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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발생한 곳입니다.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 공정이기에 완벽한 밀폐가 중요합니다.
▲ 밀폐 사고가 발생한 곳입니다.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 공정이기에 완벽한 밀폐가 중요합니다.
ⓒ 금호미쓰이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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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대응을 잘 해주셨다. 조합원들 피해 없이 안전하게 대피시켜서 고맙다."(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여수지부 이종명 노동안전 2국장)

"포스겐은 위험한 물질이다. 금호미쓰이는 자동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다. 안전 매뉴얼대로 제대로 움직였다. 사고 후, 노조와 언론 그리고 관계기관에 신속하게 상황을 알리고 쉽게 설명해 줬다."(여수시청 재난관리과 성동범 과장)

"가스누출 경보가 울리자 현장 작업자 2명을 신속히 대피시키고 150여 명을 안전지대로 유도했다. 규정대로 움직였다. 기본에 충실했다."(한국가스안전공사 전남남동부지사 형원중 석유화학부장) 

지난 19일 오후 2시 50분께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산단 내 금호미쓰이화학 여수공장에서 포스겐 가스가 누출됐습니다. 다행이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한 일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외부로 누출된 가스도 없었고요.

이날 누출된 포스겐 가스는 유독성 물질로 무색의 기체입니다. 염화카르보닐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 제초제나 합성수지, 합성고무, 의약품 원료로 쓰입니다. 과거 1, 2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무기로 사용되기도 해서 악명을 떨쳤죠.

포스겐은 저농도에서는 풀냄새가 나는데 액체 상태의 이 물질은 적은 양이라도 마시면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또, 가스를 흡입하면 재채기, 호흡 곤란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2~8시간 후부터 폐수종(폐에 물이 차 호흡을 막는 현상)을 일으켜 사망하게 되죠.

반응기 상부 차단밸브 '그랜드팩킹'에서 샜다

회사가 사고내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 보고 회사가 사고내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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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험한 물질이 밀폐된 공간에서 누출됐습니다. 특히, 다행스러운 점은 가스가 샌 건물 옆에서 배관에 보온 작업을 하던 2명의 근로자가 있었는데, 경보 소리를 듣고 재빨리 자리를 피한 것이었습니다. 또, 금호미쓰이화학은 사고가 발생하자 공장 내 작업자 150여 명을 신속히 안전지대로 대피시켰고요.

위험한 물질이 누출되면 당황하기 마련인데 침착하게 대응해서 큰 사고를 막았습니다. 회사 측 말을 들으니 공장장을 비롯한 '비상대응인원'들이 평시 훈련대로 '양압식공기호흡기'를 착용하고 밀폐공간으로 들어가 가스누출 지점을 30분 만에 찾아 안전조치를 취했답니다.

사고는 폴리우레탄 중간재인 MDI 공장 내 P-DC102A라는 포스겐 반응기에서 일어났습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사고 원인은 반응기 상부 차단밸브에 있는 '그랜드팩킹'에서 가스가 샌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약 2.4그램이 샜답니다.

평소 흘린 땀, 대형사고 막았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여수지부 이종명 노동안전 2국장이 사고 상황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 건설노조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여수지부 이종명 노동안전 2국장이 사고 상황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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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어떤 조치를 했기에 모두가 안전했을까요.

금호미쓰이화학 양광섭 환경안전팀장은 "포스겐 가스가 누출되면 밀폐공간 환기시설이 자동으로 멈춰 '완전 밀폐'가 된다"며 "외부로 가스가 새지 않도록 하는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곧바로 대형 송풍기가 가동된다"며 "밀폐공간에 있는 포스겐 가스를 중화탑으로 보내기 위해서다. 중화탑에서는 가성소다로 가스를 중화시킨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날 모든 시설이 제대로 작동한 것이었습니다. 또, 현장에서 일하던 많은 사람들도 몸에 익힌 대로 신속히 움직였습니다. 자칫 대형 재난사고로 이어질 뻔 한 일이 잘 마무리 됐습니다.

현장을 찾은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여수지부 이종명 노동안전 2국장은 "작업자들을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옮겨 인명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한 부분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평소 물질안전보건 교육을 잘 시킨 결과"라고 평했습니다.

"사고 안 생기는 게 최선... 초기 대응에 따라 사고 양상 달라져"

현장 도면입니다. 녹색 사각 박스가 사고 발생 지점입니다.
▲ 사고 현장 현장 도면입니다. 녹색 사각 박스가 사고 발생 지점입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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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어떤 교육 훈련을 했던 걸까요. 환경안전팀장은 "우리 공장은 발생가능한 모든 사고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았다"며 "예상피해범위를 산정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도상훈련(모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경우처럼 가스누출 알람이 울리면 자동으로 비상대피경보가 공장 곳곳에 나가게 돼 있어 신속한 대피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어 그는 "외부출입자에게 공장 내 취급물질에 대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와 비상시 대응 및 대피 요령을 철저히 교육시키고 있다"며 "매 분기별로 임원과 직원 그리고 외부작업자가 함께 대피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교육과 훈련이 이번에 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이번 대응은 화학공장에서 당연히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며 "사고가 안 생기는 게 최선이지만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대응을 얼마나 신속하고 안전하게 취하느냐에 따라 사고 양상을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회사는 사고가 나자 관계기관과 언론 그리고 건설노조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평소에 흘린 땀이 대형 사고를 막았습니다. 바라기는 이번 사고를 통해 다른 화학공장도 기본에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금호미쓰이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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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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