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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을 걷거나 머물면 스며드는 안개에 젖을 수밖에 없습니다.
 안개 속을 걷거나 머물면 스며드는 안개에 젖을 수밖에 없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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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자욱한 아침, 자욱한 안개 속에 머물거나 걷다보면 안개가 온몸으로 젖어듭니다. 안개가 어떻게 생겨나고, 온도와 습도, 바람과 일교차가 안개가 생겨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몰라도 안개 속에 머물다 보면 서서히 스며든 안개로 온몸이 촉촉하게 젖어 듭니다.

안개만 그런 게 아니라 숲에 드리운 꽃향기와 싱그러움도 그렇습니다. 온갖 꽃들이 만화방창한 숲, 송홧가루가 노랗게 날리고 아카시아향이 바람에 실려 퍼지는 울창한 숲길을 걷다보면 송홧가루가 머릿속까지 파고들고 아카시아 향은 가슴속까지 스며듭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더라도 만화방창한 숲에서 살아야 한다면 풀풀 날리는 송홧가루, 이름을 다 알지 못하는 꽃가루, 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들을 피해 살 수는 없을 겁니다.
 
안개 속에 머무른다는 자체만으로 온몸이 안개에 젖어들고, 숲길을 걸었다는 이유만으로 꽃가루가 묻어나거나 꽃의 냄새를 맡아야 하듯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도 이와 같습니다.

사용하는 말의 어원과 유래를 알지 못해도 말을 사용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불교에 젖어 들거나 불교가 스며듭니다. 언어는 생각을 드러내거나 마음을 정리하는 도구이자 수단입니다. 사랑과 친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살생이나 폭력을 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들은 마음을 나타내는 가치이며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말에 안개처럼 스며 있는 '불교 유래 용어'

한국의 역사와 문화, 가치는 물론 생각까지도 불교가 토대가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 가치는 물론 생각까지도 불교가 토대가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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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5월 한 달을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5월에는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도 있으며, 스승의 날도 있고, 석가탄신일도 들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동절도 있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도 들어 있습니다.

5월 5일 어린이날은 방정환 선생의 지도 아래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1922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공부전념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있을 수 있지만 사랑스럽지 않은 어린이는 없습니다. 나라의 새싹인 어린이들이 아무런 시달림 없이 자유로이 뛰어 놀며 어떠한 갈등이나 비행 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줬으면 좋겠습니다.

불교는 생각과 가치로 우리 생활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습니다.
 불교는 생각과 가치로 우리 생활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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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어버이날은 어버이의 은혜와 어른과 노인에 대한 존경을 되새기자는 뜻으로 제정된 기념일입니다. 명성은 드높으나 비정한 자식보다는 진실한 마음으로 어버이를 공경하는 마음을 가진 자식이야 말로 어버이날의 주인공인 어른들이 가장 안심하고 기뻐할 인생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은 학생이나 제자들이 공부를 하는 동안 지식지혜를 일깨워준 교사교수, 선생님이나 은사은덕을 기리는 날입니다.

스승의 입장에서는 출세명성이 자자한 제자가 성의 없이 보내오는 값비싼 선물 보다 학생이었던 과거 보다 현재, 현재 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제자가 들고 찾아오는 꽃 한 송이에서 교육자로서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5월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무등산이 있는 광주에서 1980년에 있었던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기위해 제정된 날입니다. 그때의 광주는 아비규환아수라장이었다고 합니다. 현장에 투입되었던 군인 중에는 마구니 같은 장교들도 있었겠지만 하사, 중사, 상사의 계급을 달고 있는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일부 진압군들이 보인 무지막지 한 행위는 군인으로서 용맹한 것이 아니라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악마같은 행동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 5·18 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비통하게 죽어 아직까지도 구천에 떠돌고 있을지도 모를 혼백들의 명복을 빌어주고, 국민화합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라도 기꺼이 참석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교회, 장로, 점심, 예배도 불교에서 유래한 용어

지붕에 이은 '기와'도 불교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지붕에 이은 '기와'도 불교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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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교회 장로로 기독교를 종교로 하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은 푸른색 기와를 이은 청와대에서 목욕도 하고 수면도 취하며 살고,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에는 감사의 기도를 올리기도 할 겁니다. 예배를 드릴 때는 신도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의 모든 국민들이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사는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진실한 마음으로 기원하리라 생각됩니다. 

대통령은 스스로의 정부를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했지만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인간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던 다수의 사람들이 을 어기는 비행을 저지른 것이 드러나 판사로부터 법률적 판단을 받기 위해 지옥과도 같을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무분별의리탐욕에 따른 인과응보자업자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어느 강당강사로 등장해 강연을 하며 BBK를 설립했다고 하더니 선거과정에서 그것이 문제가 되자 이를 부정해 이력도덕성을 근본적으로 의심받기도 했습니다.

1년도 남지 않은 임기동안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소이자 최선의 비법이 있다면 그 비법의 첫 번째는 이심전심으로 느끼는 참회진실,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불교역사가 1600여 년 되는 우리나라에서 불교에서 유래한 용어들이 많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불교역사가 1600여 년 되는 우리나라에서 불교에서 유래한 용어들이 많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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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서 불교에서 유래한 말(갈색 단어)들을 빼면 말도 되지 않고 뜻도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1600여 년의 불교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말에는 불교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수두룩합니다.

사랑, 친절, 점심, 목욕, 도덕, 법, 판사, 학생, 주인공, 자유, 선생, 교수, 국민… 우리가 아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많은 단어들이 불교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1600여 년 세월 함께 한 불교... 역사 반영한 언어의 모습

다시 말해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이 많은 일상용어들이 불교에서 유래하였다는 것은 불교와 관련된 문화와 가치가 스며드는 안개처럼, 날리고 있는 꽃가루처럼 젖어들어 우리의 일상에 반영돼 있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에 무슨 불교에서 유래한 용어가 그렇게 많으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세종대왕이 만든 것은 한글이지 단어(용어)가 아닙니다. 불교는 세종대왕이 태어나기 1000년 쯤 전부터 우리나라에 있었고, 우리가 사용하는 상용어 역시 훨씬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오는 28일은 불기 2556년 석가탄신일 입니다.
 오는 28일은 불기 2556년 석가탄신일 입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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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인근 지역을 'school zone(스쿨 존)'이라고 하고, 고속도로 진입로를 'IC'라고 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시대적 배경과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배타적 신앙을 갖고 있는 누군가에게 '당신이 살고 있는 공간들의 명칭이 불교에서 유래했으며, 당신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많은 용어들이 불교에서 유래해 부지불식간 불교가 스며들어 있다'고 하면 심리적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게 우리 역사이며 1600여 년이란 장고한 세월에 걸쳐 사회와 문화, 생각과 가치로 자리하며 우리의 풍토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말을 모두 잃어버리면 모를까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말을 기억하는 한 당신의 생각하는 문화, 당신이 할 수 있는 생각, 당신이 판단하는 가치 중 일부는 불교적인 색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오는 28일은 불기 2556년으로 맞이하는 석가탄신일입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천상의 꽃 우담바라처럼 희망의 꽃으로 온 누리에 활짝 피어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덧붙이는 글 | 글 중 불교에서 유래한 것으로 되어있는 용어들은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 지명 사전>(박호석 펴냄, 불광출판사 펴냄)에서 인용하였습니다.



태그:#불교, #용어, #석가탄신일, #불기2556년, #우담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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