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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제 3회 성미산동네연극축제가 막을 열었다.
 13일 제 3회 성미산동네연극축제가 막을 열었다.
ⓒ 신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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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삼이사' 동네 극단 열정과 기량 뽐낼 예정

연극 무대 위는 전문예술인들의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연극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세번째를 맞은 성미산동네연극축제가 13일 성미산마을극장에서 개막식을 가진 것이다. 22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에서는 배우도 관객도 스탭도 모두 '장삼이사'의 동네 주민들이다.

이번 축제에는 서울, 안산, 대전의 일곱 동네의 시민극단이 여덟 개의 연극을 올린다. 수년의 관록을 자랑하는 팀부터 이제 갓 첫발을 내딛은 동아리까지, 모두들 생활하며 틈틈이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창작뮤지컬, 퓨전마당극, 블랙코미디 등 장르도 다양하다. 특히 상연되는 8개의 공연 중 6개가 시민들이 직접 꾸민 창작극이라 눈길을 끈다.

개막식 <연습실 엿보기> 통해 각 극단 연극 '프리뷰

11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주최 측인 성미산마을극장의 스탭들이 '극단밴드 당일셋업'을 결성해 축하 무대를 꾸몄다. 첫 곡으로 '연극이 끝난 뒤'를 부르며 춤사위를 선보이자 70여 명의 관객들이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동네 예술동아리인 '릴라와 친구들'도 축하 공연을 했다.

성미산마을극장 극단밴드 '당일셋업'의 개막 축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성미산마을극장 극단밴드 '당일셋업'의 개막 축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신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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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또한 개막작 대신 4개 참가팀이 릴레이로 공연에 대한 짧은 프리뷰인 <연습실 엿보기>라는 공연을 선보였다. <갈매기>라는 정극에 도전한 성미산마을극단 '무말랭이'는 극 중 러브신을 일부 보여주었다. 능청스럽고 막힘없는 연기에 관객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이번 마을축제 무대가 첫 정식공연 무대라는 구로 생활연극공작단 '연상연하'는 막상 무대에 서자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관객들이 "보여줘! 보여줘!"라며 적극 요청하자 그제서야 한발 앞으로 나서며 극중 장면을 열연했다. 막상 진지한 얼굴로 연기를 시작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또 서울시 시민극단 '오당춤' 팀은 열심히 준비해 온 춤 무대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개막식 <연습실 엿보기>프로그램에서 토막 연기를 선보이는 시민극단 '오당춤' 대표 성종택씨.
 개막식 <연습실 엿보기>프로그램에서 토막 연기를 선보이는 시민극단 '오당춤' 대표 성종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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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연습실 엿보기> 프로그램은 성미산마을극단 '무말랭이'의 연출을 맡은 남동훈씨가 사회를 보았다. 그는 "연극이라는 매개를 통해 삶의 풍요로움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감회를 표현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행복했다"

축제 참여작들은 시민 참여로 제작된 연극이라 그런지 '보통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묻어나는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배우 모두가 주부들로 구성된 안산연극소 '유혹'의 창작극 <바리데기 금줄에 걸리다>는 현대 여성의 입장에서 각색한 바리데기 설화다.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청락원 부모연극동아리 '초연'의 <심청이는 예쁘다>는 장애인 가족을 둔 심청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통해 자신들의 삶의 애환을 표현할 예정이다.

2010년 제 1회 성미산시민연극축제 때부터 참여하여 이번에 3번째 참여라는 안산연극소 '유혹'의 대표 강순자씨(42, 여)는 "축제 참여를 위해 마을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너무 행복했다"며 웃었다. "안산에서 우리끼리 공연을 하다 처음 다른 동네에 와서 교류를 했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는 강씨는 "연극을 한다는 것은 엄마·아내로서 일상과 생활을 잊어버리고 나만의 세계를 갖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연극 참여의 소중함을 말했다.

"다들 생활인들이라 연습 시간을 내고 맞추는 게 제일 힘들었다"는 시민극단 '오당춤' 대표 성종택(27, 남)씨는 그럼에도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저희 같은 모임에게는 동네연극축제가 좋은 기회이고 감사하다"며 "공연 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시민극단인 만큼 이런 무대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부가 함께 배우로 무대에 선다는 성미산마을극단 '무말랭이'의 박주일(37, 남)씨는 "새벽 4시까지 연습을 한 적도 있는데 너무 힘들었다"며 고생담을 말했다. 또 "축제에 참여하면서 동네마다 이런 극단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다른 극단은 어떤 연극을 준비했는지 궁금하다"고 관심을 보였다.

기획, 준비부터 '전문리뷰단' 마실꾼까지...모두 주민참여로

이번 축제에는 예년과 달리 주민들이 준비, 기획 단계부터 적극 참여했다. 6월 16일에 열린 '배우워크숍'에는 동네연극제 참가팀 중 일부가 모여 창작에 대한 열정과 경험을 공유하며 어울렸다. 또 6월 30일에 열린 '운영워크숍'에서는 참가팀이 모두 모여 극장을 돌아보고 각자를 소개한 뒤 운영을 논의했다.

무대에 오르는 사람도 그렇지만, 무대를 보러가는 사람 또한 동네 이웃들이다. 이들도 적극적으로 연극제에 참여한다. 각 극단의 연습 및 이전 공연 사진을 전시한 '전시마당'이 좋은 예다. 관객들은 사진을 보며 별점 콘테스트와 댓글달기 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이번 축제에서는 '동네 마실꾼' 공개 모집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전문리뷰어' 활동을 할 예정이다. 현재 모집된 동네 마실꾼은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2~30대 위주의 젊은이들이다. 마실꾼으로 지원했다는 30대 변정희씨는 "모든 공연이 기대되지만 특히 같은 여성으로서 '우먼파워'가 돋보이는 '유혹'팀의 <바리데기 금줄에 걸리다>를 꼭 보고 싶다"고 했다.  또 "장애아동 부모들의 <심청이는 예쁘다> 역시 부모들의 울렁울렁하는 마음이 잘 드러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 3회 성미산동네연극축제는 14일 오후 4시 동네 극단 '우이동'의 <사거리 빵집>을 첫 공연으로, 15일 오후 4시 '초연'의 <심청이는 예쁘다>, 17일 8시 '세상을노래로채우기'와 '마을어린이합창단'의 <지뢰 대신에 꽃을 주세요>, 18일 8시 안산연극소 '유혹'의 <바리데기 금줄에 걸리다>, 19일 구로 생활연극공작단 '연상연하'의 <아름다운 사인>, 21일 시민극단 '오당춤의 <오해는 당신을 춤추게 하지>와 성미산마을극단 '무말랭이'의 <갈매기>, 22일 대전 생활문화공동체 시민극단 '대살미'의 <고향유정> 작품을 상연한다. 폐막행사는 7월 22일 오후 5시이다. 모든 공연 및 행사는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극장에서 열린다.


태그:#지역사회, #문화예술, #생활예술, #동네연극, #성미산동네연극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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