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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7시. 여수 석천사에서 열린 봉축 법회
 26일 밤 7시. 여수 석천사에서 열린 봉축 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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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밤 7시. 불기 2556년을 맞아 한국·태국 봉축 전야법회가 여수 석천사에서 열렸다. 전야법회에는 김충석 여수시장과 두 국회의원 및 500여 명의 신도와 시민들이 참가했다.

석천사에서 열린 이날의 봉축법회는 지금껏 열린 여느 법회와 달랐다. 태국 푸미폰 국왕의 85세 생일을 맞아 조성된 '프라 스리 사사다(Phra Sri Shasada)' 불상 봉안식이 거행됐기 때문이다.

이 불상은 국왕의 현명함과 모범적인 불교도로서 태국을 정의롭게 통치하고 불교를 후원하는 국왕의 역할을 강조하는 뜻을 담는다. 프라 사사다 불상은 태국 국왕이 신심을 유지하고, 불법을 바탕으로 나라를 통치하고, 여러 나라와의 선린우호를 유지하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태국  국왕이 85회 생일을 맞아 석천사에 보낸 사사다 불상. 한국에서는 불국사에 이어 석천사가 두 번째다.
 태국 국왕이 85회 생일을 맞아 석천사에 보낸 사사다 불상. 한국에서는 불국사에 이어 석천사가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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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미폰 태국국왕이 보낸 사사다 불상 봉축식에 태국 스님이 예를 올리고 있다
 푸미폰 태국국왕이 보낸 사사다 불상 봉축식에 태국 스님이 예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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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 사사다 부처님은 마라(魔王)를 정복하는 자세로 불기1500(957)년 스코타이 시대의 프라 붓다 친나라자와 프라 붓다친나시히 상들과 동시대에 조성된 양식의 좌불상이다.

세계불교도우의회(WFB)는 19기의 사사다 불상을 19개국의 사원들과 불교의 중요한 역사적 장소에 봉안할 수 있도록 태국왕실의 허락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불국사에 이어 석천사가 두 번째로 봉안된 사찰이다.

이 자리에는 푸미폰 태국 국왕 특사인 프라탐바라자라야와 WFB 사무총장인 롭티아리가 직접 참석해 프라 사사다 부처님 봉안식을 가졌다. 특별한 손님으로는 티벳 출신으로 인도 다람살라에 계시는 캄튤 린포체 스님이 함께했다.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 스님은 WFB 세계불교도우의회 한국대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진옥스님의 축사다.

봉축식에는 외국에서 특별한 손님이 오셨다. 앞줄 왼쪽 두 번째가 티벳 출신의 캄튤 린포체 스님이고 세번째는 태국 국왕 특사인 프라탐바라자라야 스님이다. 오른쪽에 게신 분이 여수 흥국사 주지스님이다.
 봉축식에는 외국에서 특별한 손님이 오셨다. 앞줄 왼쪽 두 번째가 티벳 출신의 캄튤 린포체 스님이고 세번째는 태국 국왕 특사인 프라탐바라자라야 스님이다. 오른쪽에 게신 분이 여수 흥국사 주지스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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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푸미폰 국왕의 배려로 진행되는 사사다 부처님 봉안 법회는 부처님오신날 전야에 여수세계박람회와 세계불교도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불교계가 어떻게 하든지 여수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세계불교도대회를 열었습니다. 오는 6월 11일 열리는 세계불교도대회에는 전국에 계신 고승과 불자들을 모실 것입니다. 많이 오셔서 여수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푸미폰 태국 국왕 특사인 프라탐바라자라야스님은 태국 불교계에서는 2인자라는 게 한국으로 결혼이민 온 '니파'의 설명이다. 태국 국왕 특사의 축사다.

"한국에 모시고 온 불상은 푸미폰 국왕 85세 기념으로 모시고 온 것입니다. 총 19개를 만들었고 지금 모시고 온 불상은 19번째입니다. 석천사에 모시게 된 것을 영광으로 여기고 태국과 한국 불교가 하나 되기를 빕니다."

