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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상승한 학생 50명에게는 놀이동산 자유이용권을 보상으로 지급한다.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등 5개 교과 모두 1등급인 학생에게는 3만 원권 문화상품권을 시상한다.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급에는 현금 20만 원을 시상한다.

#사례 2. 시험 성적이 오른 학생 10명에게 놀이동산 자유이용권을 주고, 80명에게는 문화상품권을 지급한다.

#사례 3. 6월 25일까지 정규 수업이 끝난 후 30분간 전교생을 대상으로 필수학습 요소를 정리하는 문제풀이 시간인 '코어타임제' 수업을 운영한다. 코어타임제가 끝나고 청소와 종례를 진행한다.

#사례 4. 6월 25일까지 정규 수업 시작전 20분 동안 교사의 지도 아래 '학업성취도평가 대비 초스피드 암기 전략' 수업을 진행한다.

모두 학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냐고? 아니다. 최근 인천지역 일부 중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다. <부평신문>이 확인한 결과, 6월에 시행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명 일제고사)를 앞두고 비교육적인 사례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적 오른 학생에게 상품권 지급이라니...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가 실시된 2009년 3월 31일 오전 서울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의 지시로 시험지 배포를 기다리며 눈을 감고 있다. (자료사진)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가 실시된 2009년 3월 31일 오전 서울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의 지시로 시험지 배포를 기다리며 눈을 감고 있다. (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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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전국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된다. 평가 과목은 초교 6학년과 고교 2학년은 국어·영어·수학이고, 중학교 3학년은 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다. 일제고사를 앞두고 일선 학교는 경쟁적으로 학교의 예산을 들여, 다양한 상품권을 내걸고 경쟁을 유도하거나 일제고사를 대비한 초스피드 암기 공부를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조우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시교육청이 일제고사 성적을 향상시키라며 학교에 예산을 내려 보낸 것으로 안다"며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학교에서는 성적도 향상해야 하고, 예산도 써야 하니 어쩔 줄 몰라서 이런 방법을 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떻게 공교육 기관인 학교가 시험을 잘 본 학생에게 상품권을 주고, 반에는 돈을 주는 비교육적인 행태가 벌이는지 모르겠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서 일제고사를 시행해 무한경쟁을 유도하고, 그 방침에 철저히 따르는 나근형 교육감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제고사는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는 "학생들도 좋아하고, 성적이 많이 오른 학생에게 그에 따른 보상을 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정규 수업 외 수업과 관련해서는 동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학력증진팀 담당 장학사는 "학교별로 학력 향상 관련 자체 예산을 몇% 이상 세우라는 방침은 있지만, 6월 26일 일제고사를 대비해 예산을 보낸 적은 없다"며 "그런 거(상품권 지급 등) 하라고 예산을 쓸 교육청이 어디 있겠는가? 시험을 잘 본 학생에게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라 해당 지역교육청에서 시정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한편, 전교조 소속 교사 3000여 명은 지난 19일 전교조 창립 23주년을 기념해 '경쟁만능교육 철폐와 교육개혁 입법 쟁취를 위한 전국교사대회'를 열고, 일제고사 폐지를 위한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일제고사, #놀이동산 자유이용권, #문화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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