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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각사 사리전과 교코치(鏡湖池) 연못
 금각사 사리전과 교코치(鏡湖池) 연못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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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수요일 오후 교토시 기타쿠(北區)에 있는 금각사(金閣寺, 긴카쿠지) 절에 다녀왔습니다. 금각사 절은 기요미즈데라(清水寺) 절에 이어서 교토에서 두 번째로 찾는 사람이 많은 곳입니다. 겉모습도 금박으로 화려하고, 1950년 7월 2일 학승에 의해 불에 탔다가 다시 지은 일이 소설의 소재가 되면서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 1925-1970년), 금각사, 신쵸샤(新潮社), 1956년.)

사실 불을 낸 학승은 일찍이 스님이셨던 아버지를 여의고 스님이셨던 작은 아버지 집에서 자라다가 금각사 절에 머물면서 교토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금각사 사리전에 불을 냅니다.

범인으로 체포된 뒤 어머니가 면회를 오지만 자신은 한 번도 따뜻한 어머니 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면서 면회를 거부합니다. 집에 돌아가던 어머니는 전차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합니다. 불은 낸 학승은 형기를 마치고 석방 된 뒤 몇 달을 살지 못하고 폐병으로 죽습니다.

  금각사 사리전 뒤 모습입니다. 지붕 꼭대기에 있는 봉황은 남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금각사 사리전 뒤 모습입니다. 지붕 꼭대기에 있는 봉황은 남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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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자연 풍경이나 경치가 그렇듯이 금각사 절은 갈 때마다 새롭게 보입니다. 아마도 금각사 절을 둘러싼 자연환경이 늘 다르고, 시간이나, 날씨가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이번에는 7월 장마가 그치고 무더운 여름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지기 전이었습니다.

금각사 절의 원래 이름은 린사이쇼(臨濟宗, 임제종) 쇼코쿠지파(相國寺派, 상국사파) 긴카쿠(金閣, 금각) 로쿠온지(鹿苑寺) 절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긴 이름보다 금각사라고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금각사 절 건물은 처음부터 절로 지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곳은 가마쿠라(鎌倉) 시대 사이온지 긴츠네(西園寺公慶)의 별장인 기타야마테이(北山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시카가(足利) 3대 장군인 아시카가 요시미츠(義満)가 마음에 들어서 1397년 사이온지 가문으로부터 물려 받아서 산장 기타야마덴(北山殿)을 지었습니다. 이렇게 개장 수리를 하는데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1천억 엔 정도가 들었다고 합니다. 

요시미츠가 죽은 뒤 그의 유언에 따라서 무소소세키(夢窓疎石, 1275-1351년) 스님을 주지로 모시고 요시미츠의 법호 로쿠온인덴(鹿苑院殿)에서 두 글자를 따서 로쿠온지(鹿苑寺)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후 1994년 교토의 다른 유명한 곳과 함께 교토 고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금각사 절에서 금박을 입힌 곳은 사리전뿐입니다. 이유는 삼층에 부처님 사리를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각사 사리전은 일층은 침전 형식이고, 이층은 무가(武家) 형식, 삼층은 중국식 선종 불전 형식입니다. 금박은 이층과 삼층에 안팎으로 되어있습니다.

  금각사 절 안에 있는 지장보살입니다. 주위에 여러 나라의 많은 동전이 던져져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교토에는 지장보살상이 많습니다. 이것은  교토의 역사와 관계가 깊습니다.
 금각사 절 안에 있는 지장보살입니다. 주위에 여러 나라의 많은 동전이 던져져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교토에는 지장보살상이 많습니다. 이것은 교토의 역사와 관계가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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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사리전은 일층, 이층, 삼층이 모두 다른 건축양식을 지닌 것이 독특합니다. 지붕은 삼나무 껍질을 쌓아서 만들었고, 우진각 지붕으로 처마는 지붕 꼭대기 한 점에서 만납니다. 지붕 꼭대기에는 봉황 장식이 서 있습니다. 지붕은 2003년 수리를 하였고, 건물 금박은 1987년 새로 입혔습니다. 이 금박은 동해 쪽 가나자와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 금각사 사리전은 니시혼간지 절 안에 있는 히운카쿠(飛雲閣), 교토 동쪽에 있는 은각사 등과 더불어 교토를 대표하는 삼대 누각입니다. 금각사 사리전과 히운카쿠는 배를 타고 건물로 들어가는 배 현관이 똑같습니다.  

