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바람이 분다
비가 후드득
승방을 나선다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다솔사 솔숲을 내려왔다
비가 후드득
바람이 불었다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숲은 어두웠다
카메라를 열었다
아주 느리게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바람이 부는 대로
카메라도 따라 흔들었다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사진도 흔들렸다
잠시 후,
바람이 부는 숲이 그 안에 담겼다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예쁘고 착한 사진에 익숙한 우리에겐
흔들리고 초점이 없는 사진은 낯설게만 느껴진다.
아니, 잘못 찍었다고들 말하기도 한다.

늘 그렇다.
'사진은 수평선과 지평선이 수평이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초점은 확실하게 맞추어야 한다' 는 것이 하나의 원칙이 되었다.

그러나 수평을 못 맞추고
흔들렸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잘 비뚤어지고
잘 흔들리면
때론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느린 풍경을,
막 흔든 사진을 보고
이제 비웃는 이 없다.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이 흔들린 사진은 때론 추상화가 되기도 한다.
짧다면 짧은, 긴 노출시간 동안 흔들어 보자.
마치 화가가 칠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
사진교육가 브라이언 피터슨은 이것을 '저속셔터로 페인팅하기'라 했다.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사진가들에겐 익숙한 '패닝'과 '주밍'은 상당히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이젠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지기만 하면
정말로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페인팅'을 시도해 볼 일이다.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느린 셔터에서 정확한 노출만 설정하면 된다.
그런 후 셔터를 누르고, 좌우로 흔들고, 지그재그로 흔들고, 돌리고,
위아래로 흔들고, 비틀고, 빙빙 돌리기만 하면 된다.
다만, 표현하고자 하는 그 대상에 맞게만 흔들자.
셔터속도가 길면 느리게,
셔터속도가 짧으면 빠르게.

바람
 바람
ⓒ 김종길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 '김천령의 바람흔적'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바람, #페인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길의 미식가이자 인문여행자. 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 <남도여행법> 등 출간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