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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32주년을 맞았다. 이번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불참했다. 2008년 참석 이후 4년 연속 불참한 가운데, 올해는 대통령 기념사까지 공식 식순에서 빠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이 대통령의 불참으로 총리가 기념식에서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해왔으나 이날 기념식에서는 이마저 총리 기념사로 대체되었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 정부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5․18 30주년 때는 경건하고 엄숙하게 진행되어야 할 기념행사에서 5․18 추모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아닌 경기도 민요 '방아타령'을 틀겠다고 해 '정부가 5․18 정신을 훼손한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었다. 게다가 올해는 형식적으로나마 해오던 대통령 기념사가 빠져 이 정부가 그동안 5․18 민주화운동의 위상을 경시해온 행위에 정점을 찍었다. 이는 얼마 전 이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해 미얀마 민주주의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존경을 표한 것과는 위배되는 행보이다.

18일 주요 신문보도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들의 인터뷰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역사임을 상기시켰다.

반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5․18 관련 사진기사를 싣는 정도에 그치는 등 5․18에 대한 홀대가 두드러졌다. 더욱이 조중동은 1~2건에 불과한 5․18 관련 기사에서 공통적으로 '박근혜 5․18묘지 참배'를 사진이나 기사로 주요하게 다뤘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을 의미있게 다뤘다기보다 박근혜의 행보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근혜의 5․18묘지 참배를 부각한 것은 그동안 5․18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 대통령과 대비시켜 조중동이 '박근혜 띄우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518 관련 주요 신문 기사
 518 관련 주요 신문 기사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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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서 보듯 조중동은 5․18 정신을 되새기는 기사보다는 사진을 싣는데 그쳤다.

특히 동아일보는 5․18 묘지에 참배하는 박근혜 사진기사 한 건을 실은 것이 전부였다. 조선일보는 사진기사만 2건이었는데, 그 중 한 건이 박근혜 5․18 묘지 참배였다. 중앙일보는 5․18 관련 기사는 사진으로 대체하고 정작 보도는 박근혜 행보를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조중동과는 보도에 차이를 보였다.

한겨레신문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총 4건의 기사를 실었다. 그 중 2면 <항쟁에 뛰어든 쌍둥이…형은 주검으로 돌아왔다>에서는 시민군 출신 이강준씨의 인터뷰를 다루었다. 인터뷰는 항쟁에 참가해 쌍둥이 형을 잃은 이씨의 증언을 실으며 5․18 당시의 참혹함을 전했다. 또한 같은 면 <진압봉․총칼 춤추던 그 자리에서 시민들 5분27초 묵념 '기억의 시간'>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행사들에 대해 자세히 안내했다.

12면 <전두환 풍자그림 거리에 붙였다고…>에서는 "한 예술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연희동 일대에 풍자 그림을 붙이다 경찰에 붙잡혔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에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면 되겠느냐'고 나무랐지만, 그렇다면 그분 때문에 상처 입은 수백 명의 명예는 누가 지켜주느냐"고 말했다며 이명박 정권의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도 함께 다뤘다.

경향신문은 총 2건의 기사를 다뤘는데, <5․18시민군 김준봉씨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에서는 시민군 출신 김준봉씨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는 "세상이 각박해진 것은 5․18의 '나눔 정신'을 잃어버리고, 업신여긴 데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박근혜, #518, #광주, #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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