  금각사 절에 있는 다실, 섹카타이(夕佳亭) 다실과 석등입니다.
 금각사 절에 있는 다실, 섹카타이(夕佳亭) 다실과 석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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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절에는 여러 건물과 연못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섹카타이(夕佳亭) 다실은 금박으로 빛나는 금각사 사리전과 대비되어 초라합니다. 들어갈 때에도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기둥이 낮고, 방 역시 두 세 사람이 앉으면 꽉 찰 정도로 작습니다.

섹카타이(夕佳亭) 다실은 에도시대 작품으로 수키야(数寄屋) 형식입니다. 이곳 다실에서 앉아서 서쪽으로 지는 멋진 해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하여 섹카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다실 앞에 있는 석등은 아시카가의 8대 장군 요시마사(義政)가 애용하던 것이라고 합니다.

  금각사 절에 있는 후도도(不動堂)와 그 안입니다. 안에 거울이나 불꽃 무늬들로보아서 불교신앙과 민간신앙이 습합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금각사 절에 있는 후도도(不動堂)와 그 안입니다. 안에 거울이나 불꽃 무늬들로보아서 불교신앙과 민간신앙이 습합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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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절 동쪽에는 후도도(不動堂)가 있습니다. 이곳에 모셔진 본존은 고보다이시(弘法大師, 774.6-835년)가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이시후도묘오(石不動明王)로 영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불로서 널리 알려져 있지만 8월 16일에만 문을 열어서 일반에 공개합니다.

  섹카타이 다실 앞에 있는 안민타쿠(安民澤) 연못입니다. 한 가운데 있는 탑을 백사(白蛇)무덤이라고 합니다.
 섹카타이 다실 앞에 있는 안민타쿠(安民澤) 연못입니다. 한 가운데 있는 탑을 백사(白蛇)무덤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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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절 안에는 금각사 사리전 앞에 있는 연못을 교코치(鏡湖池) 연못이라고 하고, 섹카타이 다실 앞에 있는 못을 안민타쿠(安民澤) 연못이라고 합니다. 이 두 연못은 모두 인공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 두 연못 사이의 낙차를 이용하여 류몬타키(龍門滝) 폭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연못에 있는 물은 주변에 있는 샘이나 기누가사야마(衣笠山) 산을 비롯한 여러 산들에서 흘러 내려온 것입니다.   

  안민타쿠(安民澤) 연못에서 떨어지는 물이 만드는 류몬타키(龍門?) 폭포입니다. 폭포 아래 있는 돌을 잉어 돌이라는 뜻으로 리교세키(鯉魚石)라고 합니다.
 안민타쿠(安民澤) 연못에서 떨어지는 물이 만드는 류몬타키(龍門?) 폭포입니다. 폭포 아래 있는 돌을 잉어 돌이라는 뜻으로 리교세키(鯉魚石)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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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절은 교토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곳입니다.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것은 금각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화재 사건 이후 소설로 쓰인 문학작품의 진실이 서로 뒤엉켜 만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관람객들이 금각사 절을 뒤로 하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습니다.
 관람객들이 금각사 절을 뒤로 하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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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금각사 누리집, http://www.shokoku-ji.jp/, 2012.7.21.

교토시관광협회, http://www.kyokanko.or.jp/, 2012.7.19.



태그:#금각사 절, #교토시,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 1925-1970년), #섹카타이(夕佳亭) 다실, #후도도(不動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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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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