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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공주시 웅진동 '공주보' 금강살리기 공사를 시작하면서 자연형 어도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하지만, 공사 중에 부서지고 터져서 어도의 기능이 상실되자 '복합형어도'라는 명칭만 바꾼 채 콘크리트 수로로 만들고 있다. (아래) 충남 공주시 검상동 백제큰길 옆 강변에서도 중장비가 동원돼 끊임없이 준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 공주시 웅진동 '공주보' 금강살리기 공사를 시작하면서 자연형 어도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하지만, 공사 중에 부서지고 터져서 어도의 기능이 상실되자 '복합형어도'라는 명칭만 바꾼 채 콘크리트 수로로 만들고 있다. (아래) 충남 공주시 검상동 백제큰길 옆 강변에서도 중장비가 동원돼 끊임없이 준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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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공주시 웅진동, 금강살리기 구간에서 유일하게 준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공주보'(7공구) 지난 6월 26일 항공촬영 당시에는 가물막이를 설치하고 세굴 보강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아래) 하지만 이날 찍은 사진에는 가물막이가 사라지고 보가 흙탕물을 뒤집어쓴 채 물의 흐름을 막고 있다.
 (위) 공주시 웅진동, 금강살리기 구간에서 유일하게 준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공주보'(7공구) 지난 6월 26일 항공촬영 당시에는 가물막이를 설치하고 세굴 보강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아래) 하지만 이날 찍은 사진에는 가물막이가 사라지고 보가 흙탕물을 뒤집어쓴 채 물의 흐름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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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우성면 옥성리, 유구천에서 맑은 물이 계속 유입되고 있지만, 흙탕물로 뒤덮힌 금강을 정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충남 공주시 우성면 옥성리, 유구천에서 맑은 물이 계속 유입되고 있지만, 흙탕물로 뒤덮힌 금강을 정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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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휩쓸고 지나간 금강이 흙탕물로 뒤집혔다. 비가 그치고 난 뒤 지류 지천에는 맑은 물이 유입되고 있지만, 4대강 사업으로 세워진 보 때문에 물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부유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바닥은 퇴적토가 쌓이고 있다.

연이틀 계속되던 장맛비가 그친 지난 7일, 금강 4대강 살리기 구간을 항공 촬영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금강의 모습은 온통 흙탕물로 뒤집혀 있었다. 금강살리기 구간에서 유일하게 준공 하지 못한 7공구 지역 '공주보' 인근에서는 지금도 준설과 보강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공주보의 경우, 지난 항공사진(6월 26일) 촬영 당시에는 세굴 때문에 가물막이를 설치하고 보강공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장맛비로 가물막이가 유실되면서 수서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모래톱 있던 비단강, 다 망가졌다).

흙탕물로 뒤덮인 금강... 생태계 '비상'