태국 왕실 공연단이 부처님께 올리는 춤을 공연하고 있다
 태국 왕실 공연단이 부처님께 올리는 춤을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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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 사사다 불상 봉안식에는 태국 왕실 공연단도 참가해 부처님께 올리는 춤을 공연했고,  판소리와 보살 수임춤, 반야심경 가야금 병창 등 공연도 곁들였다.

'부처님 오신 날' 진옥스님의 설법

28일(월) 오전 10시. 석천사에는 1000여 명의 신도와 시민이 행사에 참석해 석가탄신일을 축하했다. 진옥스님의 설법이다.

"악행을 해서는 절대 행복해지지 않습니다. 선행은 남을 불행하게 하지 않는 것이고, 남의 행복을 도와주는 행위가 선행입니다. 선행은 내 것을 아껴 써야 하는 것을 말하죠. 그렇다고 '나는 냄비를 30년이나 아껴 썼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선행이 아니라 인색한 것입니다."

어린이의 눈에 비친 여수박람회 부끄러운 모습. 부처님이 꾸지람해!

석천사 앞에는 충민사가 있다. 충민사는 임진왜란이 끝난 뒤 선조가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내린 최초의 사액서당이다. 석천사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2012 여수세계박람회와 함께하는 석천사 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를 열었다. 대회에는 1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해 각자의 기량을 뽐냈다. 그림 그리는 것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여수한려초등학교 3학년 박예결 학생의 그림에 눈길이 갔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문수동성당에서 보낸 꽃이 눈길을 끈다. 종교간 대립이 아닌 상생의 모습이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문수동성당에서 보낸 꽃이 눈길을 끈다. 종교간 대립이 아닌 상생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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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는 여수박람회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빅오'의 그림이 있고 그 속에 부처님이 계신다. 그것도 눈을 한쪽으로 돌린 채 밖으로 쭉 뻗은 왼손이 무척 크다. 예결이한테 "그림을 그린 동기가 무엇이며 부처님이 왜 왼손을 내밀고 계시냐?"고 물었다. 

"둥근 것은 빅오이고 오른쪽 아래는 어린이들이 깡통 캔과 음식 쓰레기를 먹고 아무데나 버리자 청소도우미 아저씨들이 치우는 모습이에요. 오른쪽 위에는 서울에서 왔다는 한 아저씨가 예약 안 하고 새치기를 하자 도우미 아가씨가 주의를 줬는데 오히려  큰 소리로 도우미 아가씨를 나무라는 거에요. 그러자 부처님께서 그쪽을 바라보고 왼손을 내밀며 그래서는 안 된다며 깨우치도록 자비의 가르침을 주는 모습입니다."

여수 한려초등학교 3학년 박예결 학생이 자신의 그림을 들고 있다. 예결이는 "왼쪽 빅오속 부처님이 박람회장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래서는 안된다며 깨달음을 주는 자비를 베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수 한려초등학교 3학년 박예결 학생이 자신의 그림을 들고 있다. 예결이는 "왼쪽 빅오속 부처님이 박람회장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래서는 안된다며 깨달음을 주는 자비를 베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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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대답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어린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함께온 어머니에게 그림 내용에 대해 들었다.

"예결이한테 다른 주제로 그림을 그리자고 하는데도 엑스포장에서 본 광경이 충격이었나 봐요. 지난 금요일(25일) 오후 3시쯤이었어요. 그날 그 아저씨는 '서울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못보고 그냥 가야한다. 기름 값 물어내라. 조직위원장 나와라'하고 큰 소리를 쳤어요."

어린이의 불심에도 못 미치는 어른들의 모습이 부끄럽다. 그래도 자비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예결이의 설명에 가슴이 찡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과 '문화촌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석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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