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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새누리당 국회의원. 사진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시장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
 한기호 새누리당 국회의원. 사진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시장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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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을 상대로 '종북 몰이'에 나선 새누리당이 천주교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육군 장성 출신인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이 '종북 의원'을 가려내는 방법으로 과거 천주교도 박해 방법을 거론한 게 화근이었다.

한기호 "천주교도에게 십자가를 밟게 했듯 종북 가려내야"

한 의원은 8일 아침 가톨릭계인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민입니다>에 출연해 '종북 의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 도중 진행자가 "종북 의원을 가려낼 수 있나"라고 묻자 한 의원은 "얼마든지 가려낼 수 있다"고 큰소리치며 "옛날에 천주교가 들어와서 사화를 겪으면서 십자가를 밟고 가게 한 적이 있지 않나"라며 과거 조선 말이나 일본 에도막부시대 천주교도 박해 방법을 예로 들었다.

한 의원은 "지금 약 30명 정도가 법을 위반한 전력자들"이라면서 "이들이 이후에 사면되거나 복권됐다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전향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북한 핵을 인정하느냐, 3대 세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게 맞느냐, 북한에 대해 조건없이 지원하는 게 맞느냐, 북한이 연평도나 천안함 사건 등이 일어났을 때 무대응하는게 맞느냐 질문을 하면 대답이 나오지 않겠나"라며 '사상 검증'을 주문했다.

'탈북 주민 막말 파문'을 일으킨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에 대해서도 "임수경 의원이 북한에 가서 김일성을 아버지라고 불렀고 평가했다, 북한 인권운동자들에게 변절자라고 했다"면서 "해명 없이 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면 이 사람들은 명확한 종북주의자"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직 사퇴해야"... 한기호 "주객전도"

당장 민주통합당이 역공에 나섰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천주교인들 수천 명을 망나니의 칼날 아래 죽게 한 일이 척결할 대상을 찾는 좋은 방법인가"라며 "그것도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방송에 나와 이런 말을 하고 무사하길 바라나"라며 한 의원의 즉각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이른바 주사파, 종북주의 국회의원을 가려내는 방법이라며 한국 천주교를 모욕하고 억울하게 죽어간 천주교 성인들의 죽음을 비하했다"며 "조선 말 천주교 박해가 사실상 정치 권력의  반대 세력 학살의 빌미였듯 새누리당은 종북 색깔론으로 우리 사회의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막춤을 추고 있다"고 따졌다.

한 의원은 이날 밤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종북 국회의원의 사상 검증을 명확히 하자는 취지였지 본인도 천주교 신자로 신성한 신앙을 가벼이 보려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며 "이로 인해 천주교와 신자들이 상처를 받았다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다만 민주당의 사퇴 요구에서는 '주객전도'라며 반발했다. 한 의원은 이날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종북 의원의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터뷰를 문제 삼아 의원직 사퇴하란다"며 "종교를 예로 든 것은 불찰일 수 있으나 주객을 전도한 몰염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태그:#한기호, #새누리당, #종북 논란, #천주고 비하, #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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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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