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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서울 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중. 알마비바 백작의 방을 표현한 아기자기한 무대셋트가 인상적이다.
 뉴서울 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중. 알마비바 백작의 방을 표현한 아기자기한 무대셋트가 인상적이다.
ⓒ 뉴서울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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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는 5월부터 6월 초까지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과 국내 네 개의 민간오페라단이 한 주씩 주말마다 선보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지난 5월 11일~13일에 공연된 뉴서울 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은 아기자기한 무대세트, 유쾌한 줄거리와 음악으로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었다.

뉴서울오페라단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고자 <피가로의 결혼>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그 의도는 적중하였다. 작고 아담한 회전식의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5막의 오페라에서 수잔나와 피가로의 애정행각은 알마비바 백작과 여러 인물과 설켜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특히 2막 후반부에서 갑작스러운 가족상봉의 장면에서는 TV 아침드라마 같은 "막장드라마"라는 진행자의 설명에 모두들 웃음을 금치 못하였는데, 실제로 공연이 되고 너무나 리얼한 모습이 재밌어서 웃음을 자아냈다. 

뉴서울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중. 경쾌하고 즐거운 가족오페라의 모습을 보여주어 관객을 만족시켰다.
 뉴서울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중. 경쾌하고 즐거운 가족오페라의 모습을 보여주어 관객을 만족시켰다.
ⓒ 뉴서울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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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공연에서 바리톤 박경준은 힘찬 성량과 익살스러움으로 피가로 역을 잘 소화하고 있었다. 수잔나 역 소프라노 오미선과 백작 역 바리톤 강형규, 백작부인 역 소프라노 박혜진 등 주요 배역진 모두 가족적인 분위기의 이 코믹 오페라에 적절한 제스처와 음량, 표현법으로 조화를 이루어냈다. 특히 케루비노 역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는 2막 '사랑의 괴로움 그대는 아나'에서 풍부한 성량과 울림으로 만족스러운 아리아를 선사하였다.

주요 아리아들과 듀엣 모두 충분한 무대를 꾸며주고 즐거운 오페라 감상에 집중할 수 있는 연기와 노래, 무대를 보여주었다. 관객들도 공연 구석구석 충분히 웃고 즐기며 줄거리와 한편의 즐거운 오페라를 감상하고 있었다.

다만, 한가지 다시 생각해 본다면 1년에 한 번 열리는 대한민국의 '오페라 페스티벌'인 만큼 평소 공연에서 볼 수 없는, 관객이 꼭 이번 기회에 볼 수 있는 색다른 레퍼토리라거나 페스티벌 기간을 기회삼아 뉴서울 오페라단만의 '저력'을 보여는 그러한 야심찬 모습이 보여질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누오바 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중. 벽면 바닥 가득한 활자의 무대디자인과 테너 이승묵의 고뇌하는 호프만 연기와 열창이 돋보였다.
 누오바 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중. 벽면 바닥 가득한 활자의 무대디자인과 테너 이승묵의 고뇌하는 호프만 연기와 열창이 돋보였다.
ⓒ 누오바 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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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두 번째 단체로 5월 18~20일에 공연된 누오바 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대만족'이었다. 흔히 볼 수 없는 레퍼토리를 선사한 이날 <호프만의 이야기>는 또한 세련되고 현대적인 무대미술로 좋은 작품, 잘 다듬어진 음악을 한층 살려주고 있었다.

시인 호프만을 표현해주는 장치인 '글-활자'로 가득채워진 벽면과 바닥이 인상적이었다. 플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호프만 세 가지 사랑의 모습인 1막부터 3막까지 <호프만의 이야기>는 크고 넓은 오페라극장 무대를 평소 활용되는 범위보다 안쪽까지 활용하여 대형 오페라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일주 전 공연된 <피가로의 결혼>의 보통보다 작은 무대 세트와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고전 오페라보다는 현대 작품이라 작품이 커 보이고 세련되 보이는 면이 있었다. 그만큼 복잡다단한 선율 속에 가수들 역시 기량을 선보이는 데 적격이었다. 다만, 18일 공연에서는 훌륭한 합창과 연기에 비해 몇몇 가수들이 다소 고음의 불안이나 음량 조절의 미숙이 눈에 띄었지만 전체를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19일 공연은 배역 모두 바뀌었는데, 특히 주인공 호프만 역할의 테너 이승묵의 고뇌하는 연기와 청아한 목소리가 몰입을 이끌어내었다. 주말이라 관객도 더 많았으며 관객호응도 18일에 비해 월등하였다.

누오바 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중. 2막에서 기계인형 올랭피아가 사랑스런 아리아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였다.
 누오바 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중. 2막에서 기계인형 올랭피아가 사랑스런 아리아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였다.
ⓒ 누오바 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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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과 19일 모두 3막 시작의 여성 듀엣도 사랑스런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으며, 3막 무대의 창부역할의 무대 역시 도발적인 컨셉을 잘 살린 무대였다. 특히 5중창 아리아는 오페라에서 드문바 이 부분이 선명하게 인상이 남는다. 꽤 많은 친숙한 아리아를 가진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는 시인 호프만의 여인에 대한 사랑을 세 가지 다른 여인의 모습으로 경험하는 현상적 모습이 서막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2막은 '오페라의 유령'을 닮아 있었다.

이제 남은 공연은 그랜드오페라단의 <토스카>(5.25~5.27)와 서울오페라단의 <라트라비아타>(6.1~6.3), 그리고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갈라>(6.9~6.10)이다. 토스카와 라트라비아타 모두 우리가 익히 알고 종종 보아왔던 작품들이지만, 또 각 단체별 색깔로 어떻게 다른 무대로 공연을 구성하였을지 기대된다. 창작오페라갈라는 지금까지 대한민국 오페라 역사의 창작 오페라 아리아들을 되돌아볼 수 있어 주목된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위원회 주최 국립오페라단,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주관의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6월 8일까지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NS서울뉴스(http://knsseoulnews.com)에도 함께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하여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뉴서울오페라단, #피가로의 결혼, #호프만의 이야기, #누오바 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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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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