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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태안 송현지구에 지난 21일 이인제 대표 등 선진통일당 소속 의원 전원이 출동했다. 송현지구는 태안에서도 가뭄과 홍수피해의 취약지로 현재 농어촌공사의 농촌용수개발사업이 진행중이다.
▲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태안 송현지구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태안 송현지구에 지난 21일 이인제 대표 등 선진통일당 소속 의원 전원이 출동했다. 송현지구는 태안에서도 가뭄과 홍수피해의 취약지로 현재 농어촌공사의 농촌용수개발사업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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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한국농어촌공사는 보유하고 있는 수맥 전자탐사장비를 이용해 태안군 일대 수맥 탐사에 들어갔다. 이어 26일 오전부터는 대형 관정 굴착기로 충남 태안군 소원면 송현지구 인근에서 관정 굴착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때 늦은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송현지구는 기록적인 가뭄 때문에 여태 모내기 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대형관정 굴착기가 이제야 송현지구에 투입된 걸까.

태안군은 "수맥을 찾기 어려워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국농어촌공사 측은 책임을 태안군에 돌렸다.

농어촌공사 "요청하면 바로 기계 투입"

관정굴착기가 소원면 송현지구에서 관정굴착에 들어갔다. 농민들은 "조금만 더 빨리 지원해줬으면..."하는 원망의 소리로 가득찼다.
▲ 때늦은 관정굴착기의 굉음소리 관정굴착기가 소원면 송현지구에서 관정굴착에 들어갔다. 농민들은 "조금만 더 빨리 지원해줬으면..."하는 원망의 소리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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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를 비롯한 5명의 의원 전원이 송현지구에 방문했을 당시 농어촌공사 충남본부장은 "농어촌공사에서는 300미리 대형관정 굴착기를 18대 보유하고 있는데, 제주도에 4대를 제외하고는 내륙에 14대가 있다"며 "농어촌공사는 해당 지자체에서 지원요청을 하면 곧바로 기계를 투입할 준비가 항상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남본부장은 "현재까지 충남에서는 예산과 서천, 홍성 등 3개 지자체에서만 지원요청이 들어온 상태"라며 "태안군에 대형관정 굴착기가 들어오지 않은 것은 태안군이 지원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태안군 건설방재과 조병옥 과장은 "기계만 들어온다고 다 굴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20미리 관으로도 졸졸 나오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관정을 팔 경우 기존 소형관정을 갖고 있는 농민들의 반발이 심해진다"며 "현재 버드나무 가지로 사람이 수맥을 조사하고 있는데 (송현지구) 간사지에서 수맥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요청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획만 세워놓고 안일 무사해 여기까지 왔다"

정등영 소원농협조합장(오른쪽)이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에게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전하며 관정굴착기 지원을 건의했다.
▲ 관정굴착기를 지원해달라 정등영 소원농협조합장(오른쪽)이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에게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전하며 관정굴착기 지원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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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설명에 농민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정등영 소원농협조합장은 "계획만 세워놓고 안일 무사해 여기까지 왔다"며 "기계도 안 주고 돈만 주면 뭐하나, 기계가 없어서 (관정을) 못 파는 것이지 수맥이 없어서 못 하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는 "농어촌공사에서 탐사·굴착 역량이 있는데도 태안군에서 농어촌공사가 어떤 역량이 있는지 파악 조차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농어촌공사에 수맥을 전기탐사하는 기계가 있으니 굴착기와 함께 지원해 300미리 대형관정 공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서야 20미리 소형관정을 뚫어 논에 물을 대고 있는 소원면 송현지구 이은형씨의 논. 농민들은 수맥은 있지만 관정굴착기가 없어 그동안 논에 물을 댈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 언제나 물을 대려나... 최근에서야 20미리 소형관정을 뚫어 논에 물을 대고 있는 소원면 송현지구 이은형씨의 논. 농민들은 수맥은 있지만 관정굴착기가 없어 그동안 논에 물을 댈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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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6일 대형관정 굴착기가 굴착을 시작한 이후 태안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진통일당 국회의원이 다녀간 다음 날 곧바로 송현지구에 대한 수맥 탐사에 들어갔는데 수맥을 찾지 못했다"며 "그래서 송현지구를 벗어난 송현1리 집단거주지역 인근에 수맥이 있어 관정개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현지구까지는 1km 정도 끌고 가야 하는데 이 문제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해서 태안군에서는 관정 개발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지구 내에서는 수맥이 발견되지 않아 관정 굴착이 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내기도 못하는데 모터값 지원이라도..."
가뭄이 극심한 태안군에서도 가장 큰 가뭄피해를 보고 있는 소원면 송현지구 농민들이 20미리 소형관정에서 졸졸 흘러나오는 물줄기만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 하염없이 양수기만 바라보고 있는 농민들 가뭄이 극심한 태안군에서도 가장 큰 가뭄피해를 보고 있는 소원면 송현지구 농민들이 20미리 소형관정에서 졸졸 흘러나오는 물줄기만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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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도 못해서 농심이 타들어가는데 모터값이라도 지원해 달라."

지난 21일 선진통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가뭄이 극심해 논바닥이 갈라진 소원면 송현지구현장에서 만난 농민 이은형(67)씨의 하소연이다.

이씨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송현지구에 대해 "이곳은 두 달만 비가 오지 않으면 모내기를 할 수 없는 곳으로 비가 와야 모내기가 가능하다"며 "그동안 관정굴착기계가 없어 관정도 파지 못했는데 이번에 20미리 굴착기가 들어와 비로소 소형관정을 팔 수 있게 됐다. 진작에 지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이씨는 "하지만, 20미리 관정으로 쩍쩍 갈라진 2마지기(400평) 논에 물을 대려면 며칠이 걸릴지 모른다"며 "밤낮으로 모터를 돌려야 겨우 모를 심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정부지원 사업으로 관정굴착기가 들어와 한숨은 돌렸지만, 관정 파는데 210만 원이나 들어가는 것도 부담"이라며 "최소한 40만 원 정도하는 모터값이라도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 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송현지구, #태안,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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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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