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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7일 오후 6시 52분]
이정희 '조사위 공청회' 요구에 유시민 '당원 명부 검증' 맞불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7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과 관련해 "진상조사위의 철저한 재조사를 요구하며 진상조사보고서 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7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과 관련해 "진상조사위의 철저한 재조사를 요구하며 진상조사보고서 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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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부정 선거'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의 문제점을 집요하게 지적해 온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공청회를 요구했다.

이 공동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진상조사위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8일 오후 2시에 열자고 제안한다"라며 "보고서에 대한 철저한 재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영위에서 발의된 '지도부 및 경쟁 명부 비례대표 총 사퇴' 안건은 진상조사위 보고서의 일방적 발표 이후 거기에 기초해 만들어진 통합진보당에 대한 여론에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한 진상보고서'에 기반해 마련된 운영위의 권고안을 부정한 것이다.

그는 "불확실한 의혹을 상대방에게 스스로에게 지우지 않는 것이 내가 살아오면서 법률가로서 진보정치인으로서 가져온 시각의 기초"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공동대표는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은 의혹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나는 어떤 여론 공세도 사실로 확인 되기 전에는 믿지 않았다, 당사자의 소명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일을 중계방송하는 검찰이 매우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라며 "함부로 의혹 지우고 벼랑 끝으로 미는 것은 내가 할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사례와 통합진보당 진상조사위의 결과 발표를 연결 지어 말한 것이다.

그는 "지난 전국운영위 회의 내내 진상조사위원장은 해당 지역위원회에 부정 선거를 한 사람으로 지목 받는 당원들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했다, 나는 절망한다"라며 "인간에 대한 예의, 그 상식이 당 내부에서 무너졌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고통스럽다"며 울먹였다.

이 공동대표의 시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미확인 혐의를 중계방송한 검찰의 행태와 "충분히 해명하고 말 한마디로 모든 의혹이 풀릴 수 있는데도 의혹 당사자에게 전화 한 통 안 하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 조준호 조사위원장의 행동이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 공동대표는 몇 차례나 말을 멈추고 감정을 다스린 후 다시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유시민 "당의 위기는 당 스스로 만든 정치적 정통성의 위기에서 비롯"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7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과 관련해 "진상조사위의 철저한 재조사를 요구하며 진상조사보고서 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7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과 관련해 "진상조사위의 철저한 재조사를 요구하며 진상조사보고서 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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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공동대표는 '당원명부 검증'을 의제로 들고 나왔다. 그는 "비례대표 경선에서 이뤄졌던 당원 총투표의 결과가 정당성을 의심받는다, 핵심 문제는 당원 명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당원 명부에 대한 전면적 검증을 시작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통합진보당은 구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대리 투표 및 당비 대납' 등의 문제가 불거졌었다. 이번 기회에 당원 명부에 등재된 모든 사람들이 진성 당원제에 부합하는지 제대로 검증해 당의 고질적인 문제를 뿌리부터 캐자는 것이다.

더불어 당 중앙선관위가 비례대표 경선에서 각 후보가 각 투표소별 몇 표를 획득했는지 세부 정보를 공개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그는 "현장 투표는 투표소 별 후보 득표수가 공개돼야 하고, 온라인은 시군부·지역위원회별 득표수가 밝혀져야 한다"라며 "이를 두 달째 공개하지 않는 것 자체가 투표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짚었다.

유 공동대표는 "통합진보당이 봉착한 위기는 당 내부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정치적 정통성의 위기"라며 "당 스스로 민주주의 기본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서 시작됐다"라며 위기의 원인을 진단했다. 19대 총선 비례대표 경선에서 직접선거, 비밀 선거의 원칙이 훼손된 정황이 너무나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내용을 담은 '전국 운영위의 결정'이라는 것이 유 공동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운영위 회의를 방해하고 회의장을 물리력으로 봉쇄한 당원들, 당직자들의 행동은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당이 겪는 정치적 정통성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운영위의 결정이 제대로 된 효력을 가지려면 중앙위 의결을 받아야 하고, 이것도 승복이 어려우면 그 분들이 원하는 당원 총투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의결 절차를 통해 갈등을 해결해야지 당 의결 기관의 회의 자체를 물리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할 수 없는 민주주의 파괴"라고 날을 세웠다.

심상정 "어떤 경우에도 분당은 없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운영위를 통해 생살을 도려내는 결단을 내린 것은 진보의 숲을 가꾸지 못한 모두의 잘못에 대해 스스로 청한 벌"이라며 "진보정당의 오랜 관삽과 관행, 문화에서 비롯된 것을 혁신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키워온 책임만으로도 우리 죄는 너무나 무겁다"고 침통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공당으로서의 책임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상처나 억울함이 있을 수 있다"라며 "행위의 잘못을 가려내고 고쳐내고 건강하게 바로 세우는 과정은 운영위에서 결정된 대로 이후 특별기구에서 신중하게 아물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힘을 실은 것이다.

그는 '분당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분당은 없다고 자신에게 말할 수 있다"라며 "통합진보당 내에서 변화와 혁신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진보정치의 미래를 말할 수 없다, 당원 동지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당권파로부터 "부실한 조사 보고서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조준호 공동대표는 긴 한숨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조사위의 조사 진행 과정에서 미흡함과 부족함이 있을지언정 어떤 의도도 분명 없었다"라며 "사사로운 개인과 정파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진보의 미래를 여는데, 당원 동지와 국민이 함께 길을 열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준호 "유치찬란하구만"

한편, 대표들간의 갈등은 회의가 끝난 후에도 이어졌다.

회의를 마치고 나가는 조준호 공동대표에게 이정희 공동대표는 국회 복도에서 "숫자만 발표해 놓고 어디인지 왜 발표를 안하냐? 이런 사람이 당대표였냐?"고 따졌다. 이에 조 대표는 "유치찬란하구만"이라고 한마디 한 채 자리를 떴다. 이후 조 대표가 복도를 따라오는 한 당직자와 말다툼을 벌이자 이 대표는 "당직자에게 반말하지마십시오"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10일 당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그 자리에서 공청회와 재조사 등을 검토하겠다. 오늘 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태그:#통합진보당,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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