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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발전기금 200억 원 달성 기념행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생도들을 사열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된 데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육사교장을 해임하고 국방장관은 사퇴하라"고 총공세에 나섰다. 

 

이에 대해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단상에 있는 사람을 놓고 행진해 가기 때문에 사열이 아닌 분열"이라며 "(분열 혹은 사열을 받았느냐 여부는) 코끼리의 상아 하나만 보고 상아코끼리라고 얘기하는 것과 똑같다"고 반박했다.

 

그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분열식은 매주 정기적으로 하고, 여기에 육사 발전기금을 500만 원 이상씩 낸 분 등을 초청했으며 그 중 한 명이 전 전 대통령인 것"이라며 "400명 중 한 명으로 경례를 한 것으로 전 전 대통령 말고 다른 사람도 경례를 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후원금을 많이 낸 사람으로서 자리에 참석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국가 내란죄와 반란죄로 실형을 선고 받은 전 전 대통령이 군의 미래를 이끌 육사생도를 사열한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 시절 복권됐다"라며 "생도들이 400명이 단상에 서 있는데 그게 다 눈에 들어오겠냐, 생도들은 모르고 했다, (문제제기하는 측이) 한마디로 오버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은 "박근혜 의원이 기관사가 돼서 몰고 있는 새누리당이라는 기관차에는 5.16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에 대한 복권만이 아니라 5.17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5공 세력에 대한 복권까지도 실려있다"고 비판했다.

 

역시 CBS 라디오에 출연한  노 의원은 "400명 중 1명으로 참석한 것이 아니라 (전 전 대통령 자리는) 육사 교장 바로 옆 좌석이었다"라며 "400명 중 유일하게 의전용 탁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 앞에 놓여 있었다, 거수 경례하면서 사열 받은 것 자체가 모두 예정돼 었던 것"이라며 한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면 복권 받았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주장에 대해 노 의원은 "무기징역형을 받은 형에 대한 사면복권이지 내란, 살인을 일으킨 쿠데타의 죄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라며 "육사생도들은 장교로서 군을 이끌 사람인데, 쿠데타를 일으켜도 성공하면 후배들 앞에 자랑스럽게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 비난했다.

 

그는 "5공 세력의 부활 시도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라며 "새누리당의 편파적인 이념 공세가 계속되면 결국 고개 드는 것은 저런 독재 잔당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국가관을 의심받아야 할 사람은 전두환을 옆에 세워두고 사열하게 한 육사 교장이나 이걸 알고도 방치한 국방부 장관"이라며 이들이 사퇴해야 함을 분명히 지적했다.

 

'사상 검증' 굽히지 않은 한기호... 노회찬 "어떻게 이런 사람이 정치인"

 

이날 인터뷰에서는 한 의원이 지난 8일 "천주교 신자를 가려내기 위해 십자가를 밟고 지나가게 했던 것처럼 종북이 의심되는 의원에게 '북 인권, 3대 세습' 등에 대해 물어보면 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한 의원은 "천주교가 오해할 만한 소지가 있다고 해서 성명서를 냈다, 내가 신자이니 이미 충분히 해명이 됐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성명서 내용을 말해달라'는 사회자의 주문에는 "찾아보라"며 퉁을 줬다.

 

이 발언을 두고 민주당에서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이 나온 데 대해 "대변인은 말만 나오면 사퇴하라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자신의 약점을 들켰을 때 화내는 수준"이라며 "정치연대 한 통합진보당의 종북좌파 의원들이 있으니 약점이 드러난 것에 대해 변명하고 다른 것으로 모면하려는 행위"라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모면 행위'로 치부했다.

 

이에 대해 노 의원은 "(한 의원의 사상 검증 발언은) 헌정 기본 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사실상 박근혜라는 한 사람의 유일체계로 가고 있는데 사상마저도 일체의 다른 생각을 허용하지 않는 유일사상 체계로 가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라며 "(한 의원이) 예로 든 것이 봉건왕조가 천주교를 탄압할 때 썼던 그 수법인데 아무 문제의식 없이 사상검증에도 쓰겠다는 것은 역사적 인식이 왜곡된 것, 어떻게 이런 사람이 정치인이 되는지 사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역공격을 가했다.

 

노 의원은 "헌법정신에 대한 검증은 선거를 통해서 해야지 어떤 기관이 검증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못 박았다.

 

통합진보당을 향해 쏟아지는 종북논란에 대해 노 의원은 "종북으로 따지면 박근혜 전 대표의 부친인 박정희 전 장군은 남로당의 핵심당원으로 가입한 죄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사람"이라며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종북이라면 그런 뜻에서 박 전 장군이 종북"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과거 "5. 16쿠데타는 구국의 혁명이었다"다고 밝힌 적 있는 한 의원은 "5.16은 현행법상 쿠데타니 (과거에도) 쿠데타라고 말했었다"라며 "그러나 역사적으로 시간이 흐른 후에 결론적으로 구국의 국익의 혁명이 될 수 있으니 역사적 사건을 현재 시점에서 정의하기보다 역사에 의해 증명되는 것을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16 쿠데타가 '구국의 혁명'이 될 소지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태그:#전두환, #사열, #한기호,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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