충남 부여군 부여읍 관북리, 백제 삼천 궁녀가 몸을 던진 낙화암과 한 번 먹을 때마다 3년이 젊어진다는 약수로 유명한 고란사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부소산성'을 오가는 나룻배가 불어난 강물 때문에 운행을 중단했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 관북리, 백제 삼천 궁녀가 몸을 던진 낙화암과 한 번 먹을 때마다 3년이 젊어진다는 약수로 유명한 고란사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부소산성'을 오가는 나룻배가 불어난 강물 때문에 운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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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과 청양군을 연결하는 '왕진교' 아래 신흥습지
 충남 부여군과 청양군을 연결하는 '왕진교' 아래 신흥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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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검상동 '검상천' 합수부
 충남 공주시 검상동 '검상천' 합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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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검상동 백제큰길 옆 강변에는 지금도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또, 중장비도 동원돼 끊임없이 준설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충남 공주시 검상동 백제큰길 옆 강변에는 지금도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또, 중장비도 동원돼 끊임없이 준설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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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은 점토, 침니(모래보다 더 가늘지만 점토보다는 굵은 입자), 모래 등 부유물질이 물 속에 너무 많아 육안으로까지 보이는 것을 말한다. 비가 올 때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흙탕물은 수서생물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겠지만, 비가 그친 후 하천은 곧 맑아지고 수서생물에게 큰 해를 입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형보 때문에 물의 흐름이 멈춘 '인공저수지' 금강의 상황은 달랐다. 보 위 상층의 물은 넘어가지만, 저층의 물이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흙탕물을 만드는 부유물질은 무거워 계속 수중에 머물게 된다. 때문에 비가 그친 뒤 지류지천이 맑아져 맑은 물이 유입되더라도 강은 오랫동안 흙탕물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다. 설령 흙탕물로 보이지 않더라도 탁도가 높은, 즉 맑지 못한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부유물질이 많아 탁도가 높은 상태로 수질이 유지되면, 강이나 호수에 사는 생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흙탕물 상태로 계속 유지된다면 수서생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부유물질의 과도한 유입으로 빛의 투과율이 낮아져 조류(algae)와 수서식물이 광합성을 덜 하게 돼 수생태계의 1차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자체적으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강우와 함께 인과 질소 등 영양염류도 유입되면 빛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오는 표층에서 조류가 과다 증식을 해 녹조나 남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과다증식한 조류가 빛이 투과하지 못하는 아래 부분으로 침강하면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단순 유기물로 변하게 된다. 이후 이 단순 유기물들이 인공저수지 바닥에 쌓이게 되고, 부패해 바닥의 산소가 고갈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여과섭식하는 수서무척추동물의 섭식을 저해하고, 물고기 등의 호흡을 방해한다. 이미 진행된 준설로 깊어진 바닥에 알을 낳는 수서생물은 거의 없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재퇴적으로 낮아진 가장자리에 수서생물이 알을 낳았다면, 산소 공급이 줄어들고 부유물질의 침전 때문에 알은 부화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또한, 수초에 알을 낳는 수서생물을 위해 조성된 곳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해 수서생물의 번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금강 세종보·공주보·백제보, 느려진 유속으로 재퇴적 우려

충남 부여군 정도리 '백제보'.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
 충남 부여군 정도리 '백제보'.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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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 규암면 외리 '부여대교'.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원에서 빗물이 유실돼 재퇴적이 이뤄지고 있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 외리 '부여대교'.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원에서 빗물이 유실돼 재퇴적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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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 '백제교',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원이 보인다. 비가 조금만 내려도 부유물질이 흘러내린다.
 충남 부여군 '백제교',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원이 보인다. 비가 조금만 내려도 부유물질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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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걸 교수(공주대 환경교육과)는 "문제가 되고 있는 금강 흙탕물의 부유물질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며 "이 부유물질이 강바닥을 덮으면서 바닥의 성질을 바꿔 침전물 속에 사는 생물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강우로 유입되는 부유물질에는 점토·침니·모래뿐만 아니라 유기물(낙엽이나 사체 조각 등)도 있는데, 이들이 흡착돼 바닥에 가라앉게 되면 부패가 이뤄진다"며 "이후 강바닥은 혐기상태(산소가 없는 상태)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시 말해 대형보로 만들어진 강바닥이 하수구 바닥처럼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4대강 사업을 시작할 때 어느 친정부 인사가 수자원학회지에 '미국은 물을 막아놓고 관리하기도 하는데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예를 든 샌안토니오의 강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샌안토니오의 강은 보로 막아 물이 넘어가게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그런데 샌안토니오시는 수질 악화를 막기 위해 폭기시설(물에 산소가 많이 녹아들어가게 하기 위해 물에 공기를 불어넣는 시설) 설치, 자외선 소독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도 수질이 나빠져 매년 겨울 물의 유입을 막고 물을 모두 퍼낸 뒤 청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러난 바닥은 하수구 바닥과 동일한데, 이 같은 일이 4대강의 계단식 인공저수지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금강에 설치된 3개의 보 때문에 강이 커다란 호수가 됐다"며 "이로 인해 유속이 느려지고 물이 잘 빠지지 않게 됐는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 금강 주변의 농경지나 지하수로 사용하는 상수원이 침수될 가능성, 야생동물들의 서식처가 크게 단절되고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느린 유속 때문에 생기는 수해문제 역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4대강 사업 진행으로 인해 금강 강바닥은 울퉁불퉁하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닥에 미생물이 사는 등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비로 금강의 유량이 늘어나면서 부유물질이 강바닥의 미생물을 덮어 버리게 됐다. 강의 자정능력을 하던 습지와 모래 등이 사라지는 바람에 우려했던 대로 탁도가 심해지고 유속이 느려져 재퇴적이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태그:#4대강 사업, #금강 항공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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