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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고 짜증났다. 허위사실이 너무 많다."

 

<조선일보>가 지난 12일 보도한 <[단독] 다섯 살짜리도 진보당 진성당원> 기사의 당사자인 중학생 강새봄(15)양의 말이다. 중학교 3학년생인 강양은 옛 민주노동당에 이어 통합진보당에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이다.

 

강새봄양과 아버지 강인석(47) 민주노총 경남본부 중부경남지부장은 <조선일보> 기사를 보고 펄쩍 뛰었다. 강 지부장은 14일 해당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조선>은 "통합진보당원 가운데 5세가 당원(민주노동당)으로 가입해 현재 15세인 청소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년 동안 부모가 대리투표를 해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은 "지난 9일 진보당 경남도당이 주최한 당원 토론회에 참석한 창원시의 한 당원은 '내 딸이 다섯 살 때부터 10년째 진성당원인데 당원자격을 선거법상 투표 나이인 만 19세 이상에게만 주도록 당규를 개정하면 내 딸은 어떻게 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에서 언급한 당원이 바로 강인석 지부장이다. 이날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이 토론회를 열었고, 강 지부장이 '청소년 당원'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진성당원인 딸 얘기를 한 것이다.

 

"투표권은 13세 이상이어야 ... 그런데 10년간 대리투표라니"

 

대리투표 가능성이 높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강새봄양과 강인석 지부장은 대리투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투표(선거)권 자체가 없었는데, 무슨 대리투표냐는 것이다. 2005년 5월 제정된 민주노동당 당규 선거관리 규정(15조)에 보면, 선거일 현재 만 13세 이상인 자라야 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 

 

강 지부장은 "새봄이는 청소년 당원으로 활동해 왔고, 4·11총선 비례대표 경선 때도 투표하지 않았다. 그런데 무슨 10년 동안 대리투표가 있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강씨는 <조선일보> 기사가 나온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봄이는 5살 때부터 당원이었다. 엄연히 당 기관지가 새봄이 이름으로 온다"면서 "권영길 할아버지가 너무 좋다면서 할아버지랑 같이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해서, 그런 당원하면 되지, 해서 10년 당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일 토론회 때 경남도당 위원장이 향후에는 청소년 당원들을 없앤다고 하길래, 제가 한 마디 했다. 아무리 아이지만 자신의 생각과 신념이 있는 것이니 당적으로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강새봄양은 사회 참여를 활발히 하는 중학생이다. 창원북면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9년 9월 당시, 강양은 반친구 3명과 홍희덕 국회의원을 인터뷰했다. <오마이뉴스>가 그 상황을 보도했고 강양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국회의원을 인터뷰한 초등학생'이라고 소개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2007년 '남북 노동절' 행사가 창원에서 열렸을 때는 화동으로 북측 대표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외에도 미군부대 이전으로 갈등을 겪은 평택 대추리와 한진중공업 고공농성 현장, 2008년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2008년 창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장기인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등 창원지역 통일·환경 행사의 단골 출연자다.

 

다음은 강새봄양과 통화 내용이다.

 

"조선일보 기사 보고 짜증... 허위사실 많다"

 

- <조선일보> 기사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짜증났다. 너무 허위사실이 많다."

 

- 처음에 어떻게 해서 당원이 되었는지?

"제가 그냥 하고 싶었다. 이전에 민주노동당에는 '당우'가 있는데 당우는 하고 싶지 않았다. 평당원으로 진성당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때 아빠한테 우겨서 했던 것 같다."

 

- 진성당원이라면 투표는?

"처음 가입했을 때부터 투표는 하지 않았다. 투표권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당규는 잘 모르겠고, 일반 선거에서는 투표권이 19세부터 있는 것이기에, 그 때부터 투표권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 당비는?

"지금은 매월 5000원 낸다. 처음에는 3000원 정도 냈던 것 같다. 점점 올랐다. 당비는 부모님들이 주시는 용돈으로 냈다."

 

- 지금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경선 불법 시비로 갈등을 빚고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은?

"낱낱이 조사해서 잘못을 가려내야 한다. 그런데 죄없는 사람을 허위로 죄를 추가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조선일보> "부모가 대리 투표 하지 않았다 알려와"

 

한편 <조선일보>는 15일자 '알려왔습니다'란에 "기사의 해당 당원 아버지는 '5살부터 딸이 진성 당원인 건 맞지만 민주노동당 당규에는 13세 이상만 투표를 하도록 돼 있어 부모가 대리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기사를 쓴 기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아버지가 그렇다고 알려와서 밝혔다"고 전했다.


태그:#조선일보, #통합진보당, #강새봄, #진성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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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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