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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1총선 서울 서초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된 새누리당 김회선 당선자의 선거공보물이 뒤늦게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김 당선자가 선관위에 제출한 후 유권자들에게 배포한  선거공보물의 사진이 조작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김회선 당선자의 공보물 3페이지 상단에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회선 당선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작은 사진 한 장이 실려 있다. 하지만 이 사진은 한눈에 보기에도 두 사람의 시선이 일치하지 않는 게 확연하게 드러난다.

문제의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뒷배경이 완벽하게 백색으로 처리되어 있어 실제 박근혜 의원사무실 배경과는 분명히 다르다.
 문제의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뒷배경이 완벽하게 백색으로 처리되어 있어 실제 박근혜 의원사무실 배경과는 분명히 다르다.
ⓒ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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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물 사진 조작 ...'선거법 250조 1항 허위사실 공표 해당'

선거 공보물에 싣는 사진을 조작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의 사진을 싣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또 선거법 250조 1항에 의해 그 처벌 규정도 무척이나 무겁다.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 1항의 내용을 살펴보면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인격· 행위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한 장의 사진과 관련한 논란은 선거기간에도 제기되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초구 선관위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기간 중 유권자들로부터 이 사진이 문제가 없냐는 질의를 수차례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사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기자는 지난 17일 김회선 당선자 사무실로 전화해 "이런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으니 공보물에 실었던 원본파일을 공개하면 논란이 종식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진 공개를 요청했다.

중앙선관위 누리집에 실려있는 당선자 정강 정책 E-book에 있는 김회선 당선자의 실제 공보물. 문제의 사진은 우측 상단에 있는 작은 사진이다.
 중앙선관위 누리집에 실려있는 당선자 정강 정책 E-book에 있는 김회선 당선자의 실제 공보물. 문제의 사진은 우측 상단에 있는 작은 사진이다.
ⓒ 선관위 누리집 해당 이미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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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요청에 김회선 당선자 측 실무책임자인 강길진 사무장은 처음 통화에서 흔쾌히 수락하며 "기자의 메일로 원본 사진을 찾아서 곧바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답변과는 달리 오후 3시가 넘어서도 메일은 오지 않았다.

오후 3시가 넘어 강 사무장에게 다시 전화해 "아직 메일이 안 들어온 것 같다"며 원본 파일을 한 번 더 요청했다. 하지만 강 사무장의 태도가 확 바뀌었다.

그는 "찍은 건 확실하다. 시선처리가 어색하다지만 조작은 아니다. 당선자와 박 대표님이 함께 찍은 사진은 몇 장 안 되는데 그 중에 한 장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사진을 찍은 장소와 일시에 대해 "지난 3월 21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 의원사무실에서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해명하면서도 사진 원본 제공에 대해서는 거부했다. 강 사무장은 "파일을 보내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인터넷에 돌아다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는 "선거 공보물은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고 또 거기에 실리는 사진 또한 후보자의 당선을 돕기 위해 싣는건데, 왜 제공이 어렵냐"고 재차 물었다. "원본파일을 제공하면 논란은 종식될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그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

더 이상 김회선 당선자 측을 통해서는 문제가 된 사진의 진위를 가리기 어렵다고 보고 다른 방식으로 사진의 진위를 따져보기로 했다. 바로 당사자 중 한 명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물어보면 쉽게 판명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이에 기자는 박근혜 의원실 이춘상 보좌관에게 전화 해 공식 확인을 요청했다. 이춘상 보좌관은 이날 오후 늦게 기자의 휴대폰에 문자로 "그날 찍은 게 맞습니다"라는 짤막한 답변을 보내왔다.

김회선 당선자가 문제의 사진을 찍었다는 3월 21일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19대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공천장 수여식'을 한 날이기도 하다.  이 사진은 새누리당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이미지다. 김회선 당선자측은 이날  여의도에서 행사를 치르면서 박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부탁해 의원회관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김회선 당선자가 문제의 사진을 찍었다는 3월 21일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19대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공천장 수여식'을 한 날이기도 하다. 이 사진은 새누리당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이미지다. 김회선 당선자측은 이날 여의도에서 행사를 치르면서 박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부탁해 의원회관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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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이 부족한 듯해 기자는 이춘상 보좌관에게 다시 전화해 사진을 찍은 경위와 관련해 재차 질문했다. 그는 통화에서 "21일 오전 중앙선대위 발대식이 있었고 김회선 당선자의 요청으로 박 위원장이 포즈를 취해줬다. 관련 사진은 가지고 있지 않으며 (원본은) 당시 사진을 찍은 김회선 당선자 쪽에서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서초갑 선관위는 "조작이 되었다는 입증이 가능하다면 허위공포사실에 해당하며 즉시 고발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초갑 새누리당 김회선 당선자는 지난 11일 치러진 총선에서 서초갑 총투표수 9만7787표 가운데 5만7335표를 얻어 59.1%의 득표율로 민주통합당 이혁진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회선,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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