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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범죄로 국제 법정에 기소된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징역 50년형을 선고받았다.

AP, BBC 등 주요 외신은 30일(한국시각) "국제 형사사법기구 시에라리온 특별법정(SCSL)이 시에라리온 내전 방조와 반인륜적 범죄로 테일러 전 대통령에게 징역 50년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산하의 시에라리온 특별법정은 지난달 테일러의 유죄를 선고했다. 전, 현직 국가 원수가 국제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처음이다.

리처드 러식 SCSL 재판장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극악무도한(most heinous) 범죄 중 하나인 시에라리온 내전 당시 피고가 이를 사주하고 도운 책임이 있다고 입증됐다"며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라이베리아 내전에서 승리해 1997년 라이베리아의 대통령이 된 테일러는 1990년대 이웃국가 시에라리온에서 벌어진 내전에 개입해 반군 조직인 혁명연합전선(RUF)에 무기, 식량, 통신장비 등을 제공했다.

당시 RUF는 민간인을 잔인하게 학살하고 소년병을 징집해 내전에 투입하는 등 반인륜적 만행을 저지르며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고, 테일러는 RUF가 노예를 동원해 채취한 다이아몬드를 제공받으며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테일러가 내전 지원을 대가로 받은 다이아몬드는 '피의 다이아몬드'로 불렸고 10년간 무려 12만여 명이 목숨을 잃은 시에라리온 내전은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제작되기도 했다.

2003년 반대 세력에 의해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테일러는 나이지리아로 망명을 시도했다가 3년 만에 추방되면서 체포됐다. 테일러는 세계적인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에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한 것이 재판 과정을 통해 밝혀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초 테일러에게 징역 80년형을 선고했던 브렌다 할리스 검사는 "유죄 판결이 (RUF에 의해) 잘린 수많은 사람의 팔다리와 희생된 목숨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의의 가치는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찰스 테일러, #시에라리온 내전, #피의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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