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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법륜 스님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법륜 스님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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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인 내가 고기를 먹었다. 여러분들이 나를 비판할 수 있어요? 여러분은 먹고, 나는 먹으면 안 돼요? 내가 안 먹겠다는 내 규칙에 속하는 거지 여러분들이 나를 비판하면 안 돼요."

'인권·평화·통일운동가' 법륜 스님은 최근 벌어지는 '종북'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SH 아트홀에서 열린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가슴 뛰는 상상,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에서 스님은 특유의 유머러스한 비유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법륜스님은 '종북' 논란의 시발점이 된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해 "우리나라 헌법질서에 어긋난 부정투표는 명백하게 비판받아야 한다"고 한 뒤, "대한민국에는 사상의 자유가 있다, 이것은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면서 "'마녀사냥'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비판이 합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기 먹는 스님' 이야기는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공동체 전체 과제 무엇인지 알아야...'통일 의병' 되자"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법륜 스님(사진)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법륜 스님(사진)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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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북콘서트는 법륜 스님의 전매특허인 '즉문즉설 사회문제편'으로 진행되었다. <새로운 100년>의 주제인 '통일' 이야기가 주로 오고갔다. 이날도 양평에서 '즉문즉설'을 했다는 스님의 목소리는 살짝 쉬어있었다. 하지만 스님은 오연호 대표기자가 "3분만 드리겠다"고 할 정도로 매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300여 관객들은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님의 말을 경청했다.  

법륜 스님은 "새로운 100년을 위해 2012년이 중요하다"면서 그 이유로 동북아 정세를 들었다. 스님은 "중국의 급격한 부상은 세계가 예측했던 것보다 속도가 더 빠르다"면서 "중국 중심으로 세계 질서가 잡혀버리면, 지난 시기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 때문에 통일이 어려웠듯이 중국의 영향력 때문에 통일이 어려울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스님은 "이러한 세력 교체기에 남쪽은 미국 때문에, 북쪽은 중국 때문에 통일은커녕 평화도 유지하기 어려운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님은 "미국은 물러나고 중국은 부상하는 틈바구니에 10년이 있다"면서 "누군지는 말 안 하겠지만 지난 5년은 까먹었다"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스님은 "다음 5년을 또 까먹으면 기회가 없다"면서 "평화를 정착시키고 한반도 통일의 확실한 기초를 다질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풀 지도자가 2012년도에 선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 안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것을 2~3년 내에 해결하지 못하면 민중의 불만이 커져 사회적 혼란이 온다. 사회적 비용을 엄청나게 물어야 한다. 민중의 불만이 표출되기 전에 재빨리 완화하는 개혁을 해줘야 한다."

법륜스님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지도자의 조건으로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우리는 공동으로 살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 내부 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한 정치세력 갖고는 더 이상 개혁이 불가능하다. 정말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머리 맞대고 둘러앉아 거국 내각을 구성해서, 1보씩 양보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강정마을부터 쌍용차, 한진중, 원자력 발전소, 4대강, FTA...이런 문제들과 남북 간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어 법륜스님은 "지도자는 어디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국민이 각성된 만큼 지도자도 나오고 세상도 바뀐다"고 말했다. 특히 스님은 "극우와 극좌가 아닌 중간에 있는 사람들은 다수인데 역사의 변화에 아무런 기여를 안 한다"면서 "새로운 시대에는 깨어있는 사람들이 늘어나 행동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균형 잡힌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님이 <새로운 100년>에서 언급한 "통일 의병" 역시 "깨어있는 사람들"과 궤를 같이한다. 스님은 "내가 사는 공동체 전체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면서 "우리 시대의 과제가 통일이라면, 여러분들이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지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게 의병"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는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진정한 성공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지원 통한 북한 주민 민심 장악, 통일 선점 효과"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법륜 스님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법륜 스님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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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법륜스님은 대북지원과 관련된 보수세력의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스님은 "무조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나, 안 되나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면서 "모니터링만 합의되면 남북한 갈등,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님은 "일부에서는 '유용' 핑계를 대는데 유용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가 아니라 안 주기 위해서 유용을 이야기한다"면서 "논의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님은 또한 "통일의 핵심은 북한 주민의 민심을 북한 정부가 장악하느냐, 남한 정부가 장악하느냐"라면서 "지원을 통해 북한 주민의 민심을 장악해야 통일의 선점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도 스님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스님은 "북한인권이 열악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것과 인권법은 또 다른 문제"라면서 "아무 실효성 없는 법을 만드는 게 북한 인권 문제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인권이라는 것이 자칫 잘못하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3대 세습'과 관련해 스님은 "3대 세습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과, 그것을 인정하고 교류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고 구분했다. 스님은 "우리 가치관에서는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만 우리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교류 협력해야 한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왕조를 인정 안 하지만, 외교 관계에서 그 체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법륜스님과 오연호 대표기자는 이날 북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한다. 각 지역별 공연 일정과 장소는 다음과 같다.

▲ 대구 6월 17일(일) 오후 7시, 대구대 대명동 캠퍼스 중강당 (문의 : 010-2666-6216) ▲ 광주 6월 27일(수) 오후 7시, 김대중 컨벤션센터 4층 컨벤션홀 (문의 : 010-4807-7144) ▲ 울산 6월 30일(토) 오후 7시, 울산상공회의소 7층 대회의실 (문의 : 010-4160-9387) ▲ 대전 7월 3일(화) 오후 7시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연봉홀 (문의 : 010-4807-7144) ▲ 부산 7월 4일(수) 오후 7시, 장소 미정 ▲ 서울 7월 9일(월) 오후 7시, 장소 미정.

☞ 6월 17일 이후 북콘서트 신청하기.

이메일 문의는 yforum100@gmail.com으로 하면 된다.


태그:#법륜스님, #오연호, #새로운 100년,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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