시대,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시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캠프'의 김종인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전환의 세계, 변화의 시대,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 김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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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씨, 대통령 안 될 것 같다."
"박근혜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다."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박근혜, 대통령 된다"와 "안 된다"는 설전으로 마무리됐다. 사회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통령의 멘토로 모실 분들"이라고 두 패널을 소개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캠프의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과 진보 진영의 멘토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 주인공이었다.

지난 24일 오후 7시 서울시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김종인 위원장과 백낙청 교수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고성국 정치평론가가 사회를 맡고, 3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토크콘서트의 화두는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었다. 고 평론가의 재치있는 진행으로 토크콘서트의 분위기는 부드러웠지만, 패널들 사이에는 날 선 공방이 오갔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두 사람은 다른 전망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수도권 20~30대의 지지를 받으면 박근혜 후보가 2~2.5%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백 교수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업 경영자의 사고방식으로 국가운영은 어렵다"고 비판한 반면, 백 교수는 "경제민주화 문제나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도 "(앞으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재적 성향 박근혜, 경제민주화 못할 것"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 이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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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는 이미 이번 대선판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김종인 위원장은 1987년에 헌법 119조 2항인 경제민주화 조항을 만든 주인공. 그는 박근혜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대선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과 성장을 강조하는 보수정당이 주창하는 경제민주화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 청중이 토크콘서트 중간에 김 위원장에게 "경제민주화 정착에 많은 기여를 한 김 위원장이 수구보수 세력인 새누리당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에 데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며 "(박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김 위원장이) 토사구팽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백낙청 교수도 "헌법 119조 2항을 무력화하는 데 주도적으로 움직여온 세력을 잘 타일러 고치는 것보다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저항하고 있는 세력에 더 힘을 실어 역사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누가 경제 민주화를 잘할 수 있는지, 누가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를 풀 수 있을지 대통령 후보감을 여러 사람을 탐색해봤는데, 진보 진영의 경제민주화 요구는 너무 과격하다"며 "경제민주화는 점진적으로 해야지 한꺼번에 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쉽게 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가 "박근혜 후보가 말을 잘 듣는가"라고 묻자 그는 "몇 년간 이야기를 나눴는데 비교적 현실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답했다.

백 교수는 날을 세웠다. 그는 "정치적 민주화의 과정을 수반하지 않으면 경제민주화도 어렵다"며 "'다소 독재적 성향을 가진 지도자라도 잘해서 만들어 놓으면 경제민주화 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는 이뤄지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에 고 평론가가 "독재적 성향을 가진 지도자가 박근혜를 뜻하느냐"고 묻자 백 교수는 긍정하며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권위주의적인 박근혜 후보가 어느 날 훌륭한 경제학 교사의 조언을 듣고 감동을 했다든가 대통령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경제민주화에 나설 수 있지만, 그 갸륵한 마음은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 평론가가 다시 한번 "그럼 김 위원장이 쓸데없는 짓 하는 것을 말리고 싶으냐"고 묻자, 백 교수는 "김종인 위원장 같은 정치 참여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위험이 따른다"며 "될 사람한테 가서 좋은 얘기 해주는 것이 나라를 바로잡는 길이고, 또 하나는 되는 데까지 도와줬더니 말을 안들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어 "박 의원은 5·16쿠데타를 쿠데타가 아니라고 하는데 그런 민주의식으로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5·16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한 건 표현을 잘못한 것"이라고 반박하자 백 교수는 "표현의 실수이기를 바랐는데, 계속 밀고 나가는 걸 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며 "기본적 역사인식의 문제고, 당내 일하는 걸 봐도 권위주의가 체질화돼 있는 것 같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불통의 박근혜, 소통의 안철수? 잘못 이해된 것"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
ⓒ 이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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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교육과학기술대학원 원장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 원장이 '나는 모든 것을 나 혼자서 결정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이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경영자의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경영은 기업경영과 전혀 다른 일"이라며 "사업가는 사물을 너무 단순화해서 보는데, 안 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그런 (사업가적) 버릇이 나오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위원장은 "안 원장이 청춘콘서트에서 20~30대에게 그들의 구미에 맞는 감성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현 사회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얘기하면 손뼉을 치더라"며 "그걸 소통이라고 하던데 소통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나 백낙청 교수는 "안철수 교수와 만나 본 일은 없지만 <힐링캠프>도 봤고, <안철수의 생각>도 읽어 봤더니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했다. 그는 "다만 정치를 얼마나 이해하고 지도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는 이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백 교수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질문에 "정치력을 검증 받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직은 인품에 걸맞은 지도력을 갖췄다고 확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백 교수는 이날 "안철수 교수가 대선에 나온다고 보지만, 민주당에서 경선을 치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을 선례로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 모델을 대선에 적용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안철수 각각 정치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걸맞은 창의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김혜란·이규정 기자는 <오마이뉴스> 16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김종인, #백낙청, #고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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