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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Peter Eckersall 멜번대 교수, Lydia NYID 매니저, 배우 서상원, 김은경 호주 SBS 프로듀서, David Pledger 연출가
▲ 사회자 및 패널들 왼쪽부터 Peter Eckersall 멜번대 교수, Lydia NYID 매니저, 배우 서상원, 김은경 호주 SBS 프로듀서, David Pledger 연출가
ⓒ 나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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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유행이 참 느리게 온다는 말들을 한다. 지역적으로 Down Under, 최남단에 위치해서일까, 해외에서 한 번 지나간 것이 뒤늦게 유행으로 찾아오곤 한다.

동남아를 넘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까지 강타하고 있는 K-Pop 역시 그렇게까지 들썩이지는 않는 것 같아 이곳에 사는 한인들은 그 대단하다는 K-Pop 열풍이 과장된 보도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호주정부에서 소수민족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공중파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에서 매주 일요일 아침 방송되는 Pop Asia 프로그램은 거의 100%  K-Pop으로 채워지고, K-Pop 공연 유치를 예정하는 호주 기획사들이 생기는 등 서서히 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도크랜드(Dockland)에서 개최된 플래쉬 몹에는 약 2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이에 즈음하여 한국-호주 협력 프로젝트 앰퍼샌드(Ampers&nd etal) 행사가 열렸다.

호주의 유명극단인 NYID (Not Yet It's Difficult) 와 한국 극단 우투리가 함께 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워크샵 (Body Listening), 세미나(Not JustK-Pop),  포럼(Asia+Europe=Australia)이 열렸고 Ampers&ndPresentation (Staging a process of discovery)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

이 행사는 음악, 무용, 피지컬씨어터예술가들이 창조적인 협력 파트너가 되어 새로운 공연 언어를 찾아가는 프로젝트이다. 호주, 한국 그리고 유럽이 함께 하는 이번 혁신적인 공연 실험 프로젝트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여러 상황들을 신체적, 음성적으로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드레스덴의헬레라우스 서양 예술센터에서 위임을 받아 NYID와 우투리가 오랜 시간 준비를 한 행사인데, 특히 지난 4월 26일 오후 5시부터 North Melbourne 타운홀의 Arts House에서 열린 세미나 Not Just K-Pop 은연극에 관심이 없는 일반 대중도 흥미를 느끼게 만든 행사였다.

멜번대학교 Culture & Communication 학과의 PeterEckersall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는 NYID 의 연출가 David Pledger, 싱가폴 국립대학교의 아시아 연구기관 소속의 정 선 박사, 극단 우투리의 배우 서상원씨 그리고 멜번저널 편집장 겸 호주 SBS 라디오프로듀서인 김은경씨 등 네 명의 패널이 발표를 했다.

Art Centre의 다문화 공연 팀장, K-Pop 공연을 열게 될 기획자, 대학에서 다문화를 가르치는 교수 등 다양한 참석자들은 두 시간 가까이 진행 된 이날 세미나에 흥미있고 진지한 반응을 보였다.

가장 먼저 발표를한 David Pledger 연출가는 한국의 대학가에서 '외국인'을 흔하게 볼 수 없었던 시절에 강의를 맡았던 시절을 이야기 하며,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생소했던 한국 문화를 자신은 어떻게 받아들이고어떻게 이해를 넓혀갔는지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한국의 문화와 현재 K-Pop에 이르기까지를 가감없이 정확하게 설명했다.

이어 화상 전화로 연결해 발표를 한 싱가폴 국립대학교의 정선 박사는 그동안 자신이 논문을 위해 조사 연구한 '한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했다. 정 박사는 "김대중 정권 때 이뤄진 평화무드와 개방된 문화정책으로 부터 한류가 꽃피기 시작했고 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지며 만개할 수 있었다"면서 욘사마 라는 고유명사가 널리 알려질 정도로 일본, 중국을 시작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기 시작한 한국 드라마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 했다.

