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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오는 23일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전후해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지을 예정인 가운데, 문 이사장 부인 김정숙씨는 "남편이 뜨니깐 저까지 뜬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남편은)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쫓아낸다, 서울에 있는 친정으로 가라고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이사장 부부가 함께 대중 앞에 서서 관심을 모았다. 20일 저녁 부산대 '넉넉한터'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3주기 부산 추모문화제"에서다. 이날 진행을 맡은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가 문 이사장과 "새로운 희망, 2012 대선 플랜"이란 제목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부인을 소개한 것이다.

 

먼저 문 이사장은 3주기 추도식을 마치면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그만두게 된다. 이와 관련해 문 이사장은 "3주기 추도식을 마치면 후임 이사장이 나온다"면서 "새로운 시작을 해야 된다. 겁도 나는 건 사실이다.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해 주시는 거라 생각하면서 잘 하겠다"고 인사했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탁 교수는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었다. 이에 문 이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말 정권교체를 꼭 해야 한다. 절박한 위기감을 갖고 있다. 요즘 새누리당을 보면 반드시 집권하겠다는 독기 같은 게 느껴진다. 박근혜 위원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다. 과거에는 하지 않던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하겠다고 한다. 조·중·동은 사생결단하는 것 같다. 우리 쪽은 긴박감이 없는 것 같다. 이번 총선에서는 야당에 질책과 희망을 주었다. 질책 반성하며 희망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

 

문 이사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하다면,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면서 "그런 각오다"고 말했다. 이에 탁 교수는 "출마 선언으로 들린다"며 "본인이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렇게 들린다"고 말했다.

 

부산·경남 총선 결과에 대해, 문 이사장은 "선거 결과를 보면 아쉽다"며 "몇 사람 정도 더 당선됐다면 부산 정치와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데 정말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석수는 그렇지만, 40% 득표율을 보면 대단히 선전한 선거다. 4년 전 총선에서는 후보를 못 낸 곳이 많았다. 그때는 평균 득표율이 14%였다. 이번 야권연대 전 지역에 후보가 나가고 40% 넘게 득표했다. 새누리당은 50% 정도 득표했다. 앞으로 부산시민들은 '지역주의' 소리를 듣지 않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 제도가 독일처럼 정확하게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된다면 부산(18석)은 10석(새누리당)과 8석(야권)으로 나눠진다. 잘못된 선거제도다. 지금은 선거제도가 지역주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이사장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에서 29.9%를 얻었다. 부산사람인데 30%가 안 됐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은 40%가 넘었다"며 "대선은 부산지역에서 적어도 40%를 넘길 것이라 하면 과거보다 훨씬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화 중간에 탁 교수는 부인을 소개하며 무대로 모셨다. 문 이사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김정숙씨는 "아마 굉장히 본인은 깊은 생각 끝에 무슨 결론이든지 내릴 것"이라며 "그 결론을 내리기 위해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이사장이 '동의대사태'와 관련해 대학생들의 변론을 맡았던 때를 떠올린 부인은 "자료가 가방에 다 들어가지 않아 보자기에 싸서 다녔다. 새벽까지 눈에 진물이 나는데도 자료를 읽었다. 실험 결과나 나오지 않으니까 몇 번이고 해서 학생들한테 좋은 결과를 냈다. 1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다시피 하면서 열심히 했다"고 소개했다.

 

"(남편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쫓아내고, 서울 친정으로 가라고 한다"고 한 부인은 '아파트 청약'을 했다가 문 이사장한테 혼쭐이 났던 일화를 소개했다.

 

"결혼해서 너무 힘들었다. 서울은 강남에 아파트 청약해서 이사를 하면 돈을 버는 것 같았다. 부산에 와서 광안리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아파트 청약부금을 넣고 난 뒤에 남편한테 자랑삼아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눈을 부릅뜨면서 야단을 쳤다. 저는 남편이 변호사 수임료도 변변찮아서 청약이라도 해볼까 해서 한 것이었다. 그때 야단을 받고 그 충격으로 지표가 되어 올 곧게 살아 왔다고 본다. 청약저축은 무주택자한테 우선 분양권을 주는 제도인데 그때 저희는 조그마하지만 아파트가 있었다."

 

청중으로부터 질의를 받은 문재인 이사장은 "23일 고 노무현 대통령 3주기 추모식 마치고 나면, 제가 대선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겠다. 그럴 때 제 입장과 함께 제가 가져야 할 비전 등을 함께 말씀 드리겠다"고 대답했다.

 

일자리에 대해, 그는 "일자리는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다. 차기 정부가 가장 중요한 국정목표로 삼아야 한다. 차기 정부는 일자리 정부가 돼야 한다. 일자리 혁명이라고 할 정도로 성과를 내야 한다. 그 일자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청년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막상 졸업하면 일자리가 마땅찮다 취업과 미래가 불안하다. 불안해서 연애․결혼․출산까지 포기한다. 청년 일자리 마련을 위해 공공분야와 대기업에서 '청년고용 3% 이상 의무할당제'를 해야 한다. 사회적 일자리 30만 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아주 고약한 트윗을 했다. 얼마 전에는 이준석 비대위원이 만화를 올렸다"면서 "우리 정치는 정말로 증오나 적대심에 쌓여 있다. 상대와 공존하려고 하지 않는다. 당선도 중요하지만 선거운동도 축제처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 기간 영화 <써니>의 주제곡으로 삽입되었는 노래의 반주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낙선자 "대선에서는 이기자" 다짐

 

앞서 4·11총선에 나섰다가 떨어진 문성근(부산 북강서을)·김경수(김해을)·김영춘(부산진을)·천호선(서울 은평) 후보가 무대에 올라 '낙선 멘봉 토크쇼'를 벌였다.

 

문성근 후보는 "대선에서 이기자"고, 김경수 후보는 "대선에서는 김해를 지키겠다", 김영춘 후보는 "정말 죄송하다. 다음에는 여러분과 함께 이기고 싶다", 천호선 후보는 "이명박정권 핵심실세와 맞장을 뜨다 이기지 못하고 사과 말씀 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저는 민주통합당 '부산 북강서을' 지역위원장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오늘도 여러 행사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 당시 제가 출연했던 영화 <실종>을 케이블방송에서 100번 이상 튼 것 같다. 한국영화와 케이블 사상 최다 방영횟수일 것이다. 저한테 감표 요인인 것 같다. 그러나 젊은 분들한테는 인지도를 높여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말 이기고 싶었다. 2000년 노무현 대통령이 내민 손을 미쳐 잡아주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그것은 안 됐지만, 부산 전체에서 민주진영이 40% 이상 얻었다. 봉하에 계신 분이 내민 손을 부산 사람들이 잡아주고 있다. 12월에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추모문화제는 이날 오후 7시경 시작해 3시간가량 진행되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막이 열렸다. 가수 강허달림, 박경종, 밴드 '피아' 등이 공연했다.

 


태그:#고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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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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