이어서 우투리의 배우 서상원씨는 한국의 연극계, 수도 없이 많은 소극장에서 열리는 실험극과 정통극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국에서 연극 배우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발표했다. 또한 한국의 배우로 호주 극단과 협력해 여러가지 실험적인 연극 공연을 해 오면서 느끼게 된 문화 교류에 대해서 전문성있는 내용을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 

멜번저널 김은경 편집장은 호주 이민자로 지내는 34년 세월에서 최근 K-Pop이 주는 영향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김은경 편집장은 한국을 떠날 당시 반만년 역사를 가진 한국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했는데 막상 와 보니 한국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안다 해도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것을 기억하는 퇴역군인들이 전부였다면서 그 후 88올림픽, 월드컵 등을 거치며 조금씩 알려졌지만 지금 K-Pop 열풍에는 견줄 바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K-Pop 이 젊은이들에게 한국을 가장 빨리 알리는 매개체가 되었고 이것은 곧 앞으로 한국의 전통 문화, 음식 등 다양하고 멋진 문화에 더 쉽게 접근하는 기반이 될 것이며 한국 연예인들이 일방적으로 우리 것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화 수용도 잘 하니, 이것이곧 한-호 교류의 가장 좋은 촉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널들의 발표가끝난 후 참석자들로 부터 질문을 받는 순서가 이어졌다. 참석자 중 한 명은 "한국에 연극 공연 극장이 많다고 했는데 어떤 규모의 극장이냐"고 궁금증을 나타냈다. 서성원씨는 '다양하다. 관객 100명이 채 못되는 소극장 부터 대형까지 갖춰져 있고 그래서 그때 그때 맞는 장소에서 여러가지 실험극이 진행될 수 있다"면서 그래서 여러층의 관객들에게 기호에 맞는 작품을 볼 수 있는 선택권이 더 다양하게 주어진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K-Pop이 미국 것도, 영국 것도 아닌 바로 한국의 Pop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만든 것처럼 이민자들도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잘 지키며 사는것 같은데 그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등 다양한 질문을 했다.

여러가지 질문과대답 중 패널 김은경씨는 '5000년의 역사, 게다가 예술을 사랑한 민족이 가진 그 긴 역사 속에는 정말 다양한 것들이 이미 존재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랩 음악도, 힙합 댄스도 모두 우리 조상들이 이미 옛날에 했던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고대와 현대의 최신 테크놀로지가 공존하는 한국에 찾아가 보면 알게될 것'이라고 답변해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참석해 시종일관 진지하게 관람한 한인 이승은 레이철씨는 "한국인으로물론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지만 이런 행사가 만들어지고 여기서 영어로 소개되는 한류를 듣다보니 또 다른 감동이 있었다"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한편 5월 4일까지 계속되는 실험극Body Listening은 뒤편 배우의 움직임을 느낌으로만 받아 첼로 바이올린 등을 연주하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이다. 인간의 교류 그리고 문화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트레이닝을 겸한 이 연극은 멜번에서 먼저 진행 되지만 오는 10월 초, 한국에서 다시 열리게 된다.

NYID 의 매니저 Lydia 씨는 이번 행사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한국에서행사를 개최할 10 월이 정말 기다려진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멜번대학교에서 공부할 당시 NYID를 위해 많은 도움을 준 오선민씨가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 영어 교사를 하면서 번역, 진행 등을 도와줘서 이번 행사를 원활하게 치룰 수 있었다며 오랜 전통과 더불어 최신 테크놀로지를 최대 활용하는 한국인들의 재능과 부지런함을 다시 느끼는계기였다고 덧붙였다.  


태그:#K-POP, #한류, #호주 , #우투리, #NY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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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민 45 년차. 세상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고 그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사를 찾아 쓰고 싶은 사람. 2021 세계 한인의 날 대통